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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퀘스트 Jul 20. 2020

시어머니 때문에 이혼 고민, 진짜 원인은 어디에?

시어머니와 지내면서 생긴 일

◎ 아들을 낳고, 시어머니와 지내면서 생긴 상황들


감정 관리도 잘하고 대인관계 소통도 잘하는데 여전히 관계가 힘들다면 갈등의 원인을 잘못 찾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선영 씨 부부는 아들을 낳은 뒤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고집스럽고 냉담한 시어머니가 오신 탓이었죠. 선영 씨의 입을 통해 시어머니와 함께 지낸 다음 상황들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짠해집니다.



상황 1 : 아들 돌잔치

“아이고, 얼마나 좋으실까. 며느님이 떡두꺼비 같은 손자를 낳아줬으니. 얼마나 귀여워요!” 이웃들이 시어머니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으나 시어머니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행복하기는 뭐가 행복해요? 내가 그렇게 예쁜 손녀나 하나 낳아달라고 했는데 손자를 낳았잖아요. 딸이었으면 우리 아들 닮아서 얼마나 귀여웠겠어요.”



상황 2 : 산후조리 중

선영 씨가 “여보, 창문 좀 닫아줘. 좀 춥네”라고 하자 시어머니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춥긴 뭐가 춥니? 더워 죽겠네. 됐다. 닫아라. 다 저한테 맞춰주고 있으니, 원. 나는 열이 나 죽겠는데.” 선영 씨가 “어머님, 밥이 뜸이 덜 들었네요. 너무 딱딱해요”라고 말하자 시어머니는 “난 고두밥이 좋다” 하며 무시했고 “어머님, 두부가 쉰 것 같아요. 맛이 좀 시큼하네요”라고 하자 “애가 이렇게 까다롭니? 이래서야 어디 너 모시고 살겠니?”라고 화를 냈다.



상황 3 : 부부간의 대화

“여보, 친정엄마가 며칠 와서 산후조리 좀 해주시게 어머님께 집에 가 계시라고 말씀드려줄 수 있어? 내가 힘들어서 그래”라는 선영 씨의 말에 남편이 이렇게 쏘아붙였다. “만날 어머니 결점 좀 들춰내지 마. 엄마도 힘드셔. 쉰 넘어서 아버지랑 이혼까지 하셨잖아. 우리 집에 계시지 말라니 그럼 어디 가 계시라는 거야?”



상황 4 : 친정어머니가 오시는 일에 대해

선영 씨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어머님, 제 산후조리 때문에 어머님도 정말 힘드셨잖아요. 친정엄마한테 며칠 부탁하려고요. 엄마가 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러자 시어머니는 "내가 산후조리 잘 못해줬다고 쫓아내려는 거냐?"라고 화를 냈다. 선영 씨는 다시 침착하게 “어머님을 쫓아내려는 게 아니라 친정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래요. 어머니도 딸이셨으니까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지만 시어머니는 아들 앞에서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어쩌자고 저런 며느리를 데려온 거니? 허구한 날 나 쫓아내려 하고 내가 쓸모없다 하고. 얼른 갈라서든지…….”


◎ 매번 참으라는 요구에 균형을 잃기 시작한 선영 씨


사실 선영 씨는 감정 조절 능력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오랫동안 남편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본인의 감정을 잘 조절해서 시어머니와의 문제를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남편을 포함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선영 씨에게 참으라고 요구하자 내면의 균형을 잃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사는 거 정말 너무 힘들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영 씨는 점점 더 결혼의 가치에 의심을 품게 됐고 이혼을 고려하게 됐다.



선영 씨의 문제는
고부 관계가 아니라
부부 관계였다.

선영 씨의 목표는 감정을 더 잘 조절하고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 눈에는 이 갈등의 진짜 원인을 잘못 안 게 명백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이 무척 중요하기는 하지만 진짜 개선이 필요한 건 남편과의 관계였다. 선영 씨의 문제는 고부 관계가 아니라 부부 관계였다.


결혼의 토대에는 서로에 대한 존경, 사랑 그리고 지지가 있다.

그러나 남편은 지지는커녕 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당신이 희생해야지, 어머니는 노인이니까 이해해드려야지, 당신이 먼저 바뀌어야지 등 아내의 감정, 권리, 욕구를 무시하고 행동을 강요했다.


선영 씨의 내면에서 억울함과 분노가 점점 강해져 실망, 막막함, 절망으로 변한다면 이는 필히 부부 관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었다.


남편이 잘 이해해주고 지지해줬다면...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선영 씨는 눈물을 흘렸다. “그 말이 맞아요. 스트레스가 아무리 커도 남편이 잘 이해해주고 지지해줬다면 훨씬 나았을 거예요.”


자기 변화가 심리적 문제에서 벗어나는 기반이기는 하지만 타인과 관련될 때는 관계 패턴과 신체 언어를 조절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만일 이런 쪽으로 해결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최선의 선택은 전문가의 지원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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