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다시.
나와 당신의 2024년, 2025년
나의 2024년.. 2024년은 정말 힘든 한 해였다. 무엇보다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었던 한 해. 서로를 폄하하고 대놓고 무시하는 행위가 그야말로 횡행했던 2024년.
나는 법은 잘 모르지만,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배웠던 옳고 그름에 관한 판단과 이러한 판단을 기초로 한 다양한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묵살당하고 무시당했던 한 해. 무엇보다 서로 대립하는 의견이 있더라도 함께 이야기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결과를 내고, 이런 결정 사항들을 함께 실천해 간다는 우리 사회성립의 근간, 민주주의 그 자체가 흔들렸던 한 해였다.
소소한 표현과 용어의 차이로 법에 적용이 된다, 안된다.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초점을 흐리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한 해가 모두 흘러가 버린 듯하다.
예전에는 어떤 공부를 할까? 어떻게 일을 더 잘할까? 얼마나 돈을 아껴 쓰고 얼마를 모을 수 있을까? 우리 아내와 아들 둘과는 어디를 가볼까? 누구에게 연락해 볼까? 요즘 사람들은 어떤 걸 좋아하지? 이런 일상적인 삶의 고민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었는데, 요즘에는 어떤 속보가 났는가?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이런 상황은 누구와 이야기를 해봐야 이해가 될까? 뭔가 전과는 다른, 심각하고 상상해 보기도 어려운 일들에 관한 질문을 매일의 삶 속에서 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내는 비극이 2022년 이태원에 이어 2024년의 마지막에 전남 무안에서 다시 한번 일어났다.
상상할 수 없었던 사건들이 일어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이 반복되었던 무섭고 긴장된 나날들. 이제는 이런 슬픔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던 2024년.
나의 2025년.. 2025년은 정말 기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무엇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시간. 서로를 존중하고 앞에서나 뒤에서나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따뜻한 2025년을 만들어보려 한다.
나는 법은 잘 모르지만, 세상 살면서 우리가 배웠던 옳고 그름에 관한 판단과 그 결과가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서 공정하게 적용되고 이루어지는 일 년. 서로 대립하는 입장과 의견이 있더라도 서로에 대해 귀 기울여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시각과 다름을 충분히 인정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납득할만한 과정을 거치기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와 자세를 통해 정해진 해야 할 일은,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바와는 조금 다르더라도, 함께 정한 지향점을 향해가는데 모두가 진심으로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작은 차이는 품어주고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가기를…. 항상 본질을 마주하고, 함께 한마음으로 안아주고 끌어주고 같이 성장하는 뿌듯한 한 해가 되기를.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그 근간이 굳건해지는 가슴 벅찬 한 해가 되기를.
이제는 어떤 공부를 할까? 어떻게 일을 더 잘할까? 얼마나 돈을 아껴 쓰고 얼마를 모을 수 있을까? 우리 아내와 아들 둘과는 어디를 가볼까? 누구에게 연락해 볼까? 와 같은, 평온하고 소소한 기쁨으로 가득한, 일상적인 고민들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 있고 복된 새해가 되기를….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이웃, 형제자매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떠나간 분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기쁜 날, 기쁜 일을 아무 걱정 없이, 기쁘게 맞이할 수 있는 2025년.
당신의 2024년은 나의 2024년과는 같지 않았기를.. 하지만 당신의 2025년은, 꼭 나의 2025년과 같기를 바란다.
2025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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