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투덜
세상의 거의 모든 작가는 존경받아야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더 존경받아야 합니다.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내가 책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요즘 재판을 찍는 책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서점이 줄어드니 당연히 초판 수량도 줄었습니다.
이제 1천부만 찍는 책도 수두룩합니다.
1천부, 한 권에 만원이면 인세가 100만원입니다.
책이 비싸도 2만원 이하니까 많이 받아야 200만원입니다.
몇 개월 동안, 아이디어와 지식을 쏟아넣은 결과가 200만원입니다.
작가들이 바보라서 몇 개월에 200만원 벌자고 글을 쓸까요?
작가들도 대략 알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없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겁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출판사 직원은 이들이 없으면 일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있어야 일을 하고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단한 일일지라도 계속 해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출판사가 돈이 많으면 작가들을 후원이라도 하겠지만,
책을 안 보는 시절에 출판사에 돈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꾸역꾸역 책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은 일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작가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누가 책을 보냐? 하고 핀잔 주시지 말기 바랍니다.
책은 못 사주더라도 응원은 해줄 수 있잖아요.
돈 대신 응원이라도 먹고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