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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Justin Feb 07. 2020

바다, 또 다른 세상의 경험

인생이 힘들고 녹록지 않을 때 휴식처가 되어준 스킨스쿠버 다이빙

스쿠버 다이빙은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단 한 번이다. 그런데 이 한 번의 삶에서 나 아닌 다른 생명체의 삶을 경험하고 살아볼 수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그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삶일까? 그건 바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는 물고기의 삶인 스쿠버 디이빙이 아닐까 싶다. 산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지만 늘 새롭다고들 말한다. 바다 또한 그렇다. 같은 자리에 있지만, 언제나 새로운 곳이다. 아침에 산을 오를 때와 정오에 산을 오를 때, 저녁에 산을 오를 때의 느낌이 다 다르듯이 바다도 시간마다 다르고 하루하루가 다르고 계절마다 다르다. 그래서 바다가 좋은 것이고... 그래서 바다로 향할 때 흥분되고 기대되었던 것이다. 또한 그래서 스쿠버 다이빙은 나를 또 다른 세계로의 인생길 안내자가 되었던 것이다.

미국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남들보다 늦은 사회진출과 문화적 차이는 나의 자신감을 떨어트렸다. 고민은 쌓여만 갔고,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찾아왔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꺼려지고, 집에만 머물게 되었다. 이런 생활을 한 5개월 정도 하게 되니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것은 독서였다. 삶의 지침서와 같은 책을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독서를 할 때만은 심적으로 안정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인 처방에 지나지 않았다. 손에서 책이 멀어지면 불안감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알게 된 후배의 권유로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이끌었고 나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바닷속은 짧은 시간이나마 일상에서의 나를 잊고 새로운 세상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이 되었다. 바닷속에 있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잠시 잊고, 새로운 환경과 생명체에서 에너지를 얻었다. 그렇게 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세상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국적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가 비교의 대상이 되어왔다. 경제적 수준이나 직업, 학력 등의 척도를 통해서...... 이런 척도의 벽을 허물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스쿠버다이빙이다. 스쿠버다이빙은 바다가 좋아서 가는 것이지 호텔이나 리조트 등 물리적 환경 가치를 보고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스쿠버다이빙 앞에서는 모든 것이 평등해진다.

보통 하루에 다이빙을 3회에서 4회 정도를 하는데, 오후 4시 정도면 다이빙 일정은 모두 끝이 난다. 하루의 모든 일정을 마친 다이버들은 저녁식사 후 편안한 분위기 속에 맥주나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날 본 것들을 어류도감이나 인터넷에서 찾거나, 그날 찍은 사진을 나누거나 또는 로그북(다이빙 일기와 같은 것이며, 그날의 바다 컨디션, 장비, 버디, 포인트 등 모든 다이빙 정보들을 기록하는 책)을 가지고 이런저런 정보들을 나눈다. 이런 공통된 화제는 밤이 새도록 이야기를 이어가게 하며, 남녀노소 국적을 초월해 모두가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우린 같은 것을 꿈꾸는 디이버가 되었고 그렇게 우린 같은 것을 바라보는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난 친구들과 함께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세상 속으로 걸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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