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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아빠곰 Dec 07. 2015

로맨스 소설을 써 보자

육아휴직 아빠, 장르 글쓰기에 도전!






Now Write 장르글쓰기 2 - 로맨스 (리 마이클스, 다른)



아침에 다른 책 검색하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 있어 간만에 충동구매.


마눌님이 좋아하시는 로맨스소설.

남자에게는 남성 중심의 포르노가 있다면 여성에게는 할리퀸부터 시작하는 로맨스소설이 있는 거니까 각자 너의 영역은 건드리지 않는다. 하고 쿨하게 보내온 지 오래.

하지만 가끔씩 들여다보면 이 뻔한 이야기들을 왜 그리 재미있게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배경만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왔다갔다 하는 것 뿐이지 뭔가 빈틈이 있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줏대도 있고 나름의 까칠한 매력이 있는 여주인공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덕,체를 겸비한, 아니다 거기에 돈과 배경까지도 포함한 남주인공이 밀고 당기고 하다가 어차피 잘 되는 이야기 아닌가?



쉬는 날, 마눌님이 혼자 쿡쿡대며 책을 보고 있으면 내가 이렇게 물어본다.


'했어? 안했어?' 

'아직.'

'어차피 할거잖아?'

'꺼져'


그런 의도는 아닌데. 이야기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물어보는건데.. 

내 다년간의 곁눈질 결과 정사신은 1/3분량 정도에서 한 번, 2/3분량 정도에서 한 번 정도, 나머지는 작가와 독자 취향에 따라 추가. 이런 것 아닌가? 다 파악됐엉~




어쨌든 옆사람이 평생을 들여 좋아하는 분야라면 좀더 탐구해도 좋겠다고 생각하여 매뉴얼을 구입하고 내가 한 편 써볼 생각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초반부.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우연찮게 만난다. 처음에는 잘 맞지 않는 듯 티격태격하거나 남주인공의 오만하고 건방진 모습에 여주인공이 분개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일과 관계되었든 아니면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서 부대끼게 되었든 둘이 자주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약 30페이지까지 나오다가


사랑에 빠짐.

여주인공이 '저 나쁜자식~' 하고 씩씩대다가 갑자기 '어머 그런데 내 얼굴이 왜 화끈거리지?' 혹은 고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있다가 '내가 왜 그놈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버린 것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인정. 뭐 이런식 아닌가? 


중반부.

그 후로는 밀당 하다가 둘만이 있게 되는 상황이 되고, 약간의 갈등과 약간의 폭력 혹은 강압적인 상황을 곁들여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다음에는 바로 주위에 오픈할 수가 없어 둘만의 비밀로 잠시 간직하다가 위기가 한두번 찾아 오고 결국은 잘 된다.


후반부.

갈등이 해소되거나 혹은 갈등을 뛰어넘는 잠시의 시간간극을 둔 다음에 아침에 하얀 시트에서 눈을 떠 보니 옆자리에는 부드러운 머리칼의 그놈이 어쩌구.. 서양 소설같으면 아빠 눈동자 색깔을 닮은 아기가 어쩌구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시대적 배경과 특수한 직업세계에 대한 허황된 고증이 깨알같은 재미를 더하는 거고.




어쨌든 작가는 100권 이상의 로맨스소설을 써서 성공시킨 전력을 가지고 있으니 한 수 배워서 복직 전에 한 권 써놓고 갈 예정.


목차를 보면 내용도 아주 실용적?으로 잘 짜여져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 갈등이 없으면 로맨스도 없다.

여주인공이 사랑스러우려면?

문제는 반드시 있다.

단기적 문제 / 장기적 문제

너무 이른 시작 vs. 너무 늦은 시작

첫눈에 싫거나 반하거나



올~ㅋ 이것 한 권만 읽으면 바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사실은 주제도 이미 정해 두었다. 하. 하. 

이 로맨스소설은 주제가 핵심이기 때문에 공개할 순 없지만.. 온갖 데 쓸모 없는 남편들을 애완용으로 기르기 시작한 후의 근미래 이야기 정도까지만 공개.


이거 아주 플롯 5종에 각 장면별 이야기 덩어리 각 10종 정도 만들어 두고 시대배경, 주인공 이름과 신체 특징, 직업과 취향 정도만 정해 주면 로봇이 써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로맨스소설 작가를 꿈꾸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로맨스소설 쓰기 플랫폼으로 판매를 하는 거다. 기본 플롯과 템플랫은 무료이지만 주인공의 인기있는 직업과 이름 등은 유료로 해도 되겠다. 아니면 특정 작가의 문체 등은 해당 작가와 계약을 맺고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해도 될 것 같다. 또 실제 연인이나 부부를 주인공으로 하여 자기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 같다. 어쨌든 이런 서비스로 스타트업을 하려고 해도 일단 한 편은 직접 써 봐야 할 테다.. 


다만 세부 묘사에 있어서 닭살돋는 대화나(우웩) 상황 설정 같은 것들은 잘 할 수 있는 사람(마눌님)에게 외주를 줘야 할 것 같다.


그러면 공동저자가 되는 거니까 그럴싸한 필명을 하나 먼저 붙여야겠군. 아주 유명한 로맨스소설의 남주 여주 이름으로 하면 홍보 효과도 있고 괜찮을 것 같다. 래트와 스칼렛? 이건 너무 고전적이다. 


... 윗집 여자가 청소기 돌리니까 나도 얼른 청소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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