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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me Mar 28. 2020

10- 재택근무 중 느껴지는 찝찝함(?)

인도 lockdown 3주 기간

대학시절 회사와 관련된 근무형태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그중 하나가 재택근무였고 재택근무는 내가 살면서 절대 경험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우리 회사는 영문 교정 및 번역업체로 전 세계에 프리랜서들이 일을 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해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어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의 우리 한국팀은 한국인의 특성에 맞게 고객의 전화도 많이 오기 때문에 전화기 연결 때문에 재택이 어렵다가 약 3개월 전에 한 번 시도 한 뒤 비상상황에 따르 재택근무 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인도가 약 한 달 동안 봉쇄되고 병원, 허가받은 일부 식료품점 및 약국만이 영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그 이외의 곳은 모두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미리 재택근무를 경험한 덕분에 지금은 어찌 보면 편하게 근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아래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사 링크: https://scroll.in/article/957245/coronavirus-after-lockdown-migrant-workers-take-a-long-walk-home-from-gujarat-to-rajasthan


인도가 아무리 현재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는 나라일지라도 아직까지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이 마저도 1인이 전체 가족 (5-6명)을 벌어 먹이고 있다. 따라서 배달, 공장 노동자 등과 같은 인도 자체 내의 이주민들은 한 달가량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대체적으로 일감이 많은 도시로 나와 일하는 사람들이 많고 영업체가 문을 닫으니 거주할 곳이 없어 결국에는 원래 마을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돈이 없으니 걸어서 며칠을 세워 마을로 돌아가야만 한다. 


사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때 인도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한국은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으나 중국과 먼 나라는 아마 다른 나라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한국 뉴스를 계속해서 접해온 나로서는 코로나가 분명히 인도로 넘어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었고 특히 인도는 번잡한 곳이며 관광객 유입도 많은 나라니 절대 피해 갈 수 없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도 사람들도 크게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져온 주된 계층은 다름 아닌 바로 부자 계층이었다.


 첫 번째 집단 감염 사례는 이탈리아 관광객이었고 이후 계속해서 확진된 감염자는 모두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여행을 갔다 온 주된 계층은 현재 따뜻하고 안전한 집 안에서 편안한 격리를 하고 있다.

심지어 해외에 있는 자국민을 전세기를 태워 인도로 데리고 오기도 했는데, 2주 동안 인도 군부대 안에서 격리를 시켰고 그 과정에서 1인 1실을 요구하며 더 나은 시설을 요청하기도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병들어 가는 것이 아닌 굶주림으로 병들어 갈 수 있는데 이 또한 고민해주고 도와주려는 손길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발전하는 인도에서 약자에 대한 정책이나 배려의 정신이 조금은 부족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된다.


정말 운이 좋은 나는, 현재 재택근무를 하며 편안하고 안전한 집에서 격리를 하고 있고 회사의 배려로 격리에 필요한 물품들도 조달받았다. 무엇보다도 한 달 월급을 꼬박꼬박 받으며 잘 지낼 수 있는 깨끗한 환경에 있다.


<회사에서 전달받은 식품들>


내 삶에 더욱 감사하게 되면서도 이 찝찝함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무기력함에 더욱 불편한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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