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들여서 교육받고, 원하는데 취업하겠다는데 뭐가 불만이지?
우리나라의 공학자들에 대한 태도는 굉장히 이중적이다. 공학자가 없으면 먹고살것 없는 나라라며 온갖 설레발을 쳐서 공대에 입학하게 하면서, 정작 본인 자녀들은 해외 경쟁력 없는 라이센스 장사인 의사나 변호사를 시키려고 죽을 똥을 싸는 문과출신 기자 아버지들을 보면 안다.
의사든 변호사든 스스로 교육비를 내고 (물론 부모님 돈이지만) 공부해서, 우리나라의 돈을 벌게 되는데 반해, 공학자들은 스스로 교육비를 내고 해외의 돈을 가져오는 것이 차이이다. 나라를 풍요롭게 하는 것은 공학자들인데, 어째 사회적 평가는 '공돌이' 이고, 저쪽에다가는 '의사선생님' 이다.
한 30년넘게 저런 짓거리를 하다보니, 공학자들이 한국에 취업안하고 그냥 미국으로 가거나 중국으로 가게 되는데, 거따대고 "나라가 키운 인재, 해외에 뺏긴다" 라고 하더라. 나라가 언제 공학자를 키웠나. 기업이 언제 공학자를 키웠나. 학교다닐 때 돈한푼이라도 줬나? 대학원에 돈이라도 좀 뿌리는 삼성전자같은데나 할 말이 좀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 다른 회사들은 그냥 남이 잘 교육시켜둔 인재를 '영어 못한다' 는 이유 하나만으로 싸게 쓸어가서 썼을 뿐이다. 그걸로 기계도 만들고, 반도체도 만들어왔다. 그나마 나라가 저런말을 할 수 있을 때는 박정희 때 과학기술원 만들어서 지원 많이 할 때인 거고, 그 때는 나라의 덕을 본 학자들이 대거 유학 후 귀국해서 나라에 기여하게 되었을 때 뿐이다. 그 이후로는 그런일이 있나? 설레발 떨어서 바이오 인재 키운다고 생물학과 정원을 미친듯이 올려서, 몇년뒤에 생물학 박사가 편의점 알바 월급같은 돈을 받고 일하게 만들지를 않나. 그래놓고 해외에서 돈 한푼 벌어오지 못하는 의사들 정원은 칼같이 지켜주고.
그래서 30년동안 뒤통수를 맞았는데, 나라가 당신들을 키웠으니 해외에서 몇억씩 준다고 해도 가지말라는 건가? 미친소리하지말고, 본인들 자녀한테부터 그런 요구를 하고 지껄이는게 좋다. 21세기에 쌍팔년도 개소리를 하고 있어.
의사들을 사석에서 만나면 맨날 미친듯이 바쁘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바쁘다. 사실 그렇게 바쁜데 2~3억밖에 못벌면, 별로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보통사람에 비할데는 아니기는 하다. 어쨌든 너무 바빠서 힘들다길래, 그럼 의사를 더 뽑으면 되지 않냐라고 순진하게 물어보면, 반응들은 두가지인데 그나마 세상돌아가는 걸 아는 의사들은 그냥 조용히 있고,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똥꼬빨아주는 제약사 영업사원이 전부인 세상에 사는 의사들은 울그락불그락해지면서 뭐 별 이상한 걸 다 갖다붙이며 의사증원의 불합리성을 설파하기 시작한다. 물론 다신 안만난다. 만나서 제일 재미없는 부류가 의사이다. 사실 의학 신기술 이런건, 생물학 교수들이랑 얘기하는게 재밌지 의사들은 솔직히 연구 열심히 하는 사람 아니면, 과학자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뭐랄까 좀 생활과학 전도사 같은 느낌. 그냥 특정질환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능력이고 딱 거기까지인것 같다. 한국 의사들은 연구도 거의 안하니까.
그래서 한 20년전쯤에, 공학자들 사이에서 공학도들도 의사처럼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당연히 싼 공학자가 많이 필요한 대기업의 가벼운 무시와 정부의 무신경함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때즘부터 공대 기피현상이 심화되었고,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은 모두 탈주해버렸다. 한 10년정도 소프트웨어 인력 공급이 저질이 되어버리니까, AI 시대에도 뒤쳐지고, 플랫폼이랍시고 배달중개나 온라인택시회사나 만드는 수준. 뻔한 메신저도 기술적수준이 동남아보다도 못한 그런 나라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아마 자바 스프링으로는 전세계 최고 아웃풋을 자랑하지 않을까. 어쩔수 없는 면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부가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까지 지정해주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 없을듯.
주저리주저리 써 놨지만, 하고싶은말은 이거 하나다.
"당신들이 키운거 아니고요, 부모님들이 키운겁니다.".
기자애들은 낄끼빠빠가 안되는 것 같다. 하긴 낄데 아닐데 구분을 안해야 좋은기자기는 하지. 뭐 또 그럴 때는 잘 빠져나가기만 하드만. 주댕이로 먹고 사는 애들은 거기까지가 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