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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 Apr 25. 2019

차별의 상처, 꼭 겪어봐야 알겠어요?

차별을 이해하려면?

1968년 4월 4일 미국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Martin Luther King, Jr. 목사의 살해되었다. 그 사건으로 인종차별과 인권 문제는 더 사회에 드러났고, 백인만 거주하는 아이오와주에 초등학교 선생님 제인 엘리엇 Jane Elliott 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다. 그녀는 아이들과 실험을 통하여 인종차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백인 아이들에게 멜라닌 색소가 많은 것이 '현명함'을 뜻하다고 말했고, 그로 인해 파란색 눈과 갈색 눈 중에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이 멜라닌 색소가 더 많으므로, 더 똑똑하고 우월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에게 몇 가지 특권과 규칙을 주었다.


교실의 앞자리에 앉기

새로 만들어진 정글짐 이용

5분 더 길어진 쉬는 시간

교실의 앞자리에 앉기. 파란 눈을 가진 친구는 맨 뒷자리로 밀려남

파란 눈을 가진 친구들과 놀면 안 된다 규칙


일주일도 안되어, 이 특권과 규칙들이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이 파란 눈을 가진 친구들을 무시하고 권리 행를 하기 시작했다. 파란 눈을 가진 친구들은 평소 잘하던 수업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소극적인 아이로 변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실험 시작 일주일 후, 아이들에게 전의 사실은 오류였으며, 사실 파란 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우월하다고 전하고 규칙을 바꾸었다.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이 가졌던 규칙과 특권이 반대로 파란 눈을 가진 친구들에게 전해졌다.


실험 결과, '우월한' 집단이 된 파란색 눈의 아이들은 '열등한' 갈색 눈의 아이들에게 관대하고 너그러웠다. 제인 엘리엇은 이 결과가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에 대해 더욱 조심할 줄 알았던 것이다"라고 하였고,  몸소 경험했을 때 차별을 이해한다고 하였다.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수준은 어떤가요?

새누리당 이자스민 전 의원, 필리핀 출생, 한국인 남편과 가정을 이루고 한국인으로 귀화하였다. 귀화한 지 20년이 넘는 한국생활을 한 그녀의 인터뷰에는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 혹은 한국은 단일민족의 신화에 기초한 민족이다 라는 악플들이 무수히 달렸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이주가 증가하고, 한국도 나라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시민의 신분이 인종으로 나타내기 점점 어려워진다. 한국인은 모든 인종에게 차별을 하는 것일까?


1990년 기준으로 전체 결혼의 1퍼센트(4,710건)에 불과했던 국제결혼이 2005년 13.5퍼센트(4만 2,356건)로 급격히 증가했다. 2012년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의하면 결혼 이민자 28.9퍼센트가 차별을 경험했다. 데이터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구권 출신 남성은 27.8퍼센트 차별을 경험한 반면에,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비서구권 남성 결혼 이민자는 41.6퍼센트 차별을 경험했다. 세계가치조사 설문조사에서 '다른 인종의 사람이 이웃으로 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 응답자 중 34.1 퍼센트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답했다 - <아픔이 길이 되려면, 237-239>





'우리 편'을 향한 차별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의 5주기였다. 세월호의 참사에 관해는 들었지만, 생존 학생들의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교수는 '생존 학생 실태조사' 연구를 통해서 생존 학생들이 '살아 남기' 위해 격은 일과 참사 후의 더 참혹한 상황을 바쳤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전하고 그것을 '착하게' 들은 학생들은 참사로 이어졌다. 가만히 있으라니... 

가까스로 탈출한 학생들은 또 다른 역경을 겪어야 했다. 어린 친구들에게 취재의 욕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뺏어가 마음대로 각색하였다. 언론에서 보상금액과 특별전형 사실 보도로 "운 좋게 (살아) 나와서 저렇게 혜택을 받는다"라는 말을 수시로 들어야 했다. 어떤 혜택이 그들의 상처를 위로해 줄 수 있다는 건가? 안산병원 (2주)와 중소기업연수원 (8주) 치유 프로그램으로 그 날의 아픔을 해결해라는 무책임하고 성급하게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했다. 



상처를 받아도 되는 사람들이 따로 정해져 있는가?

교도소, 재소자의 건강과 인권은 누가 보호해주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저자 김승섭 교수는 의과대학 본과 2학년 때 국가인권위원회의 재소자 건강에 대한 연구를 함께 했다. 그가 본 교도소의 환경은 매우 열약했다.

2.5평의 비좁은 공간에 흔한 화장실 문이 없이 변기, 세면대, 그리고 침대가 있는 비좁은 공간에서 재소자들은 수감생활을 한다. 밤낮없이 일하는 교도관과 재소자들로부터 협박과 침을 뱉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교도관의 업무환경. 교도소는 너무 열악한 환경입니다.

재소자들은 난방이 잘 되지 않는 비좁은 공간에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1.5리터 페트병을 안고 자다가 화상을 입고, 어떤 재소자들은 조직 출신의 재소자의 약을 대신 타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3년 전, 보스턴 남쪽에 위치한 교도소 Suffolk County House of Correction을 방문했다. 보안을 지나서 재소자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시설, 병원시설, 그리고 그들의 비좁은 생활공간을 보았다. 개인의 삶, 선택, 사생활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곳이었다. 재소자들의 이야기는 더 충격 적었다.


출소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 사회와 정부의 시스템에 또 '살아 남기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또다시 교도소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인종차별이나 오해로 불거진 사건들에 연루된 분들도 있었다. 차별의 끝은 어디인가?


가벼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야 그렇다고 쳐도 성폭행이나 살인으로 들어온 이들에게도 그런 치료를 해주는 게 맞느냐고, 그들의 인권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런 질문을 들을 때면, 어찌 답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답하곤 했습니다. 인권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요 (아픔이 길이 되려면, 249)




남의 일이 아닌, 모두의 일

인종차별, 세월호 참사, 교도소 이야기. 많은 다수의 일은 아니다. 많은 다수가 겪는 차별이 아니라고 해서, 많은 다수가 겪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결책을 마련하고, 국가에서 보호해주고, 개개인이 깨닮을 수 있는 것일까? 


난 지난 10년간 외국인이었다. 다시 돌아온 고국에서 외국에서의 경험만큼 다양한 '질적인' 경험을 한다. 나에겐 '우리 편'과 '상대편'의 경계가 모호하고, 다름과 틀림이 어려움도 있지만 배움의 경험이 되어간다. 차별을 몸소 경험하고 상처와 치유를 반복해야 했었다. 그 때문에 차별이 나의 민감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가 다른 이의 차별의 상처를 다 이해할 수 있지 않다. 


용기 내서 적어보고 나누어보고 내 상처가 경험이 되어 다른 이에게 희망이 되고 대화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을 가져 보고 싶다. '우리 편'이나 '상대편'으로 차별로 구분 짓기 보다, '네가 필요할 땐 언제나 곁에 있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상처 받는 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상대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도 분명히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거예요. 그리고 '우리 편'에게서 받는 상처가 훨씬 더 아플 수도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그 상처로 인해서 도망가지 말고, 그것에 대해 꼭 주변 사람들과 용기를 내서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간직하세요.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 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예요 (304-305).




차별의 상처, 꼭 겪어봐야 알겠어요?




씽큐베이션 1기 선정도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생각이 함께 자라는 공간, 함께 묻고 함께 깨닫는 곳, 물음이 깨달음이 되어 함께 성장하는 공간 '씽큐베이션'!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대교와 체인지그라운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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