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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Jan 04. 2024

개그맨 문천식 님과 유튜브를 합니다(feat. 커머스)

개그맨 문천식 님과는 15년 가까운 인연이 있습니다. 문천식 님이 홈쇼핑 쇼호스트로 도전했던 시기에 저 역시 홈쇼핑 PD로 입사를 하면서 묘한 동질감이 있었고 이런저런 방송을 같이하며 자주 술잔을 기울이는 형동생 사이가 되었습니다.

작년 2월쯤  형이 전에 없던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오 PD, 내가 쇼호스트로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처자식도 먹여 살리고 했는데 점점  홈쇼핑 산업도 침체기고 점점 나를 불러주는 방송도 줄어드는 게 느껴져. 저번달에 계산해 보니까 수입이 제일 많이 벌었던 달에 60% 수준 밖에 안되더라고. 나도 이제 곧 50이고 언제까지 쇼호스트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갑자기 신세한탄을 하는 건지, 그럴 힘도 없지만 저에게 어디 꽂아달라고 부탁을 하는 건지 혼란스러운 순간 형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랑 유튜브를 하자. 나도 이제 유튜브를 해야 할 것 같아. 정말 열심히 할 테니까 도와주라”     

솔직히 반쯤 장난이고 금방 그만둘 것 같아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전혀 몰랐죠.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착한 일을 한다는 컨셉으로 시작한 채널이었기에 홍대에 가서 쓰레기를 줍고, 구독자 시골집에 가서 청소를 하고, 좋은 취지의 바자회에 가서 MC를 보는 등의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초보 유튜버에게 시청자들은 냉담했고 연예인이라는 후광이 무색하게 조회수는 바닥을 기었습니다. 

기획 회의를 하다고 다투는 일도 잦았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매번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제안하고 혼자서라도 찍어오고 모든 제작비를 감당하며 이를 악물고 있는 형을 보니 쉽사리 그만두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비싼 물가에 초저가 식당을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좋은 타이밍에 명헌만, 잡솨 등 유명 유튜버들과 콜라보 방송을 하면서 순식간에 구독자가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연말에는 특집으로 성시경 님을 모시고 토크 콘서트를 하는 꽤 큰 규모의 콘텐츠도 만들었습니다. 


이제 나름 안정적인 조회수가 나오고 구독자도 느리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단계에 오자 꼭 이 채널을 커머스로도 확장시키고 싶었습니다.     

개그맨이면서 쇼호스트 출신인 형의 경력과 홈쇼핑 PD 출신인 저의 경력을 어필하여 모 플랫폼 관계자들과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나름 인기가 있는 초저가 식당 콘텐츠를 하면서 밀키트나 식사권을 만들어 팔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또한 판매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시청자들을 위해 채널의 컨셉에 맞도록 일부 기부를 하거나 수익금이 좋은 곳에 쓰일 수 있도록 기획을 했습니다.     

지금 저는 플랫폼 관계자들과 협업하여 저희 유튜브 채널의 쇼핑몰을 만들고 있습니다.

형은 상품화할 수 있는 식당들을 찾고 도움이 필요한 단체 등을 찾고 있습니다.     

아는 형의 가벼운 부탁으로 시작한 유튜브였지만 결국 돌고 돌아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자신 있는 커머스 영역으로 왔습니다.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를 거쳐 콘텐츠 커머스의 모든 것을 다 해봤다고 자신했지만 또다시 유튜브를 통한 커머스라는 새로운 영역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유튜브 쇼핑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지금 저희의 진행 상황을 한 번씩 글로 남겨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잊지 않고 기록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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