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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sultant SJ Mar 01. 2024

‘국내 100대기업 직급체계
현황과 특징’

부제 : 과거에 쓴 글들을 브런치에 업로드 / 직급체계에 대한 기고 글

트렌드를 읽으려면 SNS속에 해시태그(#)를 보라고 하는데, 필자는 해시태그 보다 가끔씩 보는 드라마에서 의외로 트랜드의 변화를 느끼곤 한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드라마 배경으로 회사가 등장하고 그 속의 등장인물들이 ‘박부장님’, ‘김 과장’, ‘이 대리’로 표현되었는데, 최근 드라마 속에서 직급 호칭 보다는 직무 명을 부르거나, 

‘~씨’라고 부르는 장면을 더 많이 볼 수 있었고, 팀 내 선후배 간에 수평적인 소통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는 ‘저런 회사가 어디 있어?’라는 생각을 했다면 요즘은 왠지 당연한 모습처럼 받아들이곤 한다. 드라마의 성공요인 중 하나가 ‘리얼리티’나 ‘공감대 형성’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기업의 직급/호칭체계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의 변화 모습을 드라마에서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기업들은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시대에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조직 운영체계 전환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가고 있다. 'New Normal과 Agile', '초 경쟁 (Hyper Competition)', '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업의 비즈니스 측면에서 변화의 Driver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우수인재 확보의 어려움', 'MZ 세대 전면 등장'은 기존과 다른 인재관리 방식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혁신/창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지식과 노하우의 공유' 등은 기업의 조직문화 구축 관점의 대표적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의 연간 매출액이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연간 매출액에 비해 15% 높다는 연구결과(맥킨지&컴퍼니 연구 보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 적응력이 시장에서의 경쟁우위와 직결되기 때문에,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필자의 업 특성 상 많은 고객사 인사 담당자들과 미팅이 매일 있고, 그 중 ‘직급체계’도 자주 등장하는 미팅 Agenda 중 하나이다. 필자도 언젠가부터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이런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요즘 국내 선도기업들은 대부분 직급단계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대부분’이지 ‘전부’는 아닌 것이기 때문에 필자 또한 실제 국내 기업 직급체계의 모습과 특징이 궁금했었다. 22년 6월부터 3개월간 진행 된 국내 모 그룹사 인사제도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한 네모파트너즈 컨설팅 팀에서 국내 100대 기업 중 70개 기업의 80개 직군에 대한 직급체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①직급체계 현황, ②업종 별 특징, ③앞으로의 변화 예측, ④

인사제도 안에서 직급의 역할과 의미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국내 100대 기업의 직급체계 현황

국내 많은 기업들이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및 구성원의 Empowerment 강화를 위해 제도적으로도 직급과 역할단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직급체계 단계를 줄여 나가고 있다.

>>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 직급 체계를 간소화함으로써 수평적 Communication 강화 및 보고 체계의 간소화로 사업 실행 속도 제고

>> 직급 및 역할 단계 일치 : 국내 선진기업의 경우, 역할/책임 범위에 따라 직급을 간소화하는 추세이며, 업무 수행 및 역할을 중심으로 직급단계를 개선하여 의사결정 및 조직 효율성 도모

>> 능력/성과 중심의 보상 강조 : 보상밴드(임금 폭)를 역할단계에 맞추어 ‘Broad Banding(임금 폭 확장)+중첩형 구조’로 운영함으로써 승진보다는 성과를 강조할 수 있는 기반구조 구축


국내 인사제도를 선도해 오고 가장 많은 Benchmarking 대상이 되는‘삼성전자’의 경우도 11단계의 단일 직급체계에서 현재의 CL 기반 4단계 직급체계로 운영을 하고 있으며 작년 말 발표된 신인사제도의 방향에서는 CL기반 직급체계에 대한 폐지도 논의 중이라고 하였다.


국내 100대 기업의 직급단계 운영현황 분석 결과 4단계로 운영하는 기업이 2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는 3단계 & 5단계가 19.5%, 1단계 17.1%순으로 나타났다. 단계수로 놓고 보면 3~5단계 사이의 직급체계를 운영하는 기업이 전체 대상 기업 중 67%로 2/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적은 단계의 직급체계를 운영한다고 할 때 3단계 이하의 경우를 이야기 하는데 3단계 이하의 직급체계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전체 조사대상 기업 중 43.9%를 차지하고 있다.


