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퀘스트 Aug 07. 2020

백종원이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이유

좋은 마케터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대학에 가서 마케팅 강의를 할 때면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아마 그들은 저에게 마케터로 ‘취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겠지요. 그 질문이라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좋은 학점과 영어 점수,인턴 경험과 더불어 취업에 필요한 일명 ‘스펙’이 기본이 될 겁니다. 만약 질문을 이렇게 바꾼다면 어떨까요?


“좋은 마케터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뭉뚱그려서 ‘직장인’이 아니라 ‘마케터’를 지향한다는 점이 정확히 드러나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이라면 마케터로서의 경험과 주변의 많은 마케터를 접하며 쌓아온 저만의 생각을 들려줄 수 있습니다.
마케터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경험'을 꼽고 싶습니다.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한 마케터야말로 어떤 상황과 고객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그에 맞는 콘텐츠와 상품,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월간서른 오프라인 모임 현장 ⓒ월간서른


제가 운영하는 ‘월간서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연사를 모시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름이 기억하기 좋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하는데 처음부터 이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깁자기 생각나서 만든 거라 ‘갑자기 생각나서 만든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임을 몇 번 지속하다 보니 쉽게 기억하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매월 진행한다는 점에서 ‘월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도 있고 하니 ‘월간’이라는 단어가 꽤 낯익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커뮤니티의 타깃은 30대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30대’ 라는 단어는 뭔가 말맛이 살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전에 읽은 책 한 권이 떠올랐습니다. 작가의 30대 연애 이야기를 담은 《서른 의 연애》였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힌트를 얻어 30대를 ‘서른’이라는 단어로 살짝 바꿨습니다.

그렇게 만든 이름이‘월간서른’입니다. 지어놓고 보니 듣기에 친숙할 뿐만 아니라 발음 하기도 쉬운 이름이 됐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일련의 과정은 지하철에서 내려집으로 걸어가는 고작 10분 사이에 머릿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월간 윤종신’과 ‘서른의 연애’라는 문구가 슬롯머신의 그림들처럼 제 머릿속에 착착 배치됐습니다. 신기한 연상 작용이었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과정은 카지노의 잭팟이 터질 때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카지노 슬롯머신을 보면 화면에 여러 개의 칸(슬롯)이 있고, 각 칸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그림이 있습니다. 슬롯머신 옆에 있는 레버를 위에서 아래로 한 번 당기면 칸 안의 그림들이 돌아가다가 한 칸씩 순서대로 멈춰 섭니다. 그리고 그때 나오는 그림들의 조합에 따라 상금이 주어집니다. 비슷한 모양이 많이 나올수록 높은 상금을 받습니다. 같은 모양의 그림들로 칸이 다 채워지는 걸 ‘잭팟’이라고 부르고 가장 많은 상금을 받습니다.

우리 머릿속에는 아이디어 슬롯머신이 존재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가상의 손잡이를 당기면 빈칸의 그림들이 돌아가지요.

그런데 아이디어 슬롯머신의 잭팟은 현실의 슬롯머신과는 조금 다릅니다. 칸마다 같은 그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그림이 나와야 한다는 거죠. 각기 다른 그림이 자연스럽게 맞춰졌을 때, 그때가 바로 잭팟이 터지는 순간입니다. 칸마다 다른 그림으로 채워진다는 것은, 다양한 경험이 조합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합쳐졌을 때 비로소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잭팟이 터지는 거죠. 

아이디어 슬롯머신은 여러 명이 함께 일할 때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낸 여러 개의 아이디어가 하나의 큰 그림으로 합쳐져야 하죠.

백종원 대표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피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데 백종원 대표가 요식업 사장님에게 제공하는 조언을 통해 사업가 백종원의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한번은 이 프로그램에 자신들이 단골로 다니던 피자집을 인수한 형제가 출연했습니다. 사장님이자 피자를 만드는 형은 전 사장님에게서 전수받은 레시피를 충실히 따라해 나름의 맛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색다른 레시피를 개발해내지는 못하고 있었죠. 여기에 백종원 대표의 아이디어가 더해졌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피자의 크러스트 부분을 피자 가운데 반숙된 달걀에 찍어 먹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형태의 피자였죠. 이 새  메뉴는 원래 피자집이 만들던 긴 형태의 피자 모양이나 맛과도 잘 어우러져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백종원 대표는 어떻게 그처럼 쉽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었을까요? 사실 백종원 대표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터키의 ‘피데’라는 음식에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마침 프로그램 녹화 얼마 전 터키로 해외촬영을 갔다가 맛보고 온 피데를 기억하고 있었던 거죠. 백종원 대표 머릿속의 피데와 형제 사장님 머릿속의 피자가 만나 새로운 아이템이 탄생한 겁니다. 바로 잭팟이 터지는 순간이었죠.


다양한 상황과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에 있는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잭팟을 터트리려면, 마케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마케터는 결국 고객을, 사람을 이해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고객이, 그리고 마케터 스스로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잭팟의 재료를 모으는 데 가장 중요합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경험입니다. 노을이 무엇이냐고 묻는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답은 사전을 찾는 것도 인터넷을 뒤지는 것도 아닌, 아이의 손을 잡고 해 질 무렵 언덕에 올라 노을을 직접 보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케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책상 앞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세상을 경험해야 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많은 기획자와 마케터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 어디에도 없던 아이디어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문득 ‘와! 이건 정말 대단한데?’ 라고 스스로도 놀랄 만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누군가가 이미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겨놓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을까요? 아마도 무언가를 경험했기 때문일 겁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결국 경험만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냅니다.

익숙한 공간과 시간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찾아다니면 하는  생각이 달라집니다.  주변에 흔해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콘텐츠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몰랐던 게 보입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감추기보 다는 실수의 원인을 되돌아보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더 좋은 내가 될 수 있습니다.  

업무에서의 성공과 실패, 일상에서의 새로운 시도가 더해져 다양한 경험으로 쌓여야 진짜 좋은 마케터가 됩니다.




시장조사부터 타깃 분석, sns 채널 관리, 콘텐츠 발행, 이벤트 상품 발송...
이런 아웃풋만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면?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읽어보기 > http://gilbut.co/c/20077496bU

▶ '삶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참된 지식과 꼭 필요한 경제경영 지식' 더퀘스트 신간 소식 받아보기 > http://gilbut.co/c/20074525Nf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