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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씨네 Feb 18. 2021

[영화관 일기] 아니 이거 이상해.....!

단편상영과 장편상영 때 온도차

영화관을 운영하면서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장편독립예술영화 상영

다른 하나는 단편영화 상영이다.


단편영화 상영 시에는 다른 영화관들과 차이가 있다.


시간표가 없다는 것이다.


운영 시간만 있고 별도 상영 시간표는 따로 없다.


이유인즉슨 단편영화는 러닝타임이 짧다. 시간표를 두기도 애매하다. 짧게는 15분 길게는 40분까지도 되는 단편영화의 시간표를 매월 매일 매시간 짜는 것도 일이다.


그래서 별도의 시간표는 두지 않는다.


그냥 오셔서 원하시는 영화를 선택하시면 된다.


아- 보통 한번 단편영화 기획전을 준비할 때 세편에서 네 편 정도 큐레이션을 한다.


그래서 한편을 보셔도 되고, 두 편을 보셔도 되고, 세편을 보셔도 되고, 네 편을 보셔도 되고, 

한편을 두 번 보셔도 된다.(영화관 운영하는 동안 이런 적 1명, 1번 있었다)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는 시간을 관객의 자유에 맡겼다.


관객들은 영화관이 운영하는 시간 내에 방문하셔서 원하시는 영화를 원하는 개수만큼 볼 수 있다.

상당히 유동적인 시간표다.


이러한 운영 시스템은 이태원의 "극장판" 시절부터 참고하였다.

극장판을 다니던 때에는 길게 기다리면 한 시간도 기다렸어야 했다. 그만큼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아. 만약 영화 보러 왔는데 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냐고?


앞에 관람하는 관객분의 영화가 끝낼 때를 기다렸다가 그 이후에 관람하시면 된다.


그런데 사실 그럴 일이 많이 없다.


고씨네는 이태원의 극장판처럼 잘 되는 곳도 아니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사람도 서울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대부분 오셔서 바로 영화를 보실 수 있는 텀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반면에 장편영화 상영 시에는 이렇게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길면 두 시간이나 되는 장편영화를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NO!


장편영화는 보통 한시, 세시, 다섯 시, 일곱 시 두 시간 텀을 두고 상영이 시작된다. 영화에 대한 큐레이션은 물론 시간표도 짜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한 시간 반 내외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를 상영했던 터라 시간표를 짜는데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두 시간 텀으로 잘라서 상영하면 입장, 퇴장, 정리까지 가능하다.


결국 요지로 돌아가자.


왜 이상하냐!!!!


아니 왜 이번 단편 기획전은 잘되지?????


잘되는 게 이상하다는 게 이상하다 생각할 것이다.


여태 느껴본 적 없던 온도다.


기획전 시작 이틀 차인데, 이틀 차에 모두 관객이 왔다 갔다는 것이 이례적이다.


그리고 이 두 번 다 적은 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쁘면서도 놀랍기도 하고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왜일까 왜일까 왜일까


사실 관객이 안 오시는 날이 더 많은 기획전도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의 온도는 무엇에 대한 반응으로 뜨거운 것일까


역시나 관객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2월 기획전의 시작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이야.


기쁘고 기쁜 날이다.


이제야 자리를 조금 잡아가는 것인가.


사진은 최근에 현상한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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