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성 May 20. 2016

피터팬이 되고 싶은 어른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기 위해 정성껏 소원을적은 편지 한 번씩은 써보셨을 것입니다. 물론 사서함은 우리집 머리맡 양말로 보내셨겠죠. 서구사회에서는 실제로 특정 주소지로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송하는 것이 조금 더 보편적인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그 편지에 어떤 소원을 적으셨는지 기억이 나시는 분 계신가요? 

코카콜라가 또 놀라운 캠페인을 저질렀(?)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Santa Claus타운에 있는 박물관에는 매년산타에게 소원을 비는 편지가 온다고 합니다. 40년 전의 타임캡슐을 열어 수 천 통의 편지에서 75통을 골라 실제로 편지에 적혀있는 선물을 들고, 지금은 성인이되어버린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어느새 저도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게 되는 것을 보면 인간의 보편적 감성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똑같나 봅니다. 중년의아주머니, 머리가 벗겨져 세월의 흔적을 숨길 수 없는 노인, 자신의어린 시절처럼 아이를 둔 가정 주부까지 이 선물을 받은 모든 사람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을 받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에 대한 통찰(Human Insight)’! 나이가들수록 과거로 회귀하고픈 무의식적인 욕망, 그러나 드러내거나 구체화할 수 없는 욕망을 예리한 크리에이터의시각이 찾아내고 실행한 코카콜라의 ‘Santa’s forgotten letters’ 캠페인에 큰 박수를보내고 싶습니다.

Coca-cola ‘Santa’sforgotten letters’ 캠페인 2011년칸 광고제 direct 은상, outdoor 은상 수상


가끔씩 놀이터에서 즐겁게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아무 걱정 없이 저 미끄럼틀과 그네에 뛰어들고 싶지만사회가 가하는 보이지 않는 압력은 그것을 막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압력이 존재한다 해서 동심회귀의 욕망이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맥도날드가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해답을 내놓습니다. 좋다. 어린이들의 공간을어른이 빼앗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른들만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면 어떨까? 이것이 맥도날드의 담대한 해법! 시드니 도심 한복판에 그런 놀이터를세웠습니다. 작은 사이즈가 아닌 어른들만의 몸과 마음에 꼭 맞춘 빅사이즈의 놀이터! 출근길에 이 놀이터를 발견한 많은 어른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체면 때문에 머뭇머뭇 합니다. 그러나 금세 숨겨져 있던 동심에 발동이걸립니다. 양복을 입고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는 이 아저씨, 정말즐거워 보입니다. 어느새 수십 명의 정장 입은 어린이들의 환호에 놀이터는 시끌벅적 해집니다. 이 덩치 큰 어린이들, 저녁에는 졸린 눈을 비비며 그림일기라도 그리지않았을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게임적 세계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