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Maslow 교수님 뵌 적은 없지만 뵌 것 같습니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고객사의 요청에 의해 수행 프로젝트 주제 또는 인사조직 영역에 관한 특강 또는 강의를 의뢰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나마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덜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고객사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고객이 원하는 '적절한' 수준의 강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에 4~5회 정도 수행하는 '공개강의'는 인사조직 관련 주제이긴 하지만 강의를 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안겨주며, 강의 시작 직전까지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필자도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을 잘 모르고, 강의에 오신 분들도 필자를 잘 모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로지 강의 주제에 대한 관심이라는 '공감대'가 존재할 뿐이다.
며칠 전 필자는 한국인사관리협회에서 주관한 '직급체계 및 승진제도 개선 세미나'라는 공개강의에서 6시간짜리 강의를 진행하였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로서 첫 번째 글로 며칠 전 진행한 공개강의 주제 중 하나인 '승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승진 시즌이 아닐 때 승진에 대한 글을 쓰다니!!!]
직장을 다니시는 여러분들에게 '승진'이란 단어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회사 및 사회에서의 인정?', '업무역량의 향상?', '보상의 상승?', '책임과 권한의 증대?', '보다 가치 있는 업무 수행의 기회?', '자기 스스로에게 느끼는 대견함?', '나이가 들어감?'
위에 열거된 여러 가지 의미들, 어느 정도는 '공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위에 열거한 의미들은 필자가 17년간의 직장생활 속에서 몇 차례 승진을 통해 느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우리가 '승진'을 하게 된다면 위에 열거된 여러 가지 긍정적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승진'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떤 감정들을 느끼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이 탁 막히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짧은 욕설?[아...신발..] 등을 통해 본인의 감정을 토해 낼 것이라고 생각된다. 창피한 감정도 들 것이고, 회사가 그리고 조직장은 왜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 이번에 승진한 동료보다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인가? 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고, 현실적으로는 승진을 기대(=급여의 상승을 기대)하고 계획했던 것들을 못하게 되면서 느끼는 상실감도 크게 나타날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곰곰이 생각을 한다. '왜 내가 승진심사에서 탈락을 한 것일까?', '승진 심사의 기준이 대체 무엇인 건가?', '과연 내년에는 승진을 할 수 있을까?' '승진을 하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인가?'
15년도 넘은 이야기지만, 필자가 모 기업의 인사제도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을 때 고객사의 승진자 발표가 있었다. 승진이 유력했던 고참 직원들 중 승진에서 탈락한 몇 명의 직원들은 발표 직후 자리를 떠났고, 며칠간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며칠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던 그 직원들을 탓하지 않았고, 어떠한 징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그 직원분들은 며칠 후 사무실에 출근을 하였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업무를 수행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직장인에게 승진이란?' 글을 통해서 필자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풀어 나갈 것이다. '직장인들이 승진에 목을 매는 근본적 이유'와 '기업에서 승진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Tip'에 관한 것이다.
HR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쯤 Maslow's hierarchy of needs(매슬로우의 욕구단계)'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동기부여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이 존재하나,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이론이 Maslow's hierarchy of needs이다. Maslow는 인간의 내면에 다섯 개의 단계를 이루는 욕구가 존재하며, 상위 수준의 욕구가 한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고, 한번 충족된 욕구는 더 이상의 동기부여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하셨다.
나보다 훨씬 훌륭하신 Maslow 교수님의 이론을 가지고 싸울 생각이 전혀 없지만, 과연 하위 욕구가 꼭 충족되어야 상위 수준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지[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와 한번 충족된 욕구는 더 이상의 동기부여 요인이 아니다[한번 충족되었다고 해도 동기부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부분에서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생각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그림 : Maslow's hierarchy of needs is a motivational theory in psychology comprising a five-tier model of human needs, often depicted as hierarchical levels within a pyramid.]
여기서 질문!!!
과연 직장인에게 '승진'은 Maslow's hierarchy of needs 중 몇 수준에 해당하는 '욕구'라고 생각하시는가? (맨 하위 욕구단계가 1 수준, 맨 상위 욕구단계가 5 수준임)
필자는 3 수준 ~ 5 수준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각 욕구단계 별로 설명을 해 보겠다.
3 수준인 'Belongingness and love needs'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소속감'이다. 어떤 집단에 소속되길 원하고, 그 소속 내에서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욕구이다. 승진에 탈락한 직원의 관점에서 보면 '인정받지 못했다(4 수준의 이야기임)'는 것도 있겠지만 '난 더 이상 이 조직에서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요즘 말로 '인싸(승진 성공)'가 되느냐 '아싸(승진 탈락)'가 되느냐 인 것이다.
4 수준인 'Esteem needs'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자아존중'이다. 해당 집단에서 소속감을 갖게 되고,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 그다음으로 해당 집단 내에서 존중(존경)을 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존중이라는 것은 '타인의 존중'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존중받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승진이라는 것은 스스로 상위 Grade로 이동하여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승진후보자를 심사하는 심사위원(타인)이 해당 승진 후보자의 준비 정도를 인정하고 상위 Grade의 업무 수행자로 존중하는 결과인 것이다. [승진심사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다음번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5 수준인 'Self-Actualization Needs'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자기 계발'['개발'과 '계발' 중 무엇이 적절한 단어인지 고민을 하다, '계발'이 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Thanks, Navxx 국어사전]이다. 성장 속도에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욕심'을 갖게 될 것이다. 여기서의 '욕심'은 본인의 Career의 Goal이라고 생각한다. 'Career Goal'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지속 성장 Curve를 만들어 내어 최종적인 'Career Goal(직업인 또는 조직원으로써의 자아실현)'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승진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임원'의 자리를 욕심내고, 임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Self-Actualization Needs'가 가장 잘 발현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인들이 승진에 목을 매는 근본적 이유'를 'Maslow의 욕구단계 이론'을 가지고 설명을 해 보았다. 물론 승진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보상의 증가' 또는 '더 나은 보상의 기회 확보'가 된다는 관점까지 해당 이론에 투영시켜 본다면 '1 수준의 생리적 욕구'도 보다 고급스럽게 , '2 수준의 안전의 욕구'도 보다 확실히 충족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도 그렇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직장인들도 다 똑같을 것이다.
'승진'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나는 반드시 '제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회사를 다닌다는 것을.
오늘도 우리는 그 '믿음'을 가슴속에 품고 피곤한 몸을 일으키며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치는 것 아니겠는가!!!
다음 글(직장인에게 승진이란? 후반전)에서는 '기업에서 승진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Tip'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꼭 쓸 것이니 다음 글을 기다려주시길 바라며 브런치의 첫 글을 마무리한다.
2019년 2월 16일 토요일 Consultant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