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빈지노를 좋아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힙합 랩음악을 특히 좋아했다. 20~30대 전까지는 아예 가요는 듣지 않을 정도로 힙합음악을 좋아했다. 40대가 된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 다만 지금은 가요를 포함한 모든 장르를 좋아한다.
그냥 좋은 음악이 좋다. 반면에 힙합 음악, 특히 국내 힙합 음악은 예전보다는 좀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조금 유치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젊은 래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힙합음악의 특성상 40대가 된 지금은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내용들의 가사 때문이기도 한다.
사실 어떤 면에서 래퍼들은 현대의 철학자의 역할도 한다는 점에서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 20대 래퍼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는 것 역시 그의 삶과 식견이 짧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일리네어 레코즈에서부터 좋아했던 빈지노는 나이대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방향이나 하는 이야기들이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무엇보다 그의 꾸밈없는 멋, 세련됨을 동경한다. 중요한 건 그는 멋을 부리거나 세련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가 멋지고 세련된, 그러니까 타고난 멋과 세련됨이 내재되어 있다.
얼마 전에 본 빈지노의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무릎을 탁 쳤다.
이 얼마나 멋지고 솔직하면서 정확한 말인지...
삶의 이력서에 결혼이라는 것은 내 삶 전체 포트폴리오 중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다. 그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인생 전체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사람의 역량은 엄청난 것이라는 것.
빈지노는 얼마 전 앨범을 내고 지금은 육아와 가정생활에 전념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모습이 진짜 멋진 철학자이자 아티스트이자 진짜 힙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