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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의 힘 May 26. 2019

인지치료

쉽게 배우는 인지치료 

인지치료란?


인지치료를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정신과 치료법이다. 정신과(요즘에는 정신건강의학과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변경되기는 했지만)라고 하면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치료법으로는 인지치료, 병으로는 공황장애가 그나마 덜 부정적이다. 공황장애의 경우에는 연예인들이 많이 경험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고, 인지치료는 마케팅이 잘 되어서 그런 듯하다. 


발달의 역사 

인지치료는 1950년대에 미국에서 아론 벡이라는 정신과 의사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1970년 중반에 우울증의 인지치료라는 책을 출간하면서이다. 아론 벡은 정신과 의사들이 누구나 받던 교육 분석(교육적 목적의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정신분석에 회의감을 느꼈고 현실과 그에 대한 생각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정신분석과는 완전히 다른, 현실과 생각을 중시하는 인지치료를 개발했다. 그는 인지치료의 확산을 위해서 두 가지 중요한 대책을 세웠다. 먼저 안지치료에 대해서 부정적인 정신과 의사들보다는 심리사나 사회복지사 같은 비의사들에게 이를 전수했다. 그 결과 빠른 세확장이 가능했다. 두 번째는 단순화였다. 세 확산을 위해서는 이른 뒷받침을 비용이 필요했고, 그는 이 돈을 NIMH라는 단체에서 받으려 했다. 그러려면 인지치료가 약물(이때는 주로 imipramine이라는 약물)이나 일반적인 정신치료와 비교해서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 했다. 치료법이 복잡하면 다뤄야 할 변수가 많아서 효과 입증이 어려우니 남들이 보이게 너무 피상적으로 보이는 단점을 감수하고 표준화된 단순한 기법으로 정리했다. 내가 약 20년 전 2000년대 초에 처음으로 인지치료를 시작할 때 매뉴얼에 나온 대로 하면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았고, 약 5년의 시행착오 끝에 변형을 가했고 효과를 보았다. 그리고 이 변형은 주로 복잡도의 증가였다. 


전망


인지치료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증상, 원인, 치료의 판단 등등 모든 것이 애매모호한 정신분석에 비해서 단순하고 명확한 개념에다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반달도 많았지만 신선한 혁명이었다. 조금 복잡한 얘기지만, 20세기 초반 미국 심리학계를 주름잡던 행동치료 학파의 피상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해서 더욱 환영받았다. 예를 들어 흡연 문제의 경우 행동치료를 보상과 징벌을 잘 조율하여 그 행동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쉽게 재발되었다. 그런데 행동치료는 그 출발점에서부터 눈에 보이지도 않고 양적인 평가도 할 수 없는 심리 내적인 것에는 심한 거부감을 보였다. 그래서 생각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물과 기름 같던 정신분석과는 달리 그래도 타협이 가능한 인지치료는 거부감이 훨씬 덜 했다. 이처럼 행동치료가 인지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인지 혁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1990년 대 이후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인지치료는 그 한계를 그대로 노출하게 된다. 간단히 얘기하면 인지 모델에 의하면 


    사건 => 인지(해석/생각/사고) => 감정


이었지만, 이후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우리가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감정이 발생된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이런 감정들은 인지보다 먼저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인 인지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생각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도 있지만 생각에 앞서, 그래서 당연히 생각으로 인해 초래되는 것이 아닌 감정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생각(가장 위에 있는 전두엽)을 바꿔서 감정(아래에 있는)을 바꾸는 Top down 방식의 감정조절과 더 아래 있는 호흡이나 근육의 긴장 정도를 조절해서 감정을 조절하는 Bottom up 방식의 감정조절 두 가지가 다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때문에 명상, 요가가 재조명되었다. 


 또한 행동치료와의 관계 또한 달라졌다. 사실 인지치료와 인지행동치료는 혼용해서 쓰는 용어이지만, 인지 치료자들은 자존심 때문에 인지행동치료라는 용어보다는 인지치료라는 용어를 더 선호했다. 그래서인지행동 치료하는 사람들은 행동치료에서 비롯된 학파의 사람들이고, 인지 치료하는 사람들은 인지치료를 먼저 배운 사람들이었다. 물론 최근에는 뇌과학의 발달로 인해 이 두 가지의 구분이 희미해졌고 이 인지와 행동이 둘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것으로 보는 DBT라는 치료법이 최근에 나왔다. 


 뇌과학의 발견으로 인한 인지치료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생각에서 비롯된 감정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런 감정들은 인지치료로 충분히 잘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인지치료의 효용은 존재하며, 치료법의 특성상 교육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50회 정도 예정으로 인지치료 여행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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