허송인(虛送人)
: 허송세월 하는 사람
저(P)는 잘 쉬기 위해서는 좋은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시간을 허투루 보내게 될 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누군가는 출근하는 다음날에 대한 생각으로 온갖 불안에 시달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저 여유롭게 시간이라는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닙니다.
이것은 비단 주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일 저녁, 퇴근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귀가 후, 지친 몸을 침대에 뉘어 핸드폰을 켭니다. 한 번 보기 시작한 유튜브는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잘 시간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며' 쉬는 것과, '허비한다는 생각'으로 쉬는 것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이 반대에는 사이드 프로젝트와 부업, 취미생활 등 본업 이외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기 위해 루틴이 생기고, 그렇지 않은 시간들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취급받기도 하죠.
모종의 이유로 공백기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시간을 허비한다는 느낌'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 후 좋아하는 것이 뭔지, 삶을 통과하는 즐거움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방황을 하다가 3년 만에 살면서 처음으로 '정규직'이라는 것이 되었습니다. 규모 있는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지만, '이런 것도 도움이 될까?' 싶은, 아르바이트할 때의 경험조차도 여기서 허투루 쓰이지 않더군요. 내 커리어를 챙기고 자기 계발은 못할망정,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했던 카페 아르바이트에서도 저는 배운 것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무가치한 시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는 흘려보내는 시간을 '허비한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차라리 '이렇게 여유 부리니 좋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흘려보낼 시간이라면, 그 파도에 몸을 맡기고 힘을 빼보자고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흘러가는 시간을 꽤나 즐거운 마음으로 맞게 되었습니다.
허송세월은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의 리듬을 타는 사람들을 '허송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허송인들을 모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허송세월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