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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젼세이 Nov 22. 2023

우리에게도 '딘쪽이'의 모습이 있다

완벽주의를 딛고 4년 만에 컴백한 딘



1.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올여름 빈지노였다. 팬들의 채찍과 당근으로 7년 만에 정규앨범이 나왔다. 가을이 지나기 전, 아슬아슬하게 딘도 컴백했다. 4년 6개월 만이다.



2. 싱글이라 곡은 하나다. 'DIE 4 YOU'라고 적힌 배너를 누르는데 꿈인지 실감 나지 않더라. 기다린 만큼 실망도 클까봐 전주를 들으면서 '제발 좋아라...' 속으로 바랐다. 다행히 내 취향이었다. 그리웠던 14-15년도 딘 스타일이 들린다. 48초 'Could you tell me once again' 이 부분!




3. 사람들의 반응도 너무 재밌다. "별로라고 하면 앨범 안 냅니다. 빨리 내라고 재촉하면 앨범 안 냅니다. 무조건 잘 왔다고 어루만주어 주며 달래줍시다. 그냥 살아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칭찬해주세요" 댓글에서 딘은 금쪽이가 되어 있었다. 이번 싱글만 내고 사라질까 봐, 다들 딘을 보호하고 격려했다.



4. 딘도 완벽주의 면모가 강한 것 같다. 이전에 그는 "꽤 오래전부터 저는 이 세상 앞에 나의 완벽하고 좋은 면만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생각에 갇혀 있었다"고 말한 적 있다.


이미 그도 알고 있다. 부담감이 큰 나머지 가볍게 즐기면서 할 수 없는 상태라는걸. 무엇이 딘을 짓누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높은 기준이 그를 옭아맨다면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져도 된다고, 그래도 권혁스러운 느낌은 여전하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 (후지지 않아!)



5. 관대하다는 말은 대충 한다는 뜻이 아니다. '유연'에 가깝다. 물 흐르듯, 가능성을 열어두고 불확실성을 수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변수는 사람들의 반응인데,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이건 끝이 아닌 과정이야. 나중의 창작을 위한 아카이빙이라고. 잠시 현재의 생각을 붙잡아 놓기 위해 쓰는 중이니, 누가 뭐라고 해도 두려워마. 너의 진솔함은 너만 아는 거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해'  


일기도 나중에 보면 어딘가에 도움이 된다. 찰나의 재미를 주고, 반성하고 성숙하게 하며, 창작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 재료를 가지고 거듭 발전된 결과물을 내기 때문에 '그 순간 몰입해서 솔직하게 썼는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deantrbl


6. 우리에게 모두 딘쪽이의 모습이 있다. 내게 1년 반째 쓰고 있는 책이 있다. 심지어 사진집 겸 에세이라 글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문장을 짓고 버렸는지. 이미 책 2권이 나왔을 거다. 고칠수록 문장은 나아졌다. 하지만 첫 분위기를 되살리기 어렵더라. 다시 그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는 나를 보고, 이제는 처음의 감을 믿고 간다.  



7. 만약 딘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티스트라면,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피드백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 말하면서 정리되고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지 모른다. 혼자 앓으면 생각이 고인다. 압박, 비난 등 부정적인 악취가 스멀 올라와 열심히 만들어 놓은 걸 그대로 방치하거나 버리게 된다. 완벽주의 기질이 나올 때 이 3가지를 기억하시라.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피드백을 주고받고,

끝이 아닌 거듭 발전해나간다고 생각하며,

형태가 있는 물체로 대중과 유연하게 관계 맺기


DIE 4 YOU - 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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