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 2년 차
무엇이 이렇게 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일까
매달 찾아오는 사무실의 월세 날
매달 찾아오는 직원들의 월급날과 4대 보험료 자동이체 날
매달 찾아오는 내 신용카드 청구일
종종 자주 있는 새로운 클라이언트에 대한 낯섦과 거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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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불안이 잠식하는 날이 많아졌다.
아침부터 폭풍같이 몰아치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분명 공식적인 일들은 6시 이후로 마무리가 되었고,
오늘 촬영이 취소되었기에 편집할 것은 없고,
오늘 1차적으로 납품한 영상의 피드백은 내일 보내준다 했으니
지금은 할 일이 없다.
아니 없다라기 보단 찾지 못했다.
지금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빼먹은 일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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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강박일 수도 있고 정신병일 수도 있다.
"무조건 바빠야 해.",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것은 사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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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글을 쓰다 보니 할 일이 생각났다.
이번 주에 있을 영화제 GV에 대한 질문들을 준비하고 상영작도 미리 한 번 더 봐야겠다.
청년축제에 대해 질문지도 보내주기로 했으니 그것도 준비해야지.
눈이 감겨오는 와중이라서 영화가 눈에 들어올지 걱정이다.
참. 다음 주에 영화 촬영 들어가지.
시나리오도 다시 읽어보고 준비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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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고 싶고 만들고 싶어 하는 요즘인지라 일을 크게 벌렸는데,
막상 생계를 위해 일을 쳐내고 나니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체력을 준비하지 못했다.
오늘 하루는 이것으로 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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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뭐 이리 일이 많은지,
아니면 내가 일을 분배하지 못하는 것인지,
무엇이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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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 전에 사주를 보고 왔는데, 내년부터 삼재라더라.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 직원은 나에게
"대표님이 삼재이면, 우리도 삼재예요."
나 = 회사 = 직원들의 생계
이 무게를 요즘 들어 깨달아 가고 있다.
문제를 회피하기보단 직면하고 해결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이 순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다.
하지만 오래 고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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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보다 훨씬 영세하고 조그마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터라 어디 가서 말하기도 민망하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기대할 수 없는 회사의 모델이기에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세상에는 모르는 게 천지이고 잘하는 사람들은 천지삐까리에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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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이 순간에도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