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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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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Aug 14. 2023

흰 실 선

하얀 실선 위에 비둘기가

가만히 있다


초록불로 무한히

밀고 나가려 하는 나와

눈을 마주친다


잠깐

오토바이 위에서

빨갛게


왕복 8차선 도로

규정은 충분히 낮게 깔린 채

차들은 미끄러진다


차라리 엎어지고 있다고

그림자처럼 짙게

차체에 달린 날개는


융단에 엎지른 잉크처럼

옆을 바라보지 않는다 스며드려 한다

오직 뒤만을 바라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리어카도

그 위로 던져지는 종이박스들도 저리 훠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너도 이 도로에서는


다만 납작한 경적 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위로 뛰어드는 대신 바닥이 되려 하기에 너는

날아가는 차들의 날개가 되려 하기에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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