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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티 May 22. 2024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는 엄마 되기

90년대생 엄마의 첫 육아일기

 최근에 친정 엄마와의 사이에서 소소한 갈등이 있었다. 엄마는 평소에는 잘 그러지 않다가 본인이 바쁘거나 불안해지면 첫째 딸인 나를 엄청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그게 요즘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나는 엄마의 실망에도 무릅쓰고 솔직하게 다 말을 했다. “엄마, 그 말은 다른 사람하고 비교하는 거잖아. 우리는 우리대로 살아가고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삶이 있는 거야. 그런 말 자꾸 하지 마.”


 이렇게 말을 하고 나면 솔직히 나도 미안하고, 엄마도 서운할게 뻔하다. 하지만 엄마도 내가 이렇게 말을 해주지 않으면 본인의 감정을 계속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면서 지내실 테니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돌도 안된 아기를 키우면서 나도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멘탈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다 보니 예전보다 부모님의 말에 더 공감해 주기가 어려워진다. 물론 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부모로서 어떤 마음인지는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내 삶으로 끌어와 하루종일 곱씹고 괜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어딘가 모르게 부모님이랑 아직 연결되어 있는 끈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요즘은 부모님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보다는 부모라는 자리에 같이 앉아있다고 느껴진다. 나도 부모, 우리 엄마 아빠도 부모. 부모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엄마가 무엇 때문에 속상했는지, 내 공감을 필요로 했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도 더 따스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게 조금은 후회가 된다. 하지만 내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음으로써 엄마와의 관계가 희미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내 마음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은율이 ‘엄마’로서 엄마의 감정을 그대로 엄마에게 건네주고 나는 나로서 살아가길 원한다.


 물론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SNS 버튼 하나만 눌러도 온통 비교할 것들 뿐이고,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나의 육아와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들을 이겨내고 꿋꿋이 나만의 길을 갈 때 진정한 자유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유. 나만의 육아를 할 자유.


 나는 은율이를 나와 독립된 사람으로, 자주적인 어른으로 키워내고 싶다. 공부는 좀 못해도, 친구들과 사이가 좋고, 자신의 하루를 멋지고 행복하게 꾸려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은율이가 자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아직은 조금 먼 이야기 같지만 그래도 곧 도래할 어느 날이다. 그날까지 수많은 장벽들을 같이 뛰어넘어갈 우리의 날들이 기대가 된다. 그날을 위해 함께 하루하루를 멋지게 만들어나가자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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