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를 위한 행동경제학 2 - 신한카드 마케팅 사례로 보는 행동심리
행동경제학이란, 인간이 어떤 이유로 선택(판단)을 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경제적인 상황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행동경제학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는 인간의 선택에 관련한 심리를 다루는 것으로 심리학에 좀 더 가까운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행동경제학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이중 정보처리 이론이다. 이것은 결정을 내리는데 작용하는 두 가지 시스템을 말하는데, 시스템 1은 직관적 시스템으로 빠르고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며, 감성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시스템 2는 논리적 시스템으로 인지적 노력을 타방으로 한 추론 시스템으로 연속적이며 느리고, 중립적으로 작용한다. 시스템 1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 그리고 시스템 2는 시스템 1 이후 작동하여 1차적 판단을 재고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시스템 2가 정확하게 모니터링해서 수정하지 않으면 판단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가 발생하는 상황의 예를 들자면, 10% 할인된 가격으로 10,000원에 물건을 샀다면, 원래의 가격은 얼마인가? 의 질문에 대략 11,000원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 시스템 1의 판단이라면, x-0.1x=10,000으로 원래의 가격이 11,111원이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생각해내는 것이 시스템 2의 역할인 것이다.
이중 정보처리 이론
시스템 1 : 직관적 시스템, 빠르고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 감성적
시스템 2 : 논리적 시스템 , 인지적 노력을 바탕으로 한 추론 시스템, 연속적, 느림, 중립적
또한 행동경제학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이론은 휴리스틱이다. 이는 불충분한 정보나 현실적인 제한으로 인해 어림 직작으로 결정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시스템 1이 많은 관여를 하게 되며 그로 인해 다소 즉흥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과 오류의 가능성을 가진다. 여기에는 이용 가능 휴리스틱, 대표성 휴리스틱, 기준점 휴리스틱, 감정 휴리스틱으로 분류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용 가능 휴리스틱 : 실제 발생 빈도에 근거하기보다 그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예나 연상이 얼마나 쉽게 떠오르냐에 따라 판단하는 경향
대표성 휴리스틱 : 하나의 사건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고 이를 통해 빈도와 확률을 판단하는 경향
기준점 휴리스틱 : 외부 기준점이 제시되면 그것을 중심으로 제한된 판단을 하는 것 (닻 내림 효과)
감정 휴리스틱 : 확률 판단을 포함하여 여러 형태의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할 때 이성이 아닌 감성이 휴리스틱으로 작용하여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
TRIZ는 현실의 문제를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 기법을 정리한 표이다.
신한카드에서는 개인의 상황과 취향에 맞춰 다른 할인과 이벤트를 제공하기 위한 초개인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는데, 이를 통해 위 행동경제학 기법을 실제 마케팅에 적용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개개인에게 맞는 상황, 타이밍, 메시지, 채널로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로 진행되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개인 맞춤을 위한 행동경제학 실험을 병행하였고, 이 결과에서는 행동경제학을 실제 마케팅에 적용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확인해볼 수 있다.
실험에서는 가장 쉽게 고객에게 혜택을 전달할 수 있는 '신한 페이판' 앱의 푸시 메시지를 이용하였는데. 위 행동경제학 기법 중 적용 가능한 노력(Effort),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 공감 격차(Empathy gap), 소유 효과(Endownment effort), 사회적 규범(Social Norm) 5가지 기법을 적용한 메시지로 그 효과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노력: 노력이 들어간 과정을 제시하여 호감을 만드는 것
심리적 회계: 사람들이 제품 구매 시 제품별로 회계장부를 만든 후 제품 구매에 따른 비용과 제품 소비에 따른 혜택을 비교하는 심리적 과정
공감 격차: 감정적 이성적일 때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
소유 효과(보유효과): 제품을 가지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면 이는 잠시 동안 본인의 소유 같은 애착이 생기는 것
사회적 규범: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용이하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규범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5가지 행동경제학 기법을 이용한 메시지는 위와 같이 정해졌고, 이 메시지는 날씨(맑은 날과 미세먼지가 많은 흐린 날의 효과 차이)와 요일(평일과 주말의 효과 차이)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총 3일에 걸쳐 각각 신한카드 고객 59만 명에서 발송되었다.
결과를 분석한 프로젝트 팀에서는 해당 실험을 통한 인사이트 총 3가지를 확인했다.
1. 가장 효과적인 행동경제학 메시지 기법은 '노력'
2. 행동경제학 기법은 주말에, 날씨가 좋지 않은 날 효과가 높음
3. 4050 남성이 가장 강하게 반응함
왼쪽 표를 확인하면 알 수 있듯이 요일과 날씨에 따라 같은 메시지도 다른 효과를 보였다. 특히나 맑은 날씨에는 모두 역효과를 가져왔으며, 평일에 비해 주말에 훨씬 더 많은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오른쪽 표를 보면 2030 세대의 고객에게는 큰 효과를 가져오기보다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고, 그에 반해 4050 고객들에게서는 7~90%의 큰 반응의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과를 나타낸 이유에 대해 행동경제학의 특성에 비추어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행동경제학 = 비합리적인 선택?
날씨가 좋을 때보다 흐릴 때, 일상적인 루틴을 가지는 평일보다는 심리적, 육체적 여유가 생기는 주말에 행동경제학은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상황보다 특수한 상황에서 행동경제학이 효과를 낸다고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에게 불충분한 정보가 주어지거나 제한된 상황에서 선택을 할 때 미치는 심리학적 요인이 바탕이 된다. 이에 따라 생각할 여유가 생기는 주말, 날씨가 좋지 않아 생기는 부정적 정서 등 특수한 상황에서 더욱 비합리성이 관여하는 행동경제학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타깃에 따라 영리하게
또한 신한카드 앱 푸시 메시지가 H&B(헬스&뷰티) 분야 산업이었다는 것을 비추어볼 때, 구매빈도가 높은 2030 여성보다 관여도가 적은 4050 남성에게서 큰 반응을 확인했다. 이 결과에 따라 생각해보면, 행동경제학을 이용한 마케팅은 주 고객의 관심을 끄는 것 이외에 '잊힌 고객'을 발견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제품의 주 타깃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고 주 타깃이 아닌 고객에게 큰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들어, 연구팀은 '행동경제학 기법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시 업종별, 연령별, 성별로 마케팅 활동에 노출되는 정보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에 비춰 마케팅을 타깃하는 고객이 주 타깃인지 아닌지에 따라 신중하게 적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위 신한카드의 실험은 하나의 산업분야로 한정하여 실험했기 때문에 다른 산업이나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결과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실험을 통해 분명 어떤 심리적 요인을 이용하냐에 따라 유저에게 다른 행동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본인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타깃뿐만 아니라 상황, 환경, 시간에 따라 유저는 다른 판단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결과를 자신의 비즈니스에 완전히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행동경제학을 비즈니스 마케팅에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 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 실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한카드의 초개인화 마케팅 프로젝트에서 '행동경제학을 적용한 마케팅 메시지 개인화 실험'을 진행했고, 2019년 5월 이를 분석 후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글을 정리했다.
UX를 위한 행동경제학 1: 체험 마케팅이 진짜 노리는 것
UX를 위한 행동경제학 2: 앱 푸시 마케팅에 행동경제학 더하기
참고:
동아 비즈니스 리뷰 : 2만 5000개 소비패턴 분석해서 혜택 제안 필요할 때 귀신같이 알려주는 똑똑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