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씨네 Jun 10. 2019

대표는 처음인지라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네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흔들리고 있다.

불안한 마음이 생기고 있다.


무엇이든 일을 진행하다 보면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다.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고,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막상 마주하니 불안하다.


이제 내일이면 실업급여도 마지막이다.

앞으로의 밥벌이를 위해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 2주간의 행적을 돌이켜 보며 불안한 마음을 다스려보고자 한다.


- 5월 25일(토) : 청소년 영상제작아카데미 강의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하는 청소년_영상제작아카데미 강의

  주환감독님 덕분에 알바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청소년 영상제작아카데미 2주 차 시간에는 주환감독님이 연출하신 다큐멘터리 <졸업>을 봤다. <졸업>을 본 후, 다음 시간에 있을 역구성안 작성하기를 준비하고자 한다. 친구들이 아직 겪어보지 못한 대학생활이 소재이며, 더욱 경험이 전무할 사학비리를 다루고 있는 내용이기에 어떻게 봤을지 궁금하다.

  제시간에 오지 못해 앞부분을 못 본 친구들이 있어 스크리너가 필요한 친구가 있는지 물어보니, 가장 먼저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친구가 스크리너를 요청했다. 무척 인상 깊게 봤나 보다. 마침 그 친구가 다니는 고등학교도 상지 재단에서 만든 상지여고에 다니고 있었다. 관심이 많이 가나보다.

  이날 주환감독님은 부산평화영화제에 참석하셨다. 영화제 기간 중 감독님은 관객상과 너도나도어깨동무상을 수상하셨다. 역시 <졸업>. 정말로 재미있게 본 다큐멘터리다. <졸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다큐멘터리다. 단순히 사학비리를 타파하기 위한 투쟁을 그린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한정적이다. 그 중심에 '청년'이 있고, '삶'과 '성장'이 있다. 시간이 가능하다면 영화에 대한 리뷰도 써보고 싶다.


<졸업>

감독 : 박주환

장르 :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 114분

시놉시스

2009년 내가 다니던 상지대는 사학비리 구재단이 복귀할 수 있다는 소식에 투쟁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었다. 그 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휴학을 했다. 2010년 사학분쟁조종위원회는 우리대학 이사회에 비리로 퇴출된 구재단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한다. 유튜브를 통해 그 결정에 분노하며 울부짖는 한 학우를 보았다. 만난 적은 없지만 나와 같은 학번 승현이었다. 구재단 김문기 전 이사장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 나는 투쟁의 중심에 있었고 졸업생의 신분이 되었지만 학교를 떠날 수 없었다. 


- 5월 27일(월) : 명륜동 마을미디어 강의 17:00

명륜동 마을미디어 강의 / 촬영 실습

  명륜동 마을미디어 강의는 현재 마을뉴스를 제작하기 위한 실습에 들어갔다.

  뉴스에 대한 전체적인 구성안을 작성한 후 촬영을 위해 분주하게 준비했다. 카메라에 대한 구동법에 대한 실습을 진행했고, 뉴스룸에서 촬영도 진행했다. 처음 만져보시는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버튼 하나하나 배우시고 만져보시고 이해하시는 모습에 나 역시 깨달음을 얻는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보이지 않는 버튼과 글씨를 읽기 위해 애쓰시며 노력하신다. 하나하나 꼼꼼히 알려드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아쉬웠다. 비록 돈도 못 받고 일하지만 가끔의 보람을 느낀다. 


- 5월 27일(월) : 다큐나무 상영회 19:00

매주 마지막 달 월요일에 진행하는 다큐나무 상영회

  다큐나무는 원주에서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활동을 해 온 단체다. 지금은 비록 사라졌지만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4년간 개최도 했다. <동강은 흐른다>를 연출하신 김성환 감독님의 뒤를 이어 지금은 주환 감독님이 운영하신다. 꾸준히 매월 상영회를 진행하는 것에 대단함을 느낀다. 나도 6월을 시작으로 매월 상영회를 기획하려고 하지만 두 번째 달부터 쉽지 않음을 느낀다. 한 달에 한 번이라고 하지만 무척이나 부지런해야 한다. 이번 달 상영회를 끝내고 다음 달 상영회를 준비한다는 것은 늦는다. 매월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단함..... 이번 상영회에는 장윤미 감독님의 <공사의 희로애락>을 상영했다. 노동자인 아버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상영작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공사의 희로애락>

감독 : 장윤미

장르 :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 89분

시놉시스 

평생 건물 만드는 일을 해온 노동자가 있다. 그는 일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믿었다. 그의 한 세월의 노동, 그리고 한 시절의 마음. 


