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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근기 Mar 02. 2021

여행의 시작

-여행 사진 에세이 1

아이가 팔을 잡아당기자

아빠가 목마를 태워준다.


목마를 탄 아이는

창 밖 풍경을 보며 환호성을 지른다.


아빠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보는 풍경


아이는 처음으로

내 작은 키로는 볼 수 없는

세상이

저 창 밖 너머에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생각해 보면,

내가 아빠의 무등을 처음 타 본 날,

바로 그날 나의 첫 여행 시작되었던 거 같다.  


아빠의 무등을 타 본 뒤로

나에게는


듣지 못한 소리를

듣고자 하는 갈망과

보지 못한 풍경을

보고자 하는 갈망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자 하는 갈망이 생겼다.

초등학교를 입학할 무렵

그 갈망은

자전거 타기로 바뀌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 끝까지 나가 봤다.


어느 날은 더 용기를 내어

마을 밖까지 나가 봤다.


마을 밖에는 내가 처음 보는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난 가끔 내가 여행자가 된 건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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