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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Sep 14. 2023

47. 헬싱키 크루즈여행

스톡홀름에서 헬싱키 그리고 다시 스톡홀름으로 돌아오는 2박 3일 여행기

*2박 3일간의 여행을 한꺼번에 쓰다보니 사진이 좀 많습니다:)


여름의 끝자락, 어쩌다 급 예약해서 가게 된 크루즈여행.

예전부터 남편이 배만 보이면 가볼래 물어봤는데

그땐 관심도 없다가 먼저 여행 다녀온 언니가 좋았다는 말 한마디에 나도 따라 예약을 했다.


보통은 이미 다 휴가를 다녀오고 돌아오는 그 무렵에 우린 크루즈여행을 떠났다.


스톡홀름-헬싱키 루트로 총 40시간을 여행한다.

17시간 배를 타고 헬싱키로 가서 

헬싱키에선 단 6시간 여행을 하고

다시 배를 17시간 타고 스톡홀름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주 아주 어릴 때 크루즈여행을 해 봤다는 남편과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나.

나는 배는 타봤지만 배 안에서 숙박을 하고 밥을 먹는 건 처음이다.

그래서 더 떨리고 걱정했다.

멀미가 심한 편은 아니지만 멀미 걱정도 갑자기 막 되고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별의 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날씨가 흐렸고 탑승시간을 간당간당하게 남겨두고 배에 탈 수 있었다.

스톡홀름에서 출발하는 배의 모습.

외관에서는 몰랐는데 내부로 들어갈수록 연식이 꽤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이다.

창문도 없고 뷰도 없다.

통로 안쪽에 위치한 방이라서 그런 거 같다.

방 등급별로 내부가 다른데

우린 2인실 호텔과 비슷한 구조였다.

화장실도 개별로 딸려있다.

오래된 호텔, 약간 토요코인 느낌도 나고 그랬다.

짐을 대충 풀어두고 배 난간으로 나와봤다.

점점 멀어지는 스톡홀름...

다시 배 안으로 돌아와 구석구석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둘러봤다.

카페도 있고 안쪽으로 아이들 놀이방도 있었다.

배에서부턴 스웨덴보단 핀란드 느낌이 더 났다.

우선 가격이 다 유로로 매겨져 있었고 빵들도 핀란드스타일 모양이 많이 보였다.

비슷한 듯 다른 스웨덴과 핀란드의 문화:)

우리가 미리 예약했던 저녁먹을 식당.

식당도 4-5곳 정도로 나뉘어 있었는데 메뉴는 그렇게 색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해산물 식당.

자리에 안내를 받고 메뉴판을 받았다.

우린 이미 오기 전부터 메뉴를 정해놨던지라 대충 보고 직원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물도 유료...


식전빵

마른 티슈에 물을 부어서 쓰는 물티슈었다.

닭가슴살요리

굉장히 부드러웠고 맛있었다.

해산물 플래터

굴 말고는 다 익힌 것인데

차갑다... 따뜻하지 않다;;;

해산물과 같이 먹을 토스트빵


남편이 손을 다 버려가며 해산물을 손질해주면

나는 아기새마냥 받아먹었다.

날 것을 못 먹는 나대신 남편이 굴은 다 먹었다.

우리 둘다 선호하진 않지만 나는 쉽게 탈이나는 편이라서ㅠ


배가 고팠었는데 남김없이 싹 다 먹었다.

양이 많아 보이지 않아서 남편은 빵 리필하고 싶다고 계속 그러더니

다 먹고나선 배가 불러서 더이상 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마음이 바뀌었다..ㅎㅎ


가격은 착하지 않았지만 나름 만족하며 먹고 나왔다.

먹고 나서 아까 봐둔 카페에서 디저트도 먹었다.

생긴 거에 비해서 맛은 그냥 그랬다.

그래도 상콤한 딸기를 먹으니 뭔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좋았다.


배불리 먹고 배 안을 좀 더 둘러보다가 방으로 돌아갔다.

와이파이도 되고 안에 티비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와이파이는 정말 신호가 약해서 거의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유튜브를 보려다가 어찌나 답답하던지

어쩔 수 없이 챙겨간 책으로 자꾸만 손이 갔다. 

다음날 아침

비예보가 있었어서 기대를 많이 안했는데

헬싱키에 가까워 올수록 날씨가 맑아졌다.


객실이 있는 통로

생각보다 진짜 객실이 많았다.

헬싱키 근방에 있는 수오멘린나섬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요새가 있는 섬이다.



헬싱키는 5년만에 다시 왔다.

공항 환승하러 지나간 거 말고 

시내에 발 붙이고 돌아다닌 것 기준으로 딱 5년 만...

혼자 시내 곳곳을 5박 6일 돌아다녔다.

5년만에 감회가 새로웠고 예전에 가봤던 곳들을 다시 둘러보고 싶어졌다.

날씨 대박!!!

내리자마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꺼내 신은 우리 커플 운동화ㅎㅎ

그리고 빼먹지 않는 인증샷, 맨홀:)

5년 전 들렀던 카페, 로버트

아침도 안먹고 배가 고팠던지라 

각자 먹고 싶은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켰다.

유로로 계산되니까 괜히 더 비싼 것 같고 그랬다.

스웨덴이나 핀란드나 물가가 비싼 편이라 어쩔 수 없지만ㅠ

유명한 실내시장도 들어가보기.

헬싱키에 왔다면 안 갈 수 없는 곳이다.ㅎㅎ

빵 종류는 스웨덴이랑 비슷한데 크기가 정말 컸다.

그리고 뭔가 더 투박스럽다.


지나가다가 만난 한국대사관.

반가웠다.

어딜가든 대사관이 있으면 든든하다.

