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도 없고 극장도 없는, 언제나 우리들은 영화였지
"관객도 없고 극장도 없는, 언제나 우리들은 영화였지"
여름방학이 중반쯤 지나갈 무렵부터 고민에 빠졌다. 이번 학기에 나는 어떤 수업을 하고 싶은 걸까? "이번 학기 수업은 마치 □□(이)다"라는 공식의 네모 칸을 우선 채운 채로 시작해 보고 싶었다.
고민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만, 고민을 끝내는 데에는 크라잉 넛의 '명동 콜링'이 도움을 주었다.
나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
언제나 내 눈 앞에서 벌어진 대부분의 순간들은 영화 같았다. 필름에 기록되지만 못했을 뿐이지, 언제나 우리들은 영화였을 것이다.
이 영화엔 관객도 없고 극장도 없지만, 그러한들 어떠하리. 우리가 다같이 주인공이 되고, 서로의 관객이 되어 주면 그만이지. 그렇게 우리는 한 편을 이루고, 영화는 한 편이 완성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