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 더 좋은 스페인 3주 여행 #01.
2018. 10. 11.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해변 도시, 네르하. 그곳에서 15여 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 프리힐리아나에 발을 디뎠다. 하얀 담 파란 문. 프리힐리아나는 청량함 그 자체였다. 산토리니스러운 이 마을 사진을 보고 하이얀 원피스까지 준비해 오길 참 잘했다, 싶었다. 2-3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다는 블로거의 경험담에 가벼운 마음으로 왔지만 나는 이 마을을 위해 반나절 넘는 시간을 내었다.
언뜻 보면 사진이 전부인 것 같은 마을. 하지만 한 템포 느리게 걷다 보면 이 마을에 온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파랑도 다 같은 파랑이 아니며 문 앞에 놓인 화분 하나, 문고리 모양 하나 모두 다 다르니 속도를 내 걸을 틈이 없다. 어느 하나 닮은 구석이 없는 하얀 담, 파란 문. 그곳이 프리힐리아나이다.
집집마다 마음을 쏟아 가꾼 이 착한 마을을 돌아보는 사이, 시니컬한 나까지 잠시나마 달달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 사진에 그 마음이 담겼으려나.
이렇게 사람이 없는 마을이 아닌데 프레임 안에 정말 인물 걸릴 틈이 없었다. 다들, 'Oh, Sorry!!' 하며 카메라를 휙휙 피해 주셨다. 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걸리는 사진이 좋은데.
네르하에서 버스로 15분 소요된다. 네르하 버스 정류장의 티켓부스 있는 방향에서 승차하면 되는데, 버스 시간이 종종 변경된다고 하니 여행 직전에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평일과 주말 버스 시간이 다르며 평일 기준,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