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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주호 Jul 30. 2019

극지, 과학이 다가설수록 그 의미가 커지는 곳

‘극지, 과학으로 다가서다’를 읽고

 극지, 북극과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상징적인 의미가 큰 곳들에 속한다. 또한 과학이 남극과 북극의 비밀을 벗겨내면 벗겨낼수록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극지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진다. 과학은 지금까지 극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고, 극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생길 때마다, 우리는 극지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극지(極地). 다할 극 자에 땅 지 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지구 끝의 땅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위치적으로만 끝에 있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 등의 성질도 극단적이다. 남극의 연 평균기온은 무려 -34℃에 달한다. 북극은 그보다는 따뜻하지만, -16~6℃로 역시 매우 차가운 날씨를 가지고 있다. 극지의 생물들은 이렇게 혹독한 기후와 극한의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그로 인해 극지의 생물상은 매우 독특하고 경이롭게 되었다. 


 남극의 생태계는 다른 대륙으로부터 분리되고 냉각이 시작되면서 독특하게 발전했다. 남극의 마스코트 펭귄이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은 과학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또한 남극에는 남극물개, 웨델해표 등 다양한 바다표범류 생물들이 살고 있고, 혹등고래, 향유고래, 참고래, 대왕고래 등 수많은 대형고래들이 남극해에 상주하거나 이동 과정에서 남극해를 거쳐 간다. 고래 사체에서만 서식하는 종이 있을 정도로, 고래는 생태계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한다. 남극은 이런 고래들의 중요한 경유지가 된다. 게다가 남극에 살고 있는 극지 미생물들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 근거를 찾는 우주생물학의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또한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단위생태계이고, 남극해의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는 전세계 생태계에서 가장 큰 최상위 포식자이다. 이렇게 남극의 생태계는 매우 큰 보전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 생물자원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보전 가치는 더욱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북극에도 오직 북극에서만 서식하는 북극곰, 북극여우 등이 서식한다. 게다가 북극은 지구 온난화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직 정확한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 전 세계의 기후가 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과학 연구로 밝혀졌다. 해빙이 녹으면, 더욱 많은 열에너지가 해양과 대기를 순환하게 된다. 또한 얼음과 눈이 줄어들면서 바다의 면적이 늘어나고, 지표면의 태양열 반사율이 줄어들어 더 많은 태양열을 지구가 흡수하게 된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해빙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북극의 해빙이 녹는 것이 지구 온난화의 결과이기 동시에 원인이기도 한 셈이다.  


 북극과 남극은 이렇게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과학 연구를 통해 극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극지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크게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북극은 지구의 평균적인 지구 온난화 속도의 두 배 이상으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엄청난 보전 가치를 가진 극지 생태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파괴되고 있다. 생물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자 북상하거나 남하하면서 서식지의 온도를 유지하여 가며 연명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생물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절멸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하는 등 많은 고통을 겪는다. 그런데, 북극과 남극의 생물들에게는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북극 생물들이 북상할 곳은 존재하지 않으며, 남극 생물들이 남하할 장소 또한 지구상에는 없다. 극지 생물들의 서식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파괴되고 있으며, 서식지를 잃은 생물종이 멸종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본래 생물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서식지 파괴이다. 근대에 멸종하거나 멸종 위험, 멸종에 취약, 희귀 상태로 분류된 종들의 73%가 서식지의 파괴에 놓여 있다. 특히나 극지 생물들의 경우에는 서식지의 ‘파괴’라기보다 ‘소멸’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한 표현으로 보일 정도로 파괴의 정도가 심각하다. 극지의 생물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크게 고통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이미 전세계 사람들의 존속이 달린 문제가 되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가장 무서운 대량살상무기는 기후변화라고 말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기후변화 문제를 자신의 과제로 지목했다. 그동안 극지는 상징적 의미가 큰 장소였다. 그래서 수많은 탐험가들이 남극점과 북극점 정복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것이다. 과학자들 또한 호기심을 가졌다. 과학은 극지에게 다가가서 연구했고, 그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수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극지 과학은 과학자들에게 극지의 특수한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생물자원적 가치를 알려 주었고, 극지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핵심 실마리를 쥐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으며, 또한 극지가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도 알려 주었다. 과학이 다가서서 극지의 가치를 알았으니, 이제는 과학이 보전을 위해 극지에게 다가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선 과학 연구 결과를 통해 사람들에게 극지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 알게 될수록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된다. 특히 극지에는 펭귄이나 북극곰과 같은,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 해당 동물들의 보전 현황과 생태 등을 극지의 중요성과 함께 대중에게 알린다면, 사람들이 극지 보전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급속하게 발전한 분야인 보전생물학을 이용하여, 극지의 생물다양성 보존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보전생물학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과학 학문으로, 극지의 특수한 생물다양성을 분석하고, 인류가 극지의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구를 계속하여 극지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자세히 밝혀내어 극지 보전의 필요성을 더욱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극지 보전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과학을 통해 극지에게 다가서서 보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우리 인류의 존속이 달린 문제인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극지에게 과학으로 다가서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이제 과학으로 극지를 보전하여, 앞으로도 과학이 많은 것들을 극지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글은 2016년에 쓰인 글으로써, '제2회 극지·해양 도서 독후감공모전'에 제출하여 입상하였고 브런치 작가신청을 위해 제출되었던 글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공개되리라 생각하지 못하고 습작처럼 쓴 글이라 많이 영글지 못했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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