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버바비 Apr 03. 2019

서곡

비버바비의 퍼즐 조각

카카오 브런치에 대해서는 3년 정도 전부터 알고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기고글을 브런치에 올리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니 계정을 만들고 올리는 게 어떻겠느냐?'


권유와 건의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

'실행하지 않았다' 보다 '무서워 피하고 있었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내 삶의 시간표에 독자와 약속을 지키는 지속적인 글쓰기에 시간을 할애할 용기가 없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익숙한 시스템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 두 가지보다 더 큰 이유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나는 도망 다니고 있었다.



과거의 상처

한때 나는 생면부지의 수천 명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터였다.

그곳에는 내가 게시하는 콘텐츠, 나의 생각, 일상, 생각, 의견 등이 가득 차 있었다.

나의 분신을 사이버 세상 속에 하나 더 만들어 놓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가 쓴 트윗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내 의도와는 다른 의도로 나의 트윗들이 해석되어 나의 일상을 부패시키고 있었다.


결국, 

나의 현실은 파괴되었고 사이버 세상으로 인해 현실이 망가진다면 그것만큼 부질없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계정을 삭제하였다.


그 사건 이후,

약 10년이 흘렀고 그동안 어떤 사이버 공간에도 개인뿐만 아니라 일과 관련된 내용을 올리지 않았다.



글을 다시 써야겠다.

이 생각이 들은 것은 최근에 겪은 사건 때문이다.

A라는 곳에 글을 쓰는 일로 지원했었다. 

지원서를 제출하였지만 기획한 콘텐츠에 대한 글을 아직 작성하지 않았기에 기획에 일치하는 글을 제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기획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 이전에 다른 일로 기고한 글과 기획하려는 콘텐츠와 별개의 글을 제시하였다.

A에서 분명 지금까지 다뤄왔던 콘텐츠였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A에서 기존에 다뤄온 콘텐츠보다 더 퀄리티가 높으며 개인적인 인사이트도 논리적이고 확실했기에 문제없이 기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심사를 통해 A에서 다룰 수 없는 콘텐츠라 거절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실패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라고 주어지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고 다다른 결론이 A가 생각하는 콘텐츠와 내가 생각하는 콘텐츠가 일치하지 않았기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더 확실한 레퍼런스가 필요했고 평소 글쓰기에 수동적이었던 나는 기획안에 일치하는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


세상에 맞서 싸워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근육은 이제 제법 튼튼해진 것 같다.

아픔보다는 더 진취적으로 움직이는데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글을 다시 쓰기로 했다.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일깨울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관철시킬 수 있는 글을 다시 쓰기로 했다.


세상은 많이 변하였다.

현재 나는 주체적으로 내 삶을 개척해 나아가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 낸 것들이 나를 레퍼런스 해주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상도 제작하고 촬영 편집도 하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해보았지만 

잘하던 못하던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글이다.


뉴스보다 신문을 읽는 것이 느리게 정보를 흡수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시간을 주어 좋다.

테드보다 원서를 읽는 것이 근거자료를 찾고 비판적 사고를 할 시간을 주어 좋다.

영상을 보는 것보다 대본을 읽고 쓰면서 캐릭터들과 노는 것이 좋다.

글이 좋고 글에 집중력이 높고 글을 사랑한다.


그래서 글을 다시 쓰기로 했다.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인근의 삼계탕집에 붙어있던 말이다.

올해 개인의 목표를 '만들기'로 설정한 나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이었다.


나는 더 이상 모르는 사람이 되지 않고 실행하겠다.

실패해도 Re-start 하면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같이 

시작은 부드러운 전개로 시작하여 

끝에는 J커브같이 광대해 지길 바란다.


크리스티앙 틸레만과 뮌헨필하모닉의 2011년 공연영상 : https://youtu.be/KTM7E4-DN0o


앞에 적은 사건으로 인해 나는 저작권, 초상권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카카오 브런치라면 블로그보다 저자와 출처가 분명한 글을 작성할 수 있기에 브런치에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  


브런치에는 세 가지 종류의 콘텐츠를 정리할 예정입니다.

나의 생각을 감각과 함께 기록하는 '인덱스

내가 사랑하고 인류를 위해 꼭 이루고 싶은 나의 일을 사람들이 알 수 있게 정리하는 '리센스'

문화와 삶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에센스'


이제 시작합니다. 
나를 가족을 사회를 세상을 살리는 글쓰기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