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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밋닛닞 Feb 16. 2020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공부법

만화책 보세요

3줄 요약

어렵게 공부하지 말고 재밌게 공부하라
역사는 암기가 아니라 흐름의 이해다
한국사 학습 만화 정독하고 기출문제 풀어라



서론 (그냥 넘겨도 됨)


3줄 요약을 보고 도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한국사 학습 만화? 공부하는데 만화를 보라?

한능검 고급 공부법이라는 게 만화냐?

사실 다른 시험이면 만화책 보라고 말 안 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라서 만화책 보라는 거다.


한능검은 별거 없는 시험이다.

정말 기초적인 교양만 묻는 시험이라

난이도를 논하기도 애매하다.

그럼에도 한국사 준비에 골머리 썩고 있다면,

그냥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거나

공부법 자체가 안 맞거나

공부를 안 했거나...

하여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디 역사란 새로운 학설의 등장에 따라 과거가 변하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지만,

한능검에 나오는 역사는 그런 역사가 아니다.

정말 기초적이고 객관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만 출제한다.


이러한 출제경향 탓에

대개 암기로 승부를 보려 한다.

하지만 이처럼 암기로 승부 보려는 자세는 분명히 잘못됐다.

역사는 재밌어야 한다.


어느 대목을 읽다 보면

감정이 휘몰아치거나

씁쓸함을 곱씹거나

흥분과 통쾌함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역사란 인간의 이야기이기에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옛날 삼국지연의를 비롯한 고전부터

지금의 퓨전사극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콘텐츠로 재생산될까.


물론 여러분들이 공부할 한국사는

그런 서사성을 지닌 작품이 아닌 만큼,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재미있게 공부하면 된다.

어떻게 재미있게 공부할까.

학습 만화로 공부하면 된다.


사람들이 만화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학습만화는 유아 내지 초등학생이나 보는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주 독자층이 아이인 건 맞다.

그래서 좋은 것이다.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표현했다는 의미다.

그 고정관념 때문에

일부러 활자의 미로를 택한다면

미련한 짓이다.


사실 만화만큼 훌륭한 매체가 없다.

영상매체처럼 제작자가 설정한

러닝타임에 묶일 필요도 없고

색인도 용이하고,

이해하기도 쉽고,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다.

여기에 학습까지 더하다니

정말 깡패가 아닐 수 없다.

여러분들이 한능검에 응시하는 이유도

'역사'라는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점수 따기가 목적일 테니

차라리 공부할 때라도 재밌게 공부하길 바란다.


혹여나 교양을 쌓기 위해 한능검을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인강이랑 학습지 당장 버리는 걸 추천한다.

있던 관심도 사라진다.

한능검 시행 취지가 역사에 관한 교양 높이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학습지로 공부하면 취지와 이역만리 멀어질수도 있다.


아 참고로 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성적을 보여주자면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공부법


여러분들이 한국사 학습지를 사고,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펼쳤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눈앞에 펼쳐지는 건 아래 사진과 비슷할 것이다.

여러분들은 이걸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

정리가 잘 됐다고 느낀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재미없기 짝이 없다고 느꼈다.


처음에 빨간 줄 긋고 형광펜 색칠하면서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결국 하루 이틀 사흘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다 보면

암기에 질려서 손 놓게 될 것이다.


왜냐, 맥락이 없고 텍스트만 둥둥 떠다니기 때문이다.

서사성 없이 구성된 텍스트는 사전이나 다를 바 없다.

사전은 공부의 '보조 무기'지 '주 무기'가 아니다.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보조 자료를 가지고 공부하니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외워봤자 공부하는 사람만 지친다.

연표를 줄줄 외우느니

절친한 친구 전화번호 외우는 게 더 낫다.



그렇다면 맥락을 갖춘 훌륭한 교재로 무엇이 있을까.

아마 이미 답은 나왔다.

'만화'다.

아무래도 만화인 만큼 연출에 의해

일방적으로 누군가가 나쁘거나 무능하게 그려지는 등

프레이밍이 장난 아니게 심하다.


그러나 학습만화라면 대개 검수과정을 거치기에

'기본적인 사실'자체가 틀려먹거나 하는 일은 잘 없을 것이다.

