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선화 Jul 07. 2023

해시계 옆에서의 대화 2

 ‘와서 내 옆에 앉아라’ 절대적 존재에게 다가가서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는 것은 내가 필요한 것만을 얼른 배워서 돌아가겠다는 얄팍한 태도와는 다르다. 시간을 들여 진심으로 깊이 배우고 함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가라지와 독초는 아버지께서 사랑의 불로 태우게 하는 믿음과 내려놓음 속에서 나는 이제 내 진실과 참을 심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며 다 해보다 결국 안된다는 것을 알고 마침내 포기하고 아버지 곁으로 찾아와 앉게 되었다. ‘아버지 제가 졌고 지쳤습니다. 이제는 제가 다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그래서 세상을 걱정하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미련과 반발하는 마음 모두를 내려놓고, 내 존재마저 아버지께 온전히 맡김으로써 새 땅이 내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그리하여 지금 내가 할 일은 나의 참을 심고 진실을 나누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나의 눈이 하늘에 닿게 하며 그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여기에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 남자네 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