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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봄 Jan 20. 2024

오르차에서의 진득한 하루 보내기

2024년 1월 18일의 기록

일어나자마자 아침 요가를 다녀왔다.

어제에 이어 요가 2회차. 쌀쌀함을 넘은 추위를 이겨내고 가면 금세 몸에 열이 올라 옷을 하나둘씩 벗게 된다. 아침에 요가를 하고 오면 제대로 몸이 풀려 좋다.


찬드라반 마을학교는 12시에 수업이 있다고 해서 오늘은 10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10시부터 숙소 1층에서 출발하기만을 기다렸는데 ’just a minute, two minutes.' 하더니 30분이 훌쩍 지났다. 여기는 인디안 타임이 있었지 참.


찬드라반에 도착해서 감자와 사모사, 우유를 나눠줬다. 감자 크기가 제각각이라 작은 걸 두 개씩 담았더니 부족해졌다. 아무래도 다음부터 감자는 넉넉하게 주문해야겠다.

감자와 사모사, 우유

2018년 찬드라반에 왔을 때 아이들에게 사진을 선물하려고 개인 프로필을 찍었는데, 아이들의 성장을 기록하고 싶어서 오늘도 다시 한번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아이들 이름을 꼭꼭 기억해야지.

찬드라반 아이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수민이가 준비한 체육활동을 진행했다. 공 던지기, 림보, 줄넘기. 크게 준비한 건 없지만 즐겁게 활동하는 아이들을 보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영상도 촬영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신경 쓰는 게 많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뒤에서 지켜보는 시간이 더 많아서 미안했다. 더 많이 이야기하고, 웃고, 마음을 나누고 싶은데 추운 날씨 때문인지 할 일이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인도 노래를 틀었더니 아이들이 너무 신나게 춤을 췄다. 다들 친숙한 노래인지 가사까지 따라 부르며 춤을 췄다.

신나게 춤 추는 아이들

학교 수업 시간이 가까워질 때쯤 시계를 봤는데 이미 12시가 넘었다. 선생님들은 왜 수업을 안 하시는 걸까..? 날씨가 너무 추워 선생님들이 한 곳에 모여 불을 피우고 계셨는데 눈치껏 빠지기로 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대충 점심을 해치우고, 로티아나 마을에 도착했다. 로티아나 마을에서도 음식을 나눠주고, 공터로 이동했다. 공터에서도 아이들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준비한 체육활동을 시작했다. 로티아나 아이들은 찬드라반과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찬드라반에 비해 외국인이 방문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차분한 느낌이다.

맨발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

주문한 카펫이 마침 오늘 도착해 러닝센터에 설치할 수 있었다. 닭장을 개조한 교실이라 바람, 비가 들어와 깨끗한 상태가 오랜 기간 유지될 수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갈아줄 수만 있다면 훌륭하다! 카펫을 깔아 두니 아이들이 더 편하게 앉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다(카펫 위에서 슬라이딩할 뿐만 아니라 윈드밀까지...! 이번에 만난 아이들의 모습 중에 가장 활동적이었다.).

카펫 깔기


요즘 인도 날씨가 정말 이상한데, 내가 왔던 겨울의 인도 중에 가장 춥다. 매일 밤을 추위에 떨다가 결국 동네에서 작은 온열기구를 구입했다. 단돈 600루피! 너무 추워서 흥정 따위는 생각나지도 않았다. 좋아! 를 외치며 바로 구매했다. 그리고 아침으로 먹을 고구마와 감자도 구매 완료!


저녁에는 opensky restaurant에 가서 오르차에 계신 한국분들과 식사를 했다. 영국에서 오신 S님과 인도를 3달째 여행 중이신 I님. 두 분은 10년 전 인도 바르깔라에서 만난 후 다시 이곳에서 만났다고 한다. 이렇게 여행의 인연은 신기하다 참.


아침으로 먹을 계란을 사고 싶었는데 오르차에서는 계란을 사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계란 요리는 식당에서 쉽게 먹을 수 있지만 계란 자체를 사기가 어려워서 몇 군데 돌아다니다 결국 옷가게 나빈 아저씨한테 도움을 받았다. 삶은 계란 하나에 10루피. 괜찮은 가격이다! 계란은 암시장에서 구매하듯이 어렵게 살 수 있다.

계란을 기다리며


숙소에 들어오니 방에서 좋은 냄새가 나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다시 전기가 들어와서 라면포트에 넣어둔 고구마가 익어있었다.


따뜻한 히터와 함께 쉽게 잠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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