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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 판교 Jan 01. 2024

마당바위에서 맞이한 신년 일출  

내 인생 처음 해맞이 행사

2024. 1.1  

 

"엄마!  친구들이랑 마당바위에 새해 해맞이하러  가기로 했어! " 

 "우리집 거실에서도 편안하게 일출 구경할 수 있는데, 왠일?  너 지금 목감기 걸려서 계속 골골 거리잖아!" 


한다면 한다! 주의인  사춘기 아들을 과연  말릴 수 있는 엄마가 있을까? 어제 내린 눈이 얼어 붙어 버려 새벽녘에 등산을 하기에는 몹시 위험할텐데..  아무리 왕복 40분 거리의 뒷동산이라지만, 거침없는 아이들 넷만 보내기엔 좀 겁이 났다.  서판교 살이 10년차인데 매년 1월 1일  마당바위에서 진행하는 새해 해맞이 행사에 참석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걱정되는 나머지  보들이를 뒤따라 갔다.  아이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는 엿듣지 않고 멀치감치 떨어져서  보들이를 뒤쫒아 갔다.  


해맞이 행사 초보인 엄마는  "해 뜨는 시각은 오전 7시 46분인데,,  왜 이렇게 일찍 간다는 거야"  천천히 가도 되잖아"  


살얼음이  가득한 등산로를 조심 조심, 행사장을 향해 올라갔다.  새벽녘의  판교 도서관 언저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희미한 조명 불빛과  등산객들이 준비한 휴대용 랜턴 불빛만이 가득했다.  등산 장비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일출객들은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을 이용하여 불을 비추며 엉금엉금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절반쯤 도착했을까 싶은 지점부터  약 10미터 간격으로 안전지도를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다.  

 

 평소라면 20분이면 도착했을 거리인데,  오늘은 40분 정도 소요된 것 같아. 먼저 도착한 분들은 이미 마당바위를 모두 점령해 버렸고,  안전상의 이유로 인원 제한을 하여  마당바위 진입로를 따라 선착순 5대열로 줄을 서서 일출을 맞이하는 진풍경. 걔중에는 꼭 새치기 하고 말 안듣는 어른들이 있다지. 


분당구 국회의원이신 안철수 의원의 신년인사와 함께   이태원 클라스 OST에 맞추어 해맞이 행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최연소, 최고령 참석자에게는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는데 예년과 달리 올해는 준비가 미흡했었나 보더라.  


인생은 선착순~   12월 초부터 시작되었던   선착순 수강신청의 악몽은  오늘 해맞이 행사까지 이어져서 다소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솔밭 사이로 보이는  작은 태양, 그리고  우리 동네를 환하게 비추기 시작하는 것이 너무 멋졌다.  이렇게 같은 목적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일제히 서있는 풍경은  몇년만에 처음인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로웠다. 

마당바위에서 맞이하는 신년 일출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마당바위 근처에서  하산하는  안철수 의원님의 덕담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바로 코앞으로 내려가시면서 눈을 맞춘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데 ,  와!!  나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새해 첫 날에  유명 정치인을  바로 앞에서 보고  그분으로 부터  새해 덕담을 듣자니  너무 기분이 좋아지는 거 아닌가!  ㅎㅎ  갑자기 호감도 급상승!!


                   보들이 덕에 엄마 계탔다!!                              내려가는 길도 인산인해 거기다 미끌미끌


보들이가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  길에,  로또맞은 기분?  

2024년은 무탈하게  건강하고  마음 편안한 한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기분이가 좋은 하루다. ㅎㅎ 


#마당바위_해맞이

#갑진년_해맞이

#안철수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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