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진영 님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깐수성 탄챵(宕昌)현의 경우 산하 청관(城关)진 공산당 서비스 센터의 10개 정도의 방에서 서비스를 한다. 노인정, 어린이방, 재향군인방 등 사회 서비스이다. 매일깐수 신문에 따르면 탱창현 청관진은 "붉은 그리드"를 통해 인구 2만 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는 광역 지역으로 지역 내 오토바이, 전기 자동차 무분별한 주차, 전용선 충전, 지역 쓰레기 처리 효율 등을 처리했고 집에서 새끼 돼지를 사육하는 이슈에 대해 사육 지역을 조정하여 따뜻하고 상쾌한 생활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커뮤니티의 모든 일에 관여하는 것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809950679544155824&wfr=spider&for=pc
얼마 전에도 중국 네이멍구의 한 지방 신문에도 붉은 그리드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http://mrdx.cn/content/20240908/Page04DK.htm) 바로 지역 주민들이 사는 공동체를 소위 "붉은 그리드(红色网格)"로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붉은 그리드는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개념인데 필자는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과 관계가 있을 수 있어 보여 관심이 갔다.
우선 이 기사 내용을 보면 후레이 호수(呼热胡) 지역을 소개하는데 면적은 약 12.6㎢ 정도이며 21개 단지, 5,025 가구가 거주하는 곳이다. 여기에 붉은 그리드를 건설했다는 것인데 그 내용이 지역 당 조직, 당 지점, 동 당소조 등 3 계층 조직을 구성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우리에게 아파트 동 대표, 단지 주민 재표가 있듯이 공산당 조직을 최하 조직을 아프트 동 대표, 단지 대표, 그리고 지역 대표의 계층 구조로 구성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는 사실 그렇게까지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나 21개 단지로 구성된 지역을 모눈종이처럼 8개 그리드 구역(网格片区)으로 다시 나누고 여기에 "붉은 주유소(红色加油站)"를 만들고 민생 연락소(民生联络站) 등 21개 마이크로 공산당 진지(微阵地)를 만든 것은 의도를 생각해 보게 한다. 해당 당지부의 서기는 이런 공산당 진지가 일상적인 여가 교류의 주민들이 좋은 장소가 될 뿐만 아니라 당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사회 정서의 중요한 플랫폼을 수집하는 당 조직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일견 생각된다. 그리고 이 기사는 여기서 끝난다. 그러니까 네이멍구의 한 작은 지역에서 21개 단지를 묶어 공산당 조직을 말초까지 만들었다는 기사인 셈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럿 있다. 기존 공산당 조직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단 조직까지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여기에 '주유소'가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의문을 뒤로하고 다른 소식을 살펴보자. 장쑤성의 항구 도시, 롄윈깡(连云港) 시의 하이토우전(海头镇)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이곳은 당을 "붉은 그리드"에 건설하고, 당 지부를 그리드 상에 건설했으며 29개 행정촌, 173개 당 조직을 건설하고 당원 중심 가구들 설립하고 "당 소조의 집"을 선발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공산당 말단 조직의 "붉은 기본 노드"를 건설하였노라 말하고 있다. 당 조직의 활동률은 100 %에 달하고 당원과 간부의 출석률은 90 % 이상에 이른다고 득의양양한 모습이다.
https://jsnews.jschina.com.cn/lyg/a/202404/t20240423_3395693.shtml
아래 사진을 보라. 하이토우전에서 개발한 현대화 거버넌스 플랫폼이다. 사회 거버넌스 통합 지휘 센터라고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도입으로 효율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한다. 촌을 264 개 마이크로 그리드를 세분화하고, “전-촌-그리드-마이크로 그리드”의 계층적 관리 구조를 구축했다. 그야말로 물 샐 틈 없는 거버넌스 체제이며 다시 말해 완전한 감시 통제 체제이다.
도대체 이런 일들이 목전의 중국에 왜 필요할까? 그리고 이 "붉은 그리드" 건설이 중국 방방곡곡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붉은 그리드 건설을 중국 정부가 홍보하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 행정 단위를 따라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국영 기업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칭 유전(大庆油田)이다. 2024년 5월 다칭유전의, 채유 3 공장의, 제3작업구의, 북 37 수집반의 "그리드 요원" 저우단(周丹)이 유증기 누출을 발견하여 스마트 공산당 플랫폼에 문제를 보고했다. 그러자 "2급 그리드 요원"이 즉각 행동하여 누출 위치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수리를 완료했다고 한다. 다칭유전 공산당 지부는 46개의 "2급 그리드 망", 792개의 "3급 그리드 망"을 구축하여 5,425개의 당 지부 그리드, 1.5만여 단위 그리드, 4.7만여 명의 "그리드 요원"을 포괄하여 기본적으로 "붉은 그리드"의 전면 확대를 마쳤다고 한다.(https://baijiahao.baidu.com/s?id=1800831095379845011&wfr=spider&for=pc) 여기서 우리는 이 "붉은 그리드"가 상하위 계층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급 그리드 산하에 3급 그리드가 있고, 각급 그리드에는 해당 "그리드 요원"이 있는 모양이다. 다칭유전의 경우 종업원 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2023년 1월의 글 중에서 간부 사원이 4.6만여 명이라는 말이 나온다. (http://news.cnpc.com.cn/system/2023/01/30/030091709.shtml) 그렇다면 위의 4.6만여 "그리드 요원"이 대체로 이들 간부 사원이 아닐까 싶다. 즉, 회사나 지역의 행정 조직 게통과는 별도로 공산당의 지휘 통제 체제가 만들어져 있고 이것이 아마도 "붉은 그리드"의 정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다칭유전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이어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공산당, 그리드, 거버넌스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다칭유전의 경영진은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싶기도 하지만 바로 이들이 동시에 공산당임을 고려하면 동일 인물 이중 조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기존의 조직 관리와 통제 외로 왜 이런 그리드 방식이 필요한 것일까?
한 가지 실마리는 이 그리드 거버넌스가 상부와 독립적으로 알아서 (당의 뜻에 맞게) 행동하는 방식을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부에서 볼 때 아래쪽에서 알아서 관리하고 운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체제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행정 체제가 부처 간 업무 영역이 겹치거나 불분명한 경우 행정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현장의 '그리드'가 나서서 해결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 "붉은 그리드"는 태생적으로 사회 조직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층이 위주일 수밖에 없되 당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하는 체제이다. 필자는 이 이중 조직은 중국 정부의 공백 지대를 커버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역량을 강화하고 결국은 인민들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의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외국인으로서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할 때 이 "붉은 그리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팬데믹이 왔을 때 필자는 베이징으로의 진입을 금지당해서 톈진에서 한 달 동안 대기했어야 했다. 당시 베이징에 가기 위해서는 해당 커뮤니티 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이 해당 커뮤니티 위원회라는 것은 이 "붉은 그리드"의 일부가 아닐까 싶다. "붉은 그리드"는 평소에 보이지 않아도 비상시가 되면 가동되어 비정형의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체계는 아마도 평화시와 비상시로 나뉘는 이중 구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민무장부 등 중국의 전시 체제를 대비하는 여러 조치들은 우리에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 공산당으로서도 굳이 홍보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로서는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