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이는 내가 친구를 만나고 구름이 간식을 사려고 들렸던 샵에서 만났다. 분양과 간식을 같이 팔던 가게였는데 들어가자마자 가게 떠나가라 울어대던 아기 갈색 푸들 1마리. 내가 가까이 가니 울음을 뚝 그치고, 멀어지니 또 가게 떠나가라 울었다. 당시 구름이가 외로워보인다는 생각에 동생을 생각했던 나는 단번에 깨달았다. 이 아이가 우리집 막내가 되겠구나하고.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데려왔다.
몽실이를 처음 데려간 날, 부모님은 펄쩍 뛰었다. 구름이 혼자로도 우리가족에게 충분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래서 3일간 어색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어색함을 없앤건 천상애교둥이 몽실이였다. 몽실이는 엄마, 아빠 옆에 착실히 붙어서 자거나 애교를 부려서 엄마아빠를 녹였던 것이다. 이렇게 몽실이는 우리집의 막둥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봐 온 몽실이는 똑똑하다. 몽실이가 똑똑하다고 느꼈던 처음 일화는 남매를 두고 외출을 할 일이 있었다. 그 때 집안 조리대에는 먹고 남긴 김말이 튀김이 있었다. 설마 이 높이까진 올라오지 못하겠지하고 안심하고 나갔었는데, 돌아오니 튀김이 담긴 그릇이 떨어져있었고 구름이와 몽실이의 입가에 튀김가루가 묻어있었다. 몽실이가 조리대 위에 튀어나온 키친타올을 보고 뛰어올라 그릇을 끌어내린 거였다. 그 뒤로 우리집에서는 음식을 조리대 안으로 확실히 두고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최근에는 결석제거와 췌장염으로 병원을 다녔었는데 그 기억이 꽤 힘들었었나보다. 치료 뒤로 동물병원에 가서 풀어두면 얼마 안 있다가 리드줄을 물고 나에게 온다. 병원을 나가자는 뜻이다. 그걸 보고 동물병원 선생님도 신기해했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게 확실하다. 예를 들어 산책하다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리드줄을 물고 흔든다던지, 간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뱉는다던지, 가족에게 화난 일이 있다면 이불에 용변을 보는 식이다.
싫어하는 것도 확실한만큼 애정표현 또한 확실하다. 하루에 몇 번이고 가족에게 뽀뽀는 기본이고 목욕이나 맛있는 간식을 얻은 날에는 10살인 지금도 집안 전체를 우다다하고 다닌다. 그리고 가족들이 외출 후 집에서 돌아올 때면 언제나 기쁘게 맞이해준다. 몽실이가 오고 난 이후 구름이도 애정을 표현하는 게 많이 늘었다. (덕분에 넘쳐나는 애정표현으로 버거울 때가 조금 있다.)
애정이 가득 담긴 에너지로 언제나 우리 가족들의 비타민이 되어주는 고마운 몽실이. 구름이와 같이 부디 오래오래 건강해서 우리 가족의 몽실구름으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