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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달아리 Oct 27. 2024

몽실구름공장은 언제나 맑음

#2. 몽실이


이 글의 제목이 되어준 나의 두번째 몽실구름.

우리집의 애교둥이자 귀여운 막내. 몽실이.

몽실이는 2015년 2월의 설날에 우리집 막둥이가 되었다.


몽실이는 내가 친구를 만나고 구름이 간식을 사려고 들렸던 샵에서 만났다. 분양과 간식을 같이 팔던 가게였는데 들어가자마자 가게 떠나가라 울어대던 아기 갈색 푸들 1마리. 내가 가까이 가니 울음을 그치고, 멀어지니 가게 떠나가라 울었다. 당시 구름이가 외로워보인다는 생각에 동생을 생각했던 나는 단번에 깨달았다. 아이가 우리집 막내가 되겠구나하고.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데려왔다.


몽실이를 처음 데려간 날, 부모님은 펄쩍 뛰었다. 구름이 혼자로도 우리가족에게 충분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래서 3일간 어색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어색함을 없앤건 천상애교둥이 몽실이였다. 몽실이는 엄마, 아빠 옆에 착실히 붙어서 자거나 애교를 부려서 엄마아빠를 녹였던 것이다. 이렇게 몽실이는 우리집의 막둥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봐 온 몽실이는 똑똑하다. 몽실이가 똑똑하다고 느꼈던 처음 일화는 남매를 두고 외출을 할 일이 있었다. 그 때 집안 조리대에는 먹고 남긴 김말이 튀김이 있었다. 설마 이 높이까진 올라오지 못하겠지하고 안심하고 나갔었는데, 돌아오니 튀김이 담긴 그릇이 떨어져있었고 구름이와 몽실이의 입가에 튀김가루가 묻어있었다. 몽실이가 조리대 위에 튀어나온 키친타올을 보고 뛰어올라 그릇을 끌어내린 거였다. 그 뒤로 우리집에서는 음식을 조리대 안으로 확실히 두고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최근에는 결석제거와 췌장염으로 병원을 다녔었는데 그 기억이 꽤 힘들었었나보다. 치료 뒤로 동물병원에 가서 풀어두면 얼마 안 있다가 리드줄을 물고 나에게 온다. 병원을 나가자는 뜻이다. 그걸 보고 동물병원 선생님도 신기해했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게 확실하다. 예를 들어 산책하다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리드줄을 물고 흔든다던지, 간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뱉는다던지, 가족에게 화난 일이 있다면 이불에 용변을 보는 식이다.

싫어하는 것도 확실한만큼 애정표현 또한 확실하다. 하루에 몇 번이고 가족에게 뽀뽀는 기본이고 목욕이나 맛있는 간식을 얻은 날에는 10살인 지금도 집안 전체를 우다다하고 다닌다. 그리고 가족들이 외출 후 집에서 돌아올 때면 언제나 기쁘게 맞이해준다. 몽실이가 오고 난 이후 구름이도 애정을 표현하는 게 많이 늘었다. (덕분에 넘쳐나는 애정표현으로 버거울 때가 조금 있다.)


애정이 가득 담긴 에너지로 언제나 우리 가족들의 비타민이 되어주는 고마운 몽실이. 구름이와 같이 부디 오래오래 건강해서 우리 가족의 몽실구름으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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