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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제트 Sep 15. 2023

(시) 표류 중입니다.

시시(視詩)하다

표류 중입니다.

안과 밖이 구별이 안되고

하늘과 바다가 뒤섞여있고

시간은 잠수 중입니다. 


졸고 있던 거북이를 잡았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뒤집으니

바둥거리는 모습이

표류 중인 나를 닮았습니다. 


에미 거북이가 낳은 백몇 개의 알 중에

한 두 개만이 산다고 합니다.

그 백분의 일의 확률 덩어리가

내 앞에서 백분의 백으로 되려 합니다. 


내 생존 확률은 얼마일까요? 


내 생존 확률을 좀 더 높이려면

놈을 먹어야 하고

거북이의 확률을 높이려면 놔줘야겠지요. 


거북이가 나한테 묻습니다.

네가 살 확률 100프로

날 놔줄 확률 50프로

놔준 내가 살 확률 10프로


표류 중입니다.

시간이 아예 멈추어 버린

이 시커먼 공간 속에서

확률과 내가

동시에 표류 중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Pexels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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