한능검 문제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점수 얻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한능검을 공부하는 이유는

역사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점수 따기가 주목적일 테니

크게 따질 필요 없다.


아래 만화를 보자 (잘 보이진 않지만...)



적절한 이미지가 없어서 아무거나 긁어왔지만

을사늑약이 언제 체결됐고,

외교권을 비롯한 권리를 침탈당했다는 것과

화폐정리사업 그리고

독립문과 독립협회, 독립신문, 서재필 등

당시 사건과 관련 자료로 무엇이 있었는지

캐릭터와 이미지, 말풍선으로

맥락을 갖춘 채 핵심만 콕 짚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일반적인 학습지였다면 비슷하게 설명은 했어도

통 읽는 맛이 없어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역사는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날 텍스트를 암기해봐야 그 텍스트가
어느 맥락에서 등장했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냥 찌꺼기 지식에 불과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공부하는 게 재미없다면

점수도 나오기 힘들다.

공부란 난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재미와 반비례 하지만

한능검은 정말 난이도가 낮다.

다른 건 몰라도 한능검만큼은 만화로 공부해도 된다.


그렇다면 어떤 학습 만화를 보면 도움될까.

아마 앵간한 한국사 만화라면

대개 기본적인 재미와 정보는 갖출 건 갖췄을 것이다.


다만, 단권짜리 한국사 만화가 아닌

시리즈로 되어있는 한국사 만화를 추천한다.

권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다루는 내용의 폭과 깊이가 남다르다.

결국 어느 만화책이건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던 학습 만화는


박홍용 이원복 저, 계몽사 출판, <만화로 보는 한국사>

이것이다.

배경이 많이 심심하지만 기본적인 작화도 출중하고

연출도 좋고 중요한 것도 잘 짚고 넘어가니

참 적절한 만화책이다.

집에 있던 만화였는데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아마 만화책을 한 두 번 정독하고 나면

기본적인 흐름은 머릿속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 뒤부터는 그냥 기출문제 돌리면 된다.



그래도 만화책은 정말 아닌 것 같다 라는 분이 있다면

한영우 저, 경세원 출판, <다시 찾는 우리 역사>

이걸 추천한다.

한능검 출제위원들이 끌려갈 때

이 책을 끼고 간다는 카더라가 있다.


초반에 아사달 문명이니 홍산문화니

좀 저자 개인의 주장이 섞여있긴 하지만

그걸 처치하더라도 선사시대~박근혜 정부까지 정리한

'통사'인 만큼

출제되는 거의 모든 문제를 커버하고도 남는다.


학습지 마냥 텍스트가 둥둥 떠다니지 않고 맥락 있게 구성되어 있어

흐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한능검보다 더 난도가 높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그래도 본인이 역사에 관한 교양을 기르고 싶다면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정리하며


학습지는 역사의 참된 재미를 가로막는다.

낱말 연상 퀴즈처럼 '장수왕!' 하면

'광개토대왕릉비', '남하정책'을 읊지

장수왕이 왜 광개토대왕릉비를 세웠고,

남하정책으로 어떤 이익을 누렸으며 그것으로 인해

어떤 사건이 전개되는지 '이해'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다시 말하지만 역사는 '암기'가 아니라 '이해'다.

이해를 하면 자연스럽게 암기가 따라온다.

그리고 이해는 재미에서 비롯된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역사를 암기과목 취급하는 세태가 씁쓸해서였다.

한능검의 취지가 시민의 역사 교양 함양에 있는 만큼,

그 취지에 맞는 역사 공부법을 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였다.


'학습 만화 공부법이 온전히 그 취지에 맞는 공부법이냐'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장담하며 추천 하긴 힘들다.

앞서 말하였듯 일방적인 프레이밍이 심하다.

이해하기 쉽게 구성하다 보니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지를 알려 줄 수 있는 게

만화라고 생각한다.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크는 '역사의 대상은 인간'이라 하였다.

결국 역사에서 다루는 건 인간이고,

그 역사를 공부하는 여러분도 인간이기에

그 참된 재미를 알고 접근한다면 공부가 쉬울 것이다.

그리고 그 재미가 재미로만 끝나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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