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올리겠다 말하고 잠수 타기…
이쯤 되면 저의 못된 버릇이 아닐까 합니다…
여행을 계획하던 순간부터 글을 시작할까?
아예 낯선 곳에 도착했던 그날을 여행기의 시작점으로 잡을까?
고민도 해보고
이 사진을 올릴까, 저 사진을 올릴까
오, 생각보다 영상이 잘 나왔네?
브런치에 영상 올릴 수 있나?
찾아도 보다가
예상치 못 한 전화 한 통을 받게 됐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4월의 어느 날.
신문 읽기 3년 차에 접어들며 기자 시험 준비에 이골이 나 학교 앞 코인노래방으로 뛰어가 열창을 하던 그때.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당연히 스팸이겠거니 생각하고 받지 않았는데,
곧바로 날아온 문자 한 통.
‘국가유산청입니다. 청년 인턴 추가 합격 안내 위해 연락드렸으니 전화받아주세요.’
!!
올해 초, 언론고시를 아예 접겠다 마음먹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글쓰기 말고 내가 뭘 좋아하나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저는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더라고요.
1) 밴드 음악
2) 영상 제작
3) 한국사
하지만 업으로 삼기에
1) 밴드는 불가능했습니다.
브런치에도 몇 번 적었지만 저는 정말 음치입니다. 몸치고 박치기도 합니다. 다만 흥이 많을 뿐이에요.
(저희 흥은 몸뚱이를 잘 못 만났습니다)
그렇다면 2) 영상 제작
좋아합니다. 재미도 있고요.
잠깐이지만 영상을 만들며 밥벌이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상 쪽으로 진로를 잡으면 아무래도 언론사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을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건 3) 한국사인데…
사실 좋아만 하지, 역사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관련 자격증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재수생 때 선택과목으로 한국사 응시했다 피 본 기억밖에는…ㅎ…
그런데 참 우연찮게도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국가유산청에서 1년에 한 번 모집하는 ‘청년인턴’ 공고를 보게 됐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성실하기만 하다면
지원에 무리가 없다는 아주 희귀한 공고였습니다.
옳다구나! 하고 바로 지원을 했고
보기 좋게 떨어졌습니다.
어쩌면 당연했던 결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앞으로 뭐 하면서 먹고살지 고민을 안고
이집트(!)로 떠났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여행을 가기 전의 일이고요
약 2주 간의 여행 끝에 돌아온 한국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건
(*그 사이 미련 못 버리고 한 번 더 봤던 언론사 인턴 탈락 소식과)
청년 인턴 추가 합격 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금 국가유산청 산하 기관 중 한 곳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적응하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해내다 보니 브런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네요…
어쨌거나, 입사 약 2달이 다 되어가는
6월 29일 오후 11시 33분.
저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냈지만...
이번주의 잔업을 잔뜩 가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일하기 싫어하다가
겨우 책상 앞에 앉았어요.
그런데 결국은 브런치에 들어와서 제 이야기만 하고 있네요 (역시 할 일 미뤄두고 딴짓하는 게 가장 재미있습니다)
그래도!
이집트 여행기는 꼭 올릴 겁니다.
사이사이 청년 인턴의 이야기도 할 거고요
포기했다고 했지만, 결국 놓지 못한 지긋지긋한!! 언론고시에 대한 이야기도 쓰려고 합니다.
꾸준히, 성실하게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이 몇 자가 뭐라고, 타자를 두드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제 글을 읽어주시면서 아낌없이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7월 내내 장마라고 하는데 다들 무사히 여름철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음글 들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