한국인으로서 도움받을 곳이 있으니까:)

슈퍼도 구경했는데

이 브랜드, 이 맛은 스웨덴에도 있는거지만 이름이 다르다.

왜 헬싱키에서 파는 건 맨하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흔히 볼 수 있는 사워크림+양파맛 감자칩

5년 전 내가 묵었던 도미토리룸

그 당시 내 침대, 내 방, 주방 다 기억이 난다.

텅 빈 방에서 혼자 멍하니 창밖을 보던 기억도...

날 보러 왔었던 당시 남친, 지금 남편이랑 같이 갔던 빵집.

귀여운 공사중 표지판.

스웨덴 공사장 표지판보다 더 귀엽다.

내 인생 첫 사슴고기를 먹었던 식당.

여기도 구남친, 현남편과 함께였다:)

핀란드에 오니 괜히 먹어야 할 것 같은 쌀파이

사실 별 맛은 없는데 먹다보면 또 고소하니 괜찮다.

약간 우리나라 떡 같은 느낌도 나고.

마트에서 파는 거지만 여기 빵들 중에서 일부는 핀란드 유명 브랜드인 Fazer에서 온 것도 있다.

스웨덴에서도 볼 수 있는 브랜드 감자칩이지만

이 버섯맛은 없었는데... 핀란드에서만 파는 거 같아서 사왔다.

칸타렐리버섯

북유럽에선 흔히 먹는 버섯으로 가격도 비싸고 인기도 많다.

그런데 향도 세고 내 취향은 아니라서 굳이 사먹진 않았는데

핀란드에서만 파는 맛이라면 또 사고 싶고 그래서 고민하다가 샀다.

공항에서 시내로 올 때 기차를 타면 내리는 곳.

헬싱키 중앙역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

남편이 빵을 사고 싶어해서 둘러봤다.

처음 보는 빵이 있어서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안에 고기가 들어있다고...

굉장히 헤비할 것 같아서 사진 않았다.

핀란드산 딸기니까 또 먹어보고 싶어서 사고

이런... 김치같지 않은 김치를 만났다.


트램

옛스럽다:)

또 다른 실내시장

실내시장 2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행히 점심시간 내에 주문했어서 오늘의 메뉴를 시킬 수 있었다.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는 빵과 샐러드

남편이 시킨 토마토파스타

내가 시킨 니스풍 샐러드


우린 프랑스 니스도 여행갔다와서 궁금하기도 했다.

그냥 참치샐러드...ㅎㅎ

빠질 수 없는 한국식료품쇼핑


핀란드는 핀에어 직항으로 한국에 갈 수 있으니까

스톡홀름보다 더 다양하게 한국음식을 팔 줄 알았는데

스톡홀름에서 사는 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여기서 메로나 하나 사서 남편이랑 나눠 먹었는데

추억의 맛이라 반갑고 좋았다:)

날씨가 다 한

헬싱킹 대성당


핀란드 하면 하얀 건물에 파란 하늘...

이게 내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핀란드의 모습이다.


다시 실내시장으로 들어와서 남편이 먹고 싶다는 젤라또를 사러 갔다.

나는 그 옆 식당에서 메뉴 구경

처음 핀란드에 왔을 땐 이 크림연어스프를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외 시장에서 아담한 천막에서 파는 크림연어스프를 처음 먹었는데...

그 할아버지가 하는 곳을 다시 찾으려고 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5년 사이에 가게를 접으셨을까...아쉬웠다.

내 취향은 아닌 음식이지만 그 할아버지 가게에서 먹었던 스프맛이 그리웠다.

남편은 젤라또를

나는 여기서 커피랑 블루베리치즈케이크를.

둘이 서로 나눠 먹으면서 마지막 헬싱키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안녕, 헬싱키!

17시간이나 배를 타고 와서 단 6시간만 머무르다 가기에 정말 아쉬웠다ㅠㅠ

5년만에 다시 왔는데

나중에 또 5년이 지나면 또 여행오자고 남편이랑 약속했다.

바로 옆 나라에 살면서도 가깝다는 이유로 잘 안가게 되는 것도 있는 거 같다.

다른 새로운 곳들도 안 가본 곳이 많으니까 다른 곳을 우선으로 가게 되고...

집에서 챙겨온 컵라면으로 느끼한 속을 달랬다.

식당음식보단 한국음식으로 내려야 할 때가 온 것!

방에서 먹으면 냄새가 안 나갈 것 같아서 

난간 밖으로 나와서 먹는데 바람이 바람이 장난 아니였다ㅠ

그래도 라면은 정말 최고!

남편도 여행 중 가장 맛있게 먹은게 이 컵라면이라고ㅎㅎㅎㅎㅎ

사 온 음식으로 디저트를 먹었다.

사과파이랑 핀란드산 딸기

스웨덴 카다멈번이랑 비교하려고 샀는데

가운데가 크림치즈다... 스웨덴에 비해서 훨씬 헤비하고 달고...ㅎㅎ

점점 스톡홀름에 가까워진다.

드디어 도착했다.

우리가 사는 곳, 스톡홀름...


첫날 배에서 보내는 밤은 처음이라 그럭저럭 보냈는데

두번째 밤엔 너무 지겨웠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과

와이파이도 안되고 잠도 잘 안오고ㅠㅠ

그래도 17시간을 잘 버텨서 드디어 도착!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여행이었다.

단, 우린 크루즈와는 맞지 않는 걸로...ㅎㅎ

내려서 지하철역을 향해서 걸었다.

바깥 공기를 마시면서 걷는 게 이렇게 좋았구나:)

새삼 땅을 밟을 수 있는 자유와 시원한 바깥 공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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