#2. 업종 별 특징

업종별 특징을 살펴보겠다. 파격적 직급단계 또는 최소한의 단계를 운영하고 있는 업종은 ‘IT/서비스’업종이다. 해당 업종은 이미 ‘단일직급체계’가 대세(57.1%)로 자리를 잡았고, 1~2단계 직급단계를 운영하는 기업이 71.4%를 차지하고 있다. MZ 세대들이 선호하는 업종이며 가장 수평적 조직문화가 잘 정착되고 있는 이유로 ‘최소한의 직급단계 운영’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으로는 ‘제조업’, ‘석유/화학/에너지업’, ‘금융/보험업’, ‘건설업’은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고 수직적 위계가 중요할 것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오히려 위에 언급한 업종이 직급단계 축소를 앞다투어 실시해 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조업’은 조사대상 기업의 64.3%가 4단계의 직급단계를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35.7%의 기업은 3단계의 직급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제조 기업들은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변화 속에서 유연한 대응을 선도적으로 하기 위해 직급체계 변화를 서둘러 실시하였고 이미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석유/화학/에너지’업과 ‘금융/보험’업 조사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직급단계는 놀랍게도 1단계(‘석유/화학/에너지 28.6%, 금융/보험 30.8%) 체계 였고, ‘건설업’의 경우도 2단계 직급단계 50%, 4단계 직급단계 50%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직까지 5단계 이상 다단계의 직급단계를 운영하고 있는 업종으로는 ‘음식료품업’ (5단계 60%, 6단계 20%), ‘철강금속업’ (6단계 66.7%), ‘여객/화물/운송업’ (5단계 60%)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 다단계의 직급단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①승진을 통한 동기부여의 중요성으로 인해 여전히 적정한 직급단계가 필요하고, ②업무 내 역할 단계가 세분화되어 있어 그에 맞는 직급 단계가 필요하고, ③대외적 호칭은 축소 또는 통합되어 있으나, Pay Grade로 활용하는 ‘숨겨진 직급’이 여전이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중 몇몇 기업은 필자의 회사와 현재 직급단계를 축소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1~2년 뒤 이 조사를 다시 할 경우 축소의 방향으로 변화한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3. 앞으로의 변화 예측

당분간 국내기업의 직급체계의 모습은 단계 축소 또는 통합의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본 글의 도입부에서 언급한 ‘비즈니스 측면, 인재관리 측면, 기업문화 측면’을 고려할 때 직급단계 축소의 분명한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직급단계를 축소할 때 가장 많이 검토하는 것이 역할단계를 고려하는 것이다. 업무의 역할과 책임, 소통, 협업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적절한 직급단계 설정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변화를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 본다면 직급단계가 Main 고려 요소가 아닌 직급이 갖는 의미의 명확화를 강조할 것이다.

직급단계는 연공(Seniority) --> 역할(Role) -->  직무가치(Job) --> 역량(Competency) --> 성취(Achievement)의 단계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해외선도기업 및 국내 일부 기업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위의 모든 단계를 필수적으로 거쳐갈 필요는 없지만 이미 역할(Role) 단계를 고려하여 직급단계를 변경한 기업들은 그 다음 Step으로 직무가치, 역량 그리고 성취 중 한가지를 선택하거나 2개를 Mix하는 형태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량(Competency) Level 관점의 직급체계는 다양한 Source로부터 도출된 항목에 대해 본인 진단 및 위원회의 심사 프로세스를 통해 구성원에 대한 현 Level 수준을 결정되고, 상위 Level에 역량 요구수준에 대한 확보가 이루어진 인력들이 Level-up을 신청할 경우 심사프로세스를 통해 Level-up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성취(Achievement) Level 관점의 직급체계는 업무, 역량 등과 관련된 다양한 Source로부터 개인 과제를 도출하며, 과제 수행 시 Point 획득, 누적 Point를 기준으로 Level-up 하는 체계를 의미하여 보다 개인 주도적으로 Level 상승이 가능한 방식이다.

네모파트너즈POC 컨설팅 수행 결과물 인용


#4. 인사제도 안에서 직급의 역할과 의미

직급은 기업에게도, 구성원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제도이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기업은 인력을 관리하는 기준으로 직급을 활용하고 있고, 인사제도의 제반 기준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 직급 단계 또는 직급 단계가 무엇을 기반으로 설정되느냐는 직급 단계와 연계된 기업의 인사제도가 어떠한 목적과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직급체계를 Trend적인 인사의 요소로 바라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이유 때문인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인사담당자들도 직급체계 변경 필요성을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아래 다섯 가지 Question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분명히 할 수 있을 때 직급체계 개선 검토를 실시하길 바란다. 그리고 직급체계는 제도의 변화이긴 하지만,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변화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Key Question 1 : 우리 회사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직급체계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인가?


Key Question 2 : 직급체계 변경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는가?

 

Key Question 3 : 직급체계 변경이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를 좀 더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Key Question 4 : 직급체계의 변경이 구성원을 보다 금전적/비금전적 관점에서 동기부여 할 수 있는가?

 

Key Question 5 : 직급체계 변경을 통해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피해를 보는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가?

 


해당 글은 22년 9월 월간인사관리에 기고한 글을 브런치에 옮긴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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