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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달아리 Oct 27. 2024

몽실구름공장은 언제나 맑음

#1. 구름이


이 글의 제목이 되어준 나의 첫번째 몽실구름.

우리집의 사랑둥이자 둘째 아들, 내 동생 구름이.


구름이는 올해 12살이 된 화이트 포메라니안이다. 2012년 11월 5일에 세상으로 왔고, 3개월이 될 무렵인 2013년 2월 9일 엄마의 생일에 우리 가족이 되었다. 가족이 된 이후로 구름이는 우리 가족의 사랑을 체내에 가득 채운 사랑둥이가 되었다.


구름이를 처음 만난 곳은 11년 전 집에서 버스타고 20분 거리에 있는 샵이었는데, 방문한 시간이 강아지들 저녁을 주는 시간이어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포메라니안 4마리 중 독보적으로 밥을 잘 먹던 아기 화이트 포메라니안 1마리. 그게 우리 구름이다.


구름이의 이름에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원래 부모님이 지어준 구름이의 이름은 "뽀삐"였다. 내심 나는 하얀 털을 보고 구름이로 정했는데 부르기 쉽다고 뽀삐로 임시로 정해졌었다. 다음날 바로 예방접종 확인차 들렸던 동물병원 원장님이 뽀삐라는 이름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니 바꿨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씀해주셔서 그 의견을 받아 구름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지켜봐 온 구름이의 성격은 순둥이 그 자체이지만 자기가 하고자 하는 건 확실히 해야하는 고집이 있다. 예를 들어 산책하다가 자기가 궁금한 곳을 지나치려 하거나 힘들면 버티고 서 있는다. 버티는 힘이 얼마나 센지 내가 끌 수가 없어서 이럴때는 구름이가 하자는대로 해주거나 안아서 옮기기도 한다.

 

그리고 구름이는 "음식"을 사랑하는 먹보 강아지다. 내 동생이 음식에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된 일화가 하나 있다.


구름이가 1살 조금 갓 넘길 무렵에 가족들이 안면도로 여행을 갔었다. 여행 당시에는 구름이에게 사람음식을 아예 주지 않았었다. 저녁에 고기를 잘 구워먹고 정리하던 차에 지켜보던 구름이가 먹고 남은 떡갈비 1개를 날쌔게 물고 펜션 마당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어찌나 빠르던지 쫓아가지도 못하고 부르기만 했는데 조금 있다 돌아온 구름이에게서는 떡갈비가 없었다. 마당을 질주하면서 뺏길까봐 야금야금 먹었던거다. 


안면도 여행 이후로 구름이는 음식에 대해 표현이 확실해졌다. 자기가 좋아하고 먹을 수 있는 걸 사람이 먹는다싶으면 자기한테도 달라고 짖는다. 가족들의 사랑을 무럭무럭 먹은 구름이는 포메라니안이 클 수 있는 최대크기의 포메라니안으로 자라났다. 애정이 가득 담긴 뱃살과 함께. (처음 봤을 때 구름이가 독보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동생 몽실이에게도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음식에서는 양보하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1년씩 늘어갈수록 구름이에게는 호흡기 협착증, 췌장염 등 다양한 병들이 찾아온다. 최근에도 췌장염으로 고생해서 1kg 가까이 체중이 줄었다. 지금은 회복단계인데 다시 체중을 조금이라도 찌우는 게 목표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해서 우리 가족의 몽실구름으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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