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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짧게, 더 짧게
최근 온라인 미디어의 특징은 "짧게 그리고 더 짧게"입니다.
릴스와 쇼츠로 대변되는 짧게 편집된 1분 이내의 동영상들이 온라인 미디어계의 대세가 되었습니다.
쇼츠의 시작은 2021년이지만 순식간에 동영상 서비스계의 메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으며 기존 유투버들도 쇼츠 유투버로 전환하거나 원래 서비스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쇼츠는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단순히 미디어의 형식과 내용 상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그에 따른 심리적인 파생 효과도 낳고 있습니다.
2. 단순히 짧아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쇼츠와 릴스는 단순히 동영상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1분 이내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긴~ 내용을 요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표현하거나 제공하는 방법 또한 자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역으로 보면, 전체 내용이나 세부적인 측면들은 간과하게 되며, 자극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한 왜곡이나 편향이 발생한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이렇듯 강렬하고 자극적인 내용을 강렬하고 자극적인 형식으로 만들어진 미디어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우리는 심리적으로 쇼츠에 길들여지게 됩니다.
3. 주의력과 인내심이 짧아지며 수동성이 늘어난다
이로 인한 여러 가지 파급 효과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핵심적인 두 가지는 주의력과 인내심이 짧아진다는 것과 수동성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한 권의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네 시간이 소요되며 그동안 다른 활동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으면서 책을 읽는 과정과 내용에 주의력을 유지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더불어 쇼츠의 특성상 눕거나 편한 의자에 앉아 손가락 하나만 까닥이는 행동만 하는 것으로도(즉, 적극적인 탐색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최소한의 행동을 통한 수동적인 행동만으로도) 재미있고 자극적인 자극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쇼츠와 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주의력과 인내심이 짧아지며 수동적인 태도들이 증가하게 됩니다.
4.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키다
그런데 왜 그렇게 쇼츠와 릴스는 대성공을 만들어 냈던 것일까요?
그것은 쇼츠와 릴스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즉각적인 자극과 만족을 추구하는 동물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별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끝도 없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쇼츠와 릴스는 인간이 가진 동물적인 속성에 부합합니다.
알고 보면 즉각적인 욕구를 지연시키거나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투자와 노력을 통해서 결과를 얻는 활동은 상당한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 고차원적인 심리적 활동입니다.
5.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쇼츠와 릴스는 죄가 없습니다.
단지 그것에만 너무 빠지거나 탐닉하면 문제가 될 뿐입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나 스트레스가 가득해서 짧고 강렬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쇼츠와 릴스를 즐기시면 됩니다.
다만 그것에만 너무 빠진다 싶으면 천천히 & 느긋하게 책 한 권을 읽거나 편한 자세로 팝콘을 겸해서 영화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면 될 뿐입니다.
6. 내가 원하는 맛있는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해 주는 음식점은 죄가 없다
싸면서도 맛있으며 어떤 메뉴라도 다 갖추고 있는 데다가 주문만 하면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음식점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때로는 내가 스스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과 즐거움을 즐길 수 있으면 될 것이며, 때로는 음식이 늦게 나오더라도 식전에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즐거움을 충분히 즐기시면 됩니다.
단, 최근 들어 유난히도 쇼츠나 릴스에 몰입한다면 '어.. 내가 요즘 마음이 마음이 지치고 힘든가?' 하는 자문을 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지치고 힘들어서 쇼츠나 릴스의 자극에 잠시 빠진 자신에 대해서 '나는 왜 이리도 자극적인 내용에 탐닉하는 거지? 이건 문제 아닌가?' 혹은 '이런 식으로 자극적인 내용에 빠지다 보면 마약처럼 중독되는 거 아니야?'라고 더욱더 자책하지는 않으시면 되는 문제입니다!
오늘 제 글 어떠셨습니까?
원래 제가 쓰던 글에 비하면 아주 짧고 간결하게(즉, 쇼츠스럽게~) 쓰고자 노력한 글입니다.
큰 제목 하나에 한 단락만 쓰고, 한 단락에 네 문장이 넘지 않도록 엄청나게 신경을 써서 쓴 글입니다.
큰 제목도 5번 이내로 쓰려고 했는데 결국 6번까지 갔네요.. ㅠㅠ
아마도 제 글이 너무 길고 진지하다고 생각했던 분들은 오히려 이런 스타일의 글이 마음에 드실 수도 있겠지요?!
아마도 어떤 분들은 평상시 제 글에 비하여 너무 내용이 없거나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쇼츠나 릴스도 결국 취향과 선택의 문제일 뿐입니다.
단지 지나치게 한쪽에 몰입하여 편향되지만 않는다면 각자 나름대로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재미와 즐거움이 있는 것입니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건강한 마음 관리를 위해서 혹시라도 너무 편향되지 않나 정도만 점검하시고, 짧고 자극적인 릴스나 쇼츠도 편안하게 즐기시면 어떨까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