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찾아오는 행복감, 하나의 감정일 뿐
런던을 여행할 때 가장 설레는 것은 박물관에서 역사를 엿보는 것이다. 아껴 두었던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을 방문했던 날, 박물관이 위치한 사우스 캔싱턴 역에 도착했을 때부터 몸속에서 자고 있던 세포들이 스멀스멀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역에서 박물관까지는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는데, 박물관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속 여기저기에서 각양각색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현대 디자인이 역사적 유물을 대신할 수 없는 것처럼, 오늘을 살고 있는 내 영혼을 건드려주는 역사를 마주하며 무한의 상상을 펼칠 즐거움에 행복했다.
행복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어렵지 않게 이를 실행할 수 있을 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행복감도 다른 감정들처럼 가끔 찾아오는 감정이기 때문에 행복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행복감이 찾아왔을 때 이를 충분히 느낄 수는 있어야 한다. 가장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행복감을 온전히 느껴야 다른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해서도 잘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가끔, 힘들게 살며 언젠간 찾아오리라는 행복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지치고 피곤할수록 스스로 열심히 살고 있음에 만족하고 안심을 한다. 그리고 잠깐씩 찾아오는 행복한 순간을 알아채지 못하고 소득 없이 노는 것으로 인식하고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거나 노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어떠한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낮은 자기 효능감 (self-efficacy)은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효능감은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인식하는 능력이다.
효능감이 낮을수록 복잡한 상황에 대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의심을 갖게 된다. 어차피 잘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작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런 패턴이 반복될수록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쉽게 포기할뿐더러 다른 사람의 핑계로 돌리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의 늪으로 빠져서 헤어나기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정도 이상으로 높게 세우면 열등감에 빠지기 쉬운 상황을 만들게 되고 이는 곧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효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은 목표를 세워 달성해가는 경험을 자주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생기는 자신에 대한 확신은 자기 믿음으로 변화하고 그 믿음만으로도 스트레스 레벨은 낮아진다. 또한 스트레스를 잘 핸들링하려면 자신이 상황을 어떤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스스로 잘 관찰해 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효능감이 낮은 사람들에겐 주변인들의 격려와 칭찬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