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ulturing me Jun 12. 2022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여행을 하다 보면 자기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이국에서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에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이다. 여행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노하우는 짐을 가볍게 꾸리는 것이다. 여행지가 어디인지 또는 여행기간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물건으로 여행을 떠난다. 부족함에는 불편함이 따르지만, 불편함이 거추장스러운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터득한 후로 내 여행 철학의 제1조는 간소함이다.


간소한 짐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는 여행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되었으니 노련해졌다 해도 좋을 것 같다. 이젠 언제든지 어디로든 쉽게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여행이든 여정 속에는 극복하고 감수해야 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지만, 어렵고 불편한 상황들을 해결하고 극복할 때마다 대처능력도 늘어난다.  그 자신감은 오히려 모든 걸 내가 혼자 하려고 하지 않았을 때 생긴다. 내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면 여행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도 반가워할 일이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타국에서 마주치는 불공평함과 부족함에서 세상의 참맛을 경험하기도 한다. 때론 서러울 때도 있지만 환경에 얽매이기보다 자기 마음의 통제력을 갖는다면 불안감도 줄어들고 어렵고 불편한 상황은 쉽게 넘어설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여행자이다. 장소를 이동하는 여행자이면서 인생이란 시간 여행자이기도 하다.  짧고 긴 여정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각자의 길 위에 서 있는 그들과 나는 엊갈리기도, 지나치기도, 마주치기도, 함께 걷기도 하고 또 헤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  맞는 길도 틀린 길도 없이 그냥 각자의 길이 있을 뿐이다.


맞고, 틀리고, 좋고, 싫고, 로컬과 이방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충분히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스스로가 각자의 주인이다.  생각이 고여있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서도 오히려 남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생각을 흘려보내며 자기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이런 일에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당신의 발목을 잡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의 인생을 위해서 지나쳐 버리면 그만이다. 불평 보따리를 풀기엔 아직도 가야 할 수많은 아름다운 길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지 않은가?    

작가의 이전글 '인정'에 의지하는 인생, 이제 그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