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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lsson May 09. 2019

도서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

피곤한 하루를 끝내고 집에 오는 길, 버스 안에서 음악을 듣고 감상에 빠져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혹은 어릴 적에 익숙하게 접했던 음악 장르를 지금도 챙겨 듣는 사람도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는 기분이 들 때면 궁금증도 함께 들곤 했다. 우리는 왜 음악을 이토록 사랑하는 걸까? 음악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저자 빅토리아 윌리엄슨은 나와 동일한 의문을 품고 아예 음악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자의 길을 택했다. 그는 영국의 음악심리학자로, 고맙게도 나 같은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도서를 저술했다.


책의 부제인 <우리의 인생과 음악심리학 이야기>가 곧 이 책의 주제이다. 1부는 어린 시절의 음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뤘으며, 2부는 성인이 되어 직장과 일상에서 즐기는 음악을, 3부는 음악에 대한 기억과 웰빙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1부는 우리가 음악이라는 존재를 처음 접하고 자라나가는 모든 음악적 경험을 이야기한다.


유년기의 음악 교육이 아이들의 청취, 언어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우리 통념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태교 시기에 들려주는 음악을 태아는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다소 놀라웠다. 흔히 우리가 ‘모차르트 효과’라고 부르는 태교음악은 아이의 음악적 능력에 드라마틱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청소년기에 접한 음악을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듣는 경향이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음악은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시간 여행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툭하면 ‘토토가’, ‘그때 그 음악’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2부에서 다루는 성인의 음악 파트에서는 음악인들의 두뇌가 일반인들보다 어떤 면에서 발달해 있고, 우리가 노동 환경과 일상에서 즐기는 음악의 특성은 어떠한지 이야기한다. 공부나 일을 하면서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꽂아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이론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직장에서 공개적으로 음악을 트는 것은 구성원 개개인의 취향과 성향의 차이 때문에 역효과를 내지만, 적당히 각성할 수 있는 음악을 개인적으로 듣는 것은 업무 효율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정신적 각성의 정도가 외향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솔깃한 이론도 존재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각성에 필요한 외적 자극의 강도가 내향인보다 강하고, 내향인은 적은 자극으로도 충분히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외부의 자극에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내향인의 특성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상당히 신빙성 있는 이야기다.



3부에서는 음악에 대한 우리의 기억과 삶에 대해 다룬다. 전문 음악인들이 암보 연주를 위해 구간별로 끊어 연상하는 연습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나, 기억 상실과 같은 뇌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음악에 대한 남아있는 기억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음악 기억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말해준다.


음악은 기억 질환 이외에도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일례로 자폐증을 앓고 있던 저자의 조카 에네코는 간단한 드럼 연주를 배우면서 운동 능력이 향상되고 행동 개선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음악이 보유한 리듬이나 선율은 음악 치료라는 것이 가능하게 만들었고, 지금도 계속된 연구를 통해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음악을 통해 나를 찾을 수 있다는 말에 홀려 시작한 독서였으나 이 책에서는 내 예상보다 뇌과학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었다. 만일 자신의 음악적 취향이 이런 식으로 형성된 루트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면 이런 면에서 조금 당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음악이 우리의 전 생애에 걸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할만한 책이다. 단순히 음악심리학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학문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도전해도 좋겠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

- 음악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지은이 : 빅토리아 윌리엄슨

옮긴이 : 노승림

출판사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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