- 5월 28일(화) : 방방곡곡 마을미디어 (평창 야생화 마을)

샬레리조트에서 진행된 방방곡곡 마을미디어 강의

  주환쌤의 도움으로 두 번째 알바 자리가 생겼다. 앞으로 8주간 진행하게 될 마을미디어 강의로 평창의 야생화 마을에서 진행했다. 마을 주민들의 대부분은 평창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로 마을 홍보영상과 더불어 펜션에 대한 홍보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자 참여하셨다.

  요즘에는 정말로 유튜브가 강세라는 것을 실감한다. 이러한 강의가 생겨났다는 것을 통해 어르신들도 영상제작을 배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낀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커뮤니티 비프" 행사를 통해 영화 유튜버 빨간도깨비 님을 만났다. 빨간도깨비님은 유튜브 개설을 얼른 하고 시간이 지나고 콘텐츠가 쌓이다 보면 힘을 발휘한다고 말씀하셨다. 이게 불과 작년 일이었고 시간이 흐른 지금, 1인 미디어의 확장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조금 비약적인 말이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화"라는 장르는 어떠한 형태와 모습을 간직할지 궁금해진다.

샬레리조트 전경과 대형 스크린...

  마을 미디어 강의를 나가면서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살레리조트의 수려한 경관이다. 샬레리조트는 방송 프로그램 <짝>의 촬영지다.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는 청량한 하늘과 펜션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 사진으로 보면 무척 작아 보이지만 스크린은 엄청나게 크다. 빔을 놓을 수 있는 선반도 설치되어 있다. 커다랗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나중에 이 곳에 작은 숲 속 영화제를 열어보면 어떨지 정식으로 제안을 해봐야겠다. 주인장님이 나중에 놀러 오면 싸게 빌려주신다고 하셨다. 역시 여러 곳을 다니면서 알게 되는 분과 상부상조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 5월 29일(수) : 중간평가 보고서 제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대한 중간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이틀 밤을 새웠다. 두장짜리 페이지를 17장으로 제출했다. 물론 사진이 많이 첨부됐지만. 현재 진행한 사안에 대해 정리하는 데 있어서 작성했던 브런치가 많이 도움이 됐다. 하나의 일기장처럼 작성하며 그간 진행했던 일과 참여했던 회의, 사업에 대해 기록하며 추후에 참고할 수 있게 된 것이 지금 와서 빛을 받았다. 누가 볼지 염두하며 쓰는 글은 아니지만, 일단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지난 시간이 아주 쓸모없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브런치를 쓰면서도 자신을 위한 이로움보단 약속된 의무감이라는 것이 더 크지만, 그래도 지금 쓰는 글 역시 사후 평가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고씨네를 준비하며 지난 3월부터 5월까지의 행적을 살펴보면 크게 "역량강화"와 "사업화전략", 마지막으로 "상영회" 세 개의 큰 축으로 요약된다. "역량강화"를 위한 탐방과 자문, 사회적경제교육, 영화교육, 보조강사 참여 등 이 포함됐고, "사업화전략"을 통해 외부에서 자원을 조달하기 위한 창의문화도시, 강원독립영화협회, MOU 체결 활동이 있었다. "상영회"는 월별 자체 상영회 기획, 시립도서관 50주년 기념행사 "문학영화제", 원주옥상영화제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중간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실은 많은 회의감도 들었다. 이렇게 여기저기 참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고씨네 활동에 대한 내용은 없다. 앞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나도 까마득하다. 교육사업에 대해, 상영사업에 대해 실질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진행해볼 여력이 안됐다. 어쩌면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맞나 생각이 든다. 이 내용은 역시 뒤에 있을 중간평가(대면평가)에 더 자세히 써보도록 하자.


