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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티 Nov 10. 2023

임용고시의 계절

밍티샘의 교단일기

쌀쌀해질 때의 두렵고 떨리는 감정이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건 지난 몇 년간의 반복된 우리 가족의 연례행사였던 내 임용고시 1차 시험 때문일 것이다. 11월이라는 계절이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그리 반가운 계절만은 아니었던 것이 괜히 긴장한 채로 며칠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어서 1차 시험이 끝났으면 어서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고 매년 바라왔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합격한다는 말을 믿고 쉬는 법도 모른 채 지독하게 노력해 온 결과 지금은 그때의 노력이 아스라이 잊힐 정도로 잘 쉬며 지내고 있다. 내가 이만큼 공부를 했었나 하고 놀랄 정도로 내 블로그에는 나의 임용 공부 기록이 가득 담겨있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매일 지고 이기기도 했던 아프고도 행복했던 날들을 하나하나 기록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록들이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나 조차도 잊고 지냈을 것이다. 가진 건 없었지만 유일하게 기록할 만한 일들은 풍성했던 지난날의 나에게 참 고맙다.


무엇을 위해 일과 시험을 병행하며 그렇게 노력했나 싶지만 지금 나의 삶을 만들어준 게 그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과거의 내가 참 고맙고 대견하다. 덕분에 은율이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길은 어디로든 열려있다.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새롭게 변화시킬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자만이 결국 원하는 것을 발견해 낸다.


내일은 초등(특수) 1차 시험일이다. 시험장에서의 떨림 혹은 설렘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일 시험을 치르실 분들에게 괜히 응원을 보내고 싶어 진다. 어떤 말로 응원을 보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 일병행하며 5수 만에 초등특수 임용고시에 합격한 사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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