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을 오징어게임으로 만든다면?
드라마가 원작이 있는데 이런말 하기는 뭐하지만, 바람의 검심 오마주도 많고 설정도 비스므리 하다. 극의 전개는 배틀로얄물이라 오징어게임은 아니지만, 뭔가 사람숫자 세고 보상이 있는게 원조 배틀로얄이라기 보다는 오징어게임같다는 느낌도 들고. 그냥 느낌이겠지.
무진전쟁 직후 몰락한 사무라이들이 사회불안 세력이 되니, 다 모아서 죽여버리자 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무술대회! "이제부터 서로 죽여라" 라는 어떤 일본 만화의 제대로된 오마주랄까.
검술액션이나 액션은 아주 훌륭하다. 주인공부터 병맛같은 시티헌터인 '페이블' 시리즈의 주인공이었으니, 그냥 방방 날라다닌다. 사무라이판 페이블 같은 느낌. 이상한 유머코드는 없지만. 키요하라 카야가 매우 매력적으로 나온다. 저런 마스크는 나이기 쉽지 않은데, 나머지 배우들은 뭐 그저 그렇고 여주인공급인 후지사키 유미아는 없는게 나아보이는 존재감.
아베히로시가 할배가 되어 나오는데, 키큰 사차원 아재가 캐릭터인 아베히로시가 진지한 살인마 할배라니. 세월이 많이 흐르기는 했다. 게임 사무라이 쇼다운의 우쿄를 모티브로 한 우쿄도 나오는데 노다메 칸타빌레의 꽃미남 타마키 히로시. 멋진 결기로 나왔다가 엄하게 엄지손가락이 잘리며 리타이어. 이 엄지손가락 자르는 검객이 어떤 만화에 나왔었는데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암튼 이거저거 오마주가 하도 많아서, 그냥 1990~2010년까지의 메이지유신/검술만화의 종합 짬뽕세트랄까.
아 야마다 타카유키도 나오는데, 멋지게 나와서 단박에 목이 잘리는데, 잘린 목도 아름답게 떨어지는 듯. 카메오 많이 나오는 작품은 피하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야마다 타카유키는 뭔가 중요한 인물처럼 나와서 계속 보게 되었다.
애당초 멀티 시즌으로 제작되었는지, 똥싸다 만 느낌으로 시즌1이 끝나기는 하는데, 그냥 뭐 이 정도면 볼 만큼 봤지뭐. 더 볼 필요 있나 하는 느낌. 시간 남으면 볼 만하다. 최근 일본 드라마들은 그냥 뭐랄까 수준이 1990년대보다 퇴보한 느낌인데, 이번 작품은 그나마 좀 나은 것 같다. 원작이 있어서 그런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