- 5월 29일(수) : 낭만사 "섬띵 라이브"

  원주에 있는 콘텐츠제작사 (주)낭만사가 매월 진행하는 "섬띵 라이브". 지역의 아티스트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주며 지역인들에게는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한다. 이번에 초대된 아티스트는 어쿠스틱 감성의 둔둔&장겨울, 래퍼 Tony-B다. 멜론 실검 차트 1위를 기록한 둔둔&장겨울과 이번에 쇼미더머니에 참여한다는 Tony-B의 공연을 보고 느낀 것은, 지역에서 이러한 문화활동이 있고 시민들이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운영을 하면서 많이 어려웠고 관 객도 많이 오지 않았을 상황들을 생각하니, 여태 진행해 온 것에 본받을 점이 많은 것 같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문화예술단체의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배움이 된다.


- 5월 31일(목) : 강릉 출장

강릉 사회적협동조합 인디하우스 사무실

  고씨네 법인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주식회사와 사회적협동조합 두 축으로 나뉜다. 내가 일한 일시정지시네마는 주식회사의 형태로, 몸담으며 직접 피부로 겪어봤다. 하지만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운영 방식과 설립절차는 전혀 경험도 지식도 없다. 그래서 강릉의 사회적협동조합 인디하우스에 자문을 구하러 갔다. 인디하우스의 이사, <더블랙>을 연출하신 이마리오 감독님과 시간을 함께했다. 설립 배경을 들어보니 내가 몸담고 있는 원주와 접점이 상당히 많았다. 맨 처음 인디하우스는 지역의 영상미디어센터를 위탁받기 위해 시작됐다.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독립영화 전반에 대한 교육과 제작지원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그리고 실질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지역 거주자들을 위해 시작했다. 원주 역시 영상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많은 활동가들이 나타났다. 원주미디어활동가회의, 미디어강사네트워크 공유, 원주옥상영화제, 고씨네, 다큐나무 등 많은 단체들이 있으나 각자의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인디하우스는 커다란 공적 조직을 만들고 센터를 위탁받은 후 그 중심으로 움직인다. 실질적인 독립영화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제작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지역의 영화인들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법인에 대한 설립을 고민하고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디하우스의 모델은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당장에야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원주 역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적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떠한지 생각한다.


지역영화네트워크 활성화 사업 회의

  이마리오 감독님과의 자문 시간을 마치고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지역영화네트워크 활성화 사업 회의를 가졌다. 서류를 제출하기 전 최종적으로 사업구성과 진행방향에 대한 회의를 했다. 서류를 담당해 주신 강원영상위원회의 유경 대리님이 참 많이 애쓰신 것 같다. 그리고 서류를 작성하기 위한 조직도 구성에 있어서 이미지 작업을 하셨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류 마스터라고 부르고 싶다. 원주에서 맡은 향유 문화의 경우 아직 고씨네가 유형화된 조직이 아니기에 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서류에 이름이 올라가지는 못했다. 역시나 공적자금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개인사업자 보단 법인형태의 조직이 실질적이라는 것을 느낀다. 지역영화네트워크 활성화 사업의 경우 7월 초 발표 예정이다.


강원독립영화협회 회의

  지난 5월 20일 창립총회를 마치고 다시 모인 강원독립영화협회.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구체화와 조직형태에 대해 논의하고자 모였다. 가끔 생각하고 느끼는 건데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이름 있는 감독님들과 함께 앉아서 사업을 구상하고 얘기를 나누는 게 신기하다. 그리고 저렇게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가끔 돌아보면 정말 영화의 '영'자도 모른 내가 감독님들과 지역의 영화사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게 괜찮은가 싶기도 하다. 얘기를 나누다 보면 영화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끼며 '영화'라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고 지금 이 세상에 어떤 필요로 존재하는지도 고민하게 된다. 그렇기에 마음 한편에 가진 불씨가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오른쪽 사진은 가보로 남겨야 할 것 같다. 6월 말 강릉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토론의 장을 열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6월 3일(월) : 고씨네 단편영화상영회 "삶의 목소리"

고씨네 단편영화상영회 "삶의 목소리"

