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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뉴스

처음 10분만 지나가면 괜찮은 몇 안되는 작품

by 제이니

요새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통 10분 정도 보고, 대사를 어떻게 치는지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따라 그냥 그만보거나 계속보거나 결정을 하게 된다. 나쁜 버릇이기는 한데, 너무 많이 나오니 어쩔 수 가 없다. 그리고 대충 10분 본다고 스토리가 예측되지는 않지만, 어떤 스토리든 이 작품이 어떻게 표현하고 진행할 지 뻔하다고 해야하나. 처음 10분이 스토리가 뻔해도, 진행이 뻔하지 않으면 대부분 만족으러운 작품들이었던 것 같다. 반면, 아무리 소재가 좋아도, 대사 치는게 유치하고 늘어지는 작품들은 그냥 패스하는 것이 정신건강상 대부분 유익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은 처음 10분이 등신같아서 바로 꺼버린 작품이었는데, 어쩌다 다시 틀어서 처음 10분 딴짓하다가 계속 보게 되었는데, "처음 10분만 짤라버리지 그랬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든 작품이었다.


남는시간이 10분 이상 있다면 추천합니다.



책임자라는게 무엇인가. 나는 학교든 회사든간에 소위 '책임자' 랍시고 책임지는 사람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책임자랍시고 온갖 특혜와 대우는 받으면서 정작 책임은 실무자들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실무자가 독단적으로 사고 친 건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책임자' 도 보았다. 중요한건 책임자가 책임을 지느냐 아니냐라기 보다는, 일관성이 없다. 실무자는 상황을 보고 한 순간부터 면책이되고, 실무자가 보고의무를 져버린 순간부터 책임자가 면책이 되는 것이 '책임' 이라는 것 인데, 한국사회는 이게 좀 거꾸로 된 것 같다. 뭐 선진국 어쩌고 하는 말이 나도 듣기 싫지만, 다른 선진국들은 그런 '면책' 개념이 꽤 확실하다.


이 영화를 보면, 권력을 휘두를 때는 책임자이고, 사고가 나면 실무자가 책임자가 되는 쌍팔년도 한국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도 그러고 있지는 않나?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는 굿 뉴스를 듣기를 기원한다.



아 조연으로 참여하는 일본 배우들이 다 주연급이라 신기했다. 야마다 타카유키, 시이나 깃페이 등등. 야마다 타카유키는 점점 멋져지는 것 같다. 시이나 깃페이도 멋진 할배가 되어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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