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 Jul 04. 2019

월가 투자은행은 무슨 일을 하는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야?

내가 투자은행에 다닌다고 하면 제일 많이 받는 질문들 중 하나다. 투자은행은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그중 하나는 이익을 이용한 분류법이다:

1) Front Office: 클라이언트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이익을 창출해내는 일을 담당한다

2) Middle Office: 프런트 오피스가 가져온 일에 대해 리스크를 측정하고 회사 내부의 이익과 손실을 계산한다

3) Back office: 그 밖 회사 내 업무들 (회계나 IT 등)을 담당한다


그다음으로 프런트 오피스 안에서 몇 갈래로 갈라지는데 (증권, 리서치, 뱅킹 등) 그중 내가 일하는 부서는 investment banking division (IBD)이다. IBD를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뱅크가 중개인으로써, 기업들을 위해 바이어들을 연결해 자본금을 마련해주거나 (주식발행이나 채권의 형태, 즉 equity or debt) 기업 합병, 인수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서포트해주고 최종 거래가 성공된 금액에 비례하는 커미션을 받는 구조로 되어있다. 


예를 들어, 디즈니가 어느 부서를 키우기 위해 100억 원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투자은행에 클라이언트로써 의뢰를 하면, 뱅크는 제일 적합한 방법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준다. 또한, 어느 지사가 더 이상 회사의 미래 방향성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팔고 싶을 때, 뱅크가 최대한 높은 금액을 줄 수 있고, 향 후 계획이 확실한 바이어들을 찾아 딜을 성사시켜줌으로써 커미션을 받는 것이다. 


여기서 뱅커의 역할은 직급에 따라 나뉜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직급에서부터 낮은 직급으로 나열하자면:

Managing Director (MD): 클라이언트 릴레이션십을 담당한다. (MD가 비즈니스를 유치해야 뱅크가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주된 업무는 미팅을 잡고, 그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다.) 

Director: MD가 되기 위한 포텐셜을 보는 직급. 자기 자신의 클라이언트 베이스를 생성해나가며 MD의 아이디어를 조금 더 구체화해서 주니어들에게 전달한다.

Vice President (VP): 중간 직급으로써 시니어들이 요구하는 바를 금융적인 분석으로 풀어내고 (쉽게 말해 그냥 아이디어가 아닌 실제 재무제표 사용) 피치북의 흐름을 생각한다.

Associate / Assistant Vice President (AVP): 애널리스트를 리드하면서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조금 더 자세히 관리한다. 많은 리서치와 분석 후 VP가 제시한 대로 콘텐츠를 채워 넣는다. 애널리스트가 한 일을 검토 후 VP의 피트백을 위해 PPT를 제출한다. 

Analyst: AVP의 지시에 따라 리서치를 해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엑셀로 재정 모델을 만든다. 그 밖의 프린팅 등 간단한 사무업무도 맡아서 해야 한다. 


각 직급은 3년마다 승진심사를 거치고 VP (Vice President) 이상은 심사가 더욱더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다. 아무리 같은 애널리스트라고 해도 매년 연차가 쌓일 때마다 취급이 현저히 다르고, 1년 차와 3년 차는 가끔 3년 차가 AVP의 역할로, 같은 프로젝트에 투입되기도 한다. 또한, 어느 회사나 그렇겠지만, 역량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더 위의 직급의 일을 해볼 수 있다. 


그룹에선 담당하는 클라이언트의 종류에 따라 "industry group"으로 부서가 나뉘는데 그 종류에는 Consumer Products & Retail, Energy and Power, Financial Institutions, Healthcare, Global Industrials, Real Estate, Technology/Media/Telecom(TMT) 등이 있다. 그중 내가 속한 그룹은 TMT인데 각각의 굵직한 클라이언트들의 예로써는, 테크에는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있고, 미디아에는 디즈니, 텔레콤에는 버라이존(Verizon), AT&T 등 미국의 큰 통신사들이 있다. 



무슨 메리트가 있을까?

몇 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의 직장들이 인기를 끌면서 뱅킹은 자연스럽게 옛날처럼 수요가 많은 직업이 아니게 되었다. 위기감을 느낀 뱅크들이 2015년엔 연봉을 연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시작 단계의 기본 연봉은 실리콘밸리의 프로그래머들이 더 높다. 


하지만 뱅킹의 큰 메리트는 아마 성과급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일 년 동안 일한 피드백으로 순위를 메기고, 보통 "bucket"형태로 나누어진다. 3-5개 정도의 버켓으로 나누어지는데 진급할수록 top과 bottom사이의 금액차이가 커지고, 보통 연봉의 60% - 100%를 (최상위는 100% 이상) 받는다.  


하지만 성과급은 보통 급여보다 세금도 높고 (40% 이상), 뉴욕에 살기 위한 필수 지출은꽤 크다 (회사와 가깝게 맨해튼에서 사는 동료들은 보통 한 달에 $2,500 ~ $3,000불의 렌트비를 낸다).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자립하고 용돈도 조금씩 챙겨드릴 수 있다는 건 물론 큰 메리트다.  


하지만 이런 연봉에도 불구하고 retention rate은 정말 낮다. 70%-80%의 직원이 대략 2-3년 정도 안에 퇴사한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2년을 채 다니지 않고 그만두는 사람도 많고, 애널리스트로 시작해서 MD로 올라가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앞의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나와 같이 시작한 동기들 중 나를 제외하고 단 한 사람밖에 그룹에 남지 않았고 센 연봉에도 다들 다른 직장을 찾아 나갔는데, 그 이유는 앞으로 뱅킹 호러 스토리 시리즈에서 천천히 풀어나가겠다. 


*글이 너무 길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누락된 부분들도 있고 몇 가지 보편적인 예시들만 나열했기 때문에 뱅킹의 모든 것이 자세히 적혀있지는 않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월가 투자은행: 취업 바늘구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