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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승현 Jun 01. 2020

[돈 관리 교실] 재무설계 5원칙(1/5)


재무설계 5원칙


제 1원칙. 욕심내지 말고 잘 나눠라


상품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당신은 재무설계에 무엇을 기대하는가? 혹시라도 재무설계로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 재무설계는 부자가 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언정 당신을 부자로 만들 수 없다. 그렇다면 좋은 금융상품을 찾으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키보드 몇 번만 두드리면 세상의 온갖 정보가 눈 앞에 펼쳐진다. 좋은 금융상품을 찾는 사람은 당신만이 아니다. 실제로 그런 상품이 있다면 어찌 아직 모를 수 있겠는가? 세상에 없는 것은 찾지 마라. 세상에 없는 것을 찾다 보면 시각이 왜곡되고 귀가 얇아져 사기당하기 딱 좋다.


2017년 여름, 대전에 거주하는 미혼 여성을 상담한 적이 있다. 2012년에 취업해 모 생명보험사 설계사를 통해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3년 동안 총 8건의 종신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월급 250만 원 가운데 160만 원을 매월 보험료로 납입하고 있었다. 나머지 90만 원으로 부모님 용돈 드리고, 교통비와 본인 용돈까지 쓰고 나면 남는 건 없다.


열심히 일해 받은 월급을 모두 종신보험에 쏟아붓고 결혼자금과 재테크, 노후준비까지 탄탄하게 잘하고 있다고 믿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받은 소중한 월급을 잘 저축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은행에 적금만 하기는 뭔가 부족한 듯싶었다. ‘뭐 좋은 상품이 없을까’ 찾던 중 지인에게 보험설계사를 소개받았다.


설계사가 설명하는 상품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가입했다. 이후 설계사가 찾아와서 상품을 이야기할 때마다 적금 늘리듯 형편이 되면 계속 종신보험에 가입해 금액을 늘렸다. 2017년 당시 환급금은 납입보험료 대비 약 40% 정도였다. 2~3년 후 필요한 결혼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모든 종신보험을 해약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관심의 중심이 상품 자체라면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 자산 관리와 자산 배분의 관점으로 재무설계에 접근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다소 좋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재무목표 실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만약 이 여성이 160만 원 저축 여력을 목적에 맞게 보장성 보험에 10만 원, 은퇴를 위한 연금보험에 20만 원을 지출하고, 나머지 130만 원을 잘 분산해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Case-A는 상품군별로 적정한 수준의 수익을 가정했고, Case-B는 손실을 가정했다. 두 경우(Case)의 차액은 570만 원이다. 상품 선택에 다소 실패해 Case-B가 Case-A보다는 적은 금액이 만들어졌지만, 안전자산인 적금과 채권의 비중이 높아 그 이자와 수익 덕분에 원금을 까먹지는 않았다.


[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모의 계산 ]


좋다고 생각했던 종신보험에 5년간 받은 월급을 용돈 조금 쓰고 모두 쏟아부었지만, 5년 후 결혼자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은 약 3천만 원에 불과했다. 잘 분산해 투자했다면 다소 실패한 포트폴리오였을지라도 최소한 원금을 웃도는 자산은 만들어졌을 것이다.


종신보험 상품이 나쁘다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상품보다는 지출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잘 배분한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배분만 잘되었다면 포트폴리오 안에서 상품의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을지라도 돈을 써야 하는 시기에 쓰지 못하는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좋은 상품을 찾기보다 어떻게 나눌지를 열 배 더 고민해야 한다. 좋은 상품을 찾는 것은 어떻게 자산을 배분할지 결정한 다음에야 생각할 일이다. 순서가 바뀌면 돈을 써야 하는 시기에 쓸 수 없다. 결국은 손해 보고 해약함은 물론, 손해 본 만큼 추가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서두르지 말고 순서를 지켜라.


글쓴이 : 배승현 

moneytube@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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