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팔을 잡아당기자
아빠가 목마를 태워준다.
목마를 탄 아이는
창 밖 풍경을 보며 환호성을 지른다.
아빠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보는 풍경
아이는 처음으로
내 작은 키로는 볼 수 없는
세상이
저 창 밖 너머에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생각해 보면,
내가 아빠의 무등을 처음 타 본 날,
바로 그날 나의 첫 여행은 시작되었던 거 같다.
아빠의 무등을 타 본 뒤로
나에게는
듣지 못한 소리를
듣고자 하는 갈망과
보지 못한 풍경을
보고자 하는 갈망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자 하는 갈망이 생겼다.
초등학교를 입학할 무렵
그 갈망은
자전거 타기로 바뀌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 끝까지 나가 봤다.
어느 날은 더 용기를 내어
마을 밖까지 나가 봤다.
마을 밖에는 내가 처음 보는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난 가끔 내가 여행자가 된 건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