  드디어 고씨네 첫 사업개시. 단편영화 상영회를 열었다. 이번 상영회는 청년마을 옥상에서 야외상영회로 진행했다. 홀로 상영회를 준비하며 많은 버거움도 있었지만 '홀가분하다'라는 느낌이 강하다. 관객들도 고씨네가 생긴 이후 가장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 20명씩이나.... 물론 다 아는 분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 시작한 만큼 응원차 와주시고 행사를 즐기러 와주신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나 역시 영화를 함께 볼 때가 가장 즐겁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부족하고 어지러운 행사였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에게 너무나도 고맙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역시나 더 미리 세팅하고 더 많이 준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했던 사항들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알고 있었다는 것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던 것이지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사진으로 보아하면 앞에 난잡하게 방치된 선들... 저녁식사도 못하고 오신 분들에게 아무것도 제공해 드리지 못한 부분, 해가 늦게 짐에도 불구하고 행사시간을 일찍 잡고 야외상영회로 기획했던 부분... 다음에 야외상영회 할 때는 무조건 8시에 진행해야겠다. 해가 지는 시간이 꽤 많이 늦춰졌다. 도움을 주신 모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7월 상영회도 얼른 기획해야 하는데 제가 너무 늦었네요....


6월 5일(수) : 중앙동 도시재생 주민공청회

  지난 중앙동 마을학교를 토대로 의견이 반영된 도시재생 사업 구성안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전반적으로 사업 구성안에 대한 의견이 잘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원주만의 특색은 상당히 부족하다. 어느 지역에서나 할 수 있고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성이 된다는 것에 있어서 불만족스럽다. 특히나 관심을 가지던 청년창업공간과 문화공간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나 구성이 나와있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요자들과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나 사업이 구성되고 진행되는 데 있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에 현재의 고씨네와 시기가 맞는지도 의문이 든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카데미극장 사업이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내고 요청을 한다는 것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차라리 아카데미극장이 있고 독립예술전용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고씨네는 없어도 될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지역의 여러 가지 상황과 맞물려있는 지금 고씨네가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 나갈지에 대한 궁극적인 의문이 든다.


6월 5일(수) : 중간평가(대면평가)

  지난 사업에 대한 중간평가 보고서를 제출 후 대면평가가 이어졌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위원회분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평가를 진행했다. 4분 발표, 4분 질의응답 과정이 무척 짧다고 느껴졌다. 서류를 꼼꼼히 읽어오신다는 것, 그리고 4분 발표를 준비함에 있어서 현재까지의 진행과정을 준비했는데, 막상 당일날 현장에 오니 진행과정보단 결과와 향후 계획에 대한 발표를 하라고 제시해주셨다. 무척이나 빠르게 발표를 진행했다. 긴장하면 역시나 말이 빨라지는 버릇은 여전히 고치기 힘들다.

  심사위원분들께서 세 가지 질문을 하셨다. 첫째, 보고서에 무엇을 했다, 무엇을 하겠다 라는 내용이 있지만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어 보이는 것, 무엇을 했다 라고 제출했지만 변화는 없다는 것. 둘째, 앞으로 상영회를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셋째, 강원독립영화협회를 하면 감독들이 계시니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 생각보다 날카로운 질문은 없었지만, 그래도 첫 번째 질문에서 넋이 나가버렸다. 나는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을 지난 3개월 동안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영리적인 부분은 당연히 필요하다. 사회적 경제에 이바지한다고 하지만 자선사업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당장 어떻게 돈벌이를 해나갈지 생각해야 한다. 역시 이 부분에 있어서 대표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많이 느낀다. 나는 한 번도 돈을 좇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뜻이 좋고 의가 맞으면 일하는 성격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의 고민이라고 하지만 당장이다. 나는 또 결국 모아놓은 돈을 갉아먹고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돼. 이 돈은 보증금으로 쓸 돈이란 말이야.


6월 5일(수) : 창의문화도시_청년 거버넌스 회의


  역시 바쁜 사람들을 모으기 무척 어렵다. 저녁 10시 30분 회의. 청년거버넌스 회의를 진행하며 이번에는 일상 모임을 어떻게 구성해 나갈지 각자의 기획안을 공유하고 일정을 잡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체적인 틀을 준비하고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준비를 하는 시간이 됐다.

