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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화 May 17. 2019

손님들이여 웨이터를 존중하자.

이상화의 테이블 매너

 보통 테이블 매너라고 하면 식탁 위의 식기들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음식마다 올바르게 먹는 요령은 무엇인가. 서양 정찬의 코스 구성은 어떠하며 어떤 자세로 먹어야 하는가를 떠올립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이 테이블 매너의 실질적인 주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저는 테이블 매너 교육 시에 그 범위를 무한히 확장시킵니다.

진정한 의미의 테이블 매너는 식사 장소를 결정하는데에서 시작해서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는 순간에 끝난다고 보는 것이죠.

우리가 테이블 매너를 배우고 익히는 목적은 함께 밥을 먹는 사람과의 온전히 즐거운 식사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레스토랑 매니저 시절 모습

 테이블 매너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레스토랑이라는 외식공간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웨이터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테이블 매너를 위해 손님인 우리는 웨이터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존중의 마음을 갖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다행히 요즘 시대에는 그 의미가 많이 흐려졌지만

한때는 손님이 왕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세계가 글로벌화되면서 외국의 음식과 외식문화들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개념도 함께 자리 잡으며 발전하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나온 말이 손님은 왕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 널리 공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계급이나 서열이 아닌 인권과 평등이 강조되는 시대로 사회가 변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손님은 왕이라는 말도 반가운 퇴색의 길을 걷게 되었죠. 

 "손님은 더 이상 왕이 아닙니다. 손님은 그저 정성스럽게 대접을 받으면 되고 그런 정성에 풍부한 감사의 표현을 남기면 되는, 대접을 베푸는 주인과 인격적으로 다를 것이 없는 존재라고 여겨야 하죠." 

이 마음으로부터 웨이터와의 매너가 시작됩니다.


1. 웨이터를 어떻게 부를 것인가.

   -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를 부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손을 드는 것입니다. 잘 준비된 레스토랑에서는 여러분들이 손을 들면 짧은 시간 내에 여러분들을 발견하고 테이블로 다가올 테니까요. 만약 사정상 긴 시간 동안 웨이터가 알아채지 못할 때는 "저기요" "여기요" 정도의 멘트로 불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호칭들을 사용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는데요 "자기야" "아가씨" "언니" "오빠" "이모님" 등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캐주얼한 식당에서는 "이모님" "고모님"을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격식 있는 자리에서는 호칭도 주의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은 매너입니다.

  -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잔을 들고 있는 나이프로 "땡땡" 소리가 나게 친다든가 손가락을 튕겨 "딱""딱" 소리를 내며 웨이터를 부르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니니 주의하는 것이 좋죠.

2. 존중을 담은 대화를 할 것.

   - 외식업뿐만 아니라 모든 서비스업 공간에서 손님들을 응대하다 보면 반말로 직원에게 말을 건네는 손님들이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확률이 함께 높아지는데요. 장유유서라는 유교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임을 감안하면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나이를 불문하고 초면인 사이에 반말을 쓰거나 언성을 높이는 투로 대화를 하는 것은 아주 나쁜 매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웨이터도 손님을 존중하듯이 손님도 웨이터를 존중해야 하죠.


 3.  눈을 마주칠 것. (eye contact)

    -  손님과 웨이터는 필연적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주문을 하고 주문을 받아야 하며 음식을 내어주고받으며 계산을 하기도 하죠. 이 모든 과정은 대화입니다. 세련된 매너는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웨이터는 손님을 보며 주문을 받고 확인을 하는데 손님은 시선을 메뉴에 고정한 채 주문을 받는 웨이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을 보고 대화해야 하는 매너는 웨이터와 손님 사이에서도 지켜져야 할 매너죠.


4. 접촉하지 말 것. (Don't touch)

   - 마찬가지로 서비스업 공간에서 일을 하다 보면 직원의 몸에 손을 접촉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합니다. 물론 손님 입장에서는 부르는 나를 못 보고 지나가는 웨이터를 불러야 한다는 마음에 어깨나 허리를 살짝 건드릴 수 있다고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나의 몸에 손을 댄다는 것은 꽤나 놀라고 불쾌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조금 느긋하게 마음을 가지고 나를 못 보고 지나가는 웨이터를 잠시 후에 다시 부른다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나에게 불쾌한 일은 타인에게도 분명 불쾌한 일이니까요.



 매너는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그 타인에는 나와 마주 앉아서 식사를 즐기는 나의 사람도 있지만 나와 나의 사람의 식사를 정성스레 도와주는 웨이터도 포함이 된다는 사실. 그래서 나의 테이블 매너 속 배려는 나의 사람과 동시에 우리의 웨이터에게도 향해야 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즐거운 식사가 될 테니까요. :)


글 : 글로벌 매너 강사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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