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근기 May 11. 2021

노을이 있는 저녁

-여행사진 에세이 3

하루에 딱 한 번뿐이지만

노을은 공짜야,

라고 늘 생각해 왔어.


노을은

어디에서나

누구나

볼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말이지.

나는

오랫동안

노을을 보지 못 한 채 살아 왔을까?  


강남 사거리에도

분명 매일 노을이 졌을 거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난 어디서도 노을을 본 기억이 없어.

노을은

하루 한번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건 아니었어.


걸음을 멈추고

서쪽 하늘을 향해 

고개를 돌린 사람만이 

노을이 있는 저녁을 만날 수 있는 거였어.

 

여행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노을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언제든 볼 수 있으니까,

공짜니까,

라고 생각하며

늘 어딘가로 바삐 걸어가고 있었을지도 몰라.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자의 눈으로 보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