  청년거버는스 얘기는 되도록 브런치에서 적지 말아야지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적게 된 이유는 청년거버넌스의 대표 자리를 맡게 됐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자리까지 맡게 됐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지금 내 사업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렇게 되다니.... 원주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지 3개월 차고, 나 자신도 추스르지 못하고 정리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일을 안게 됐다는 것이 부담된다. 이를 어쩌나. 모르겠다 이젠. 이러한 자리를 맡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 무언가가 다져지고 기틀을 잡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 텐데, 아직 안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의 비중을 늘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부담이 크다. 휴.


6월 6일(목) : 공간 보러 다니기

위 사진 5장 / 중앙동 다이소 건물 맞은편 3층
중앙동 기업은행 맞은편 지하
(좌) 기업은행 맞은편 지하 / (우) 이디야 커피 3층

    원주영상미디어센터 변국장님께서 어르신 한 분을 소개해 주셨다. 중앙동 마을학교를 통해 알게 된 분인데 중앙동에 건물을 몇 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두 개 가지고 계신다. 어떻게 건물을 두 채씩이나 가지고 계시지...? 아무튼 덕분에 공간을 싸게 구할 수 있는 곳을 돌아봤다.

 1-5번 사진은 중앙동 다이소 맞은편 3층 건물. 월세와 보증금도 저렴하다. 하지만 입구가 밖으로 나와있지 않아 사람들이 찾기 어렵고 생각보다 공간이 좁다. 만약 하게 된다면 벽을 허물고 상영관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로비도 협소할 것 같아서 고민이다. 대신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고 옥상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사진은 옥상에서 촬영한 사진. 아 물론 공사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6-9번 사진은 기업은행 맞은편 지하 건물이다. 기존에 음악회나 여러 행사를 했던 공간으로 도색이 깔끔하게 되어있다. 다만 지하 공간이라 물이 새는 단점이 너무 크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곰팡이가 슬어있는 곳이 많다.

  10번 사진은 내가 원했던 이디야 건물 3층. 부동산 중개를 통해 봤는데 월세랑 보증금이 너무 비싸다. 오천에 백오십. 미쳤다. 이건 정말 아니다.


6월 7일(금) : 공간 보기



  중앙동 한복판에 위치한 단독주택. 월세와 보증금은 생각했던 상한치의 마지노선이다. 80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공간이 장점이고 기존에 식당을 하던 시설이라 조리실도 배치되어 있다. 단점이라 하면 노후된 건물과 리모델링에 들어갈 어마어마한 비용들... 이게 참 고민이다. 사실 가장 들어가고 싶은 공간인데 리모델링 비용과 세팅을 하는 데 있어서 들어갈 비용이 무척이나 걱정돼서 선뜻 말을 못 하고 있다. 집주인분이 전기공사를 하시는 분인데 화장실만 싹 뜯어내고 고친다고 해도 300은 들어갈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아....

이제는 셀프 리모델링도 공부를 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철거 견적과 설치비용이 어떻게 구성될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이쪽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철거 견적이 얼마나 나올지 물어봤다. 업자분을 만나서 나중에 다시 공간을 가봐야 할 것 같다.




  글을 쓰면서 들었던 가장 큰 고민은 앞으로의 수익모델이다. 사업 구성안에 썼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없다. 생각해보니 다들 알면서도 이 사업계획안을 통과시켜준 것에 대해 "나한테 왜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지원사업 없이 진행했어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말이다. 아 물론 내가 지원사업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고민을 하고 계획을 하고 진행을 했어야 했는데, 현재와 달라진 부분에 대해서 크게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불려 가고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자리를 맡게 되고 일을 하는 책임자가 됨에 있어서 쓰일 수 있다는 것에 기쁘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나의 일을 돌아보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 어지러운 저 공간 속에서 어떻게 나의 일을 펼쳐나갈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공간이 필요 없다가도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가도 맞는 것 같기도 한 이 상황. 아무것도 모르고 확정 지을 수 없는 상황.

  앞으로는 또 어떤 일들을 하게 될까 지금은 두렵기도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표는 처음인지라 [결국에 월간 업무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