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의 인생은 대부분 별 볼일 없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읽었다. 출처를 정확히 밝힐 수 없음은 순전히 나의 몹쓸 기억력 때문이다.
별 볼 일 없는 인생이 무슨 인생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규정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보통 사람의 시각으로 추측을 해보면 세상에서 남들이 알아줄 만하게 이름을 날리거나, 부를 엄청나게 쌓았거나 하는 부류에 들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별 볼 일 없는 인생이라고 규정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글귀를 보았던 책의 작가도 비슷한 생각을 하였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보니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며 크게 모난 데 없이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행복해 보이는 것이라고 할까.
젊었을 때는 분명히 나는 세상에서 특별한 일을 하며 특별하게 살게 될 것 같은 그런 착각 속에 빠질 때가 있었다. 누구나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던 그런 시절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렇게 살다 죽는 건가’라는 허망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인생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수록 잡히지 않는 욕망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잡힐 듯하면서도 여간해서는 잡히지 않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면, 불면의 날이 쌓이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인생을 예약한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거슬러 허망한 인생을 일찌감치 깨닫고 신기루 같은 욕망을 벗어버린 사람은 평온함에 더 빨리 다다를 수 있다. 타인이 보기에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행복한 인생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렇게 쓰면서도 나는 좋은 문장으로 채워진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아파트를 벗어나 마당을 갖고 싶은 욕심으로 집값을 검색해 보는